사무엘하 17장에 다윗왕이 아들 압살롬의 쿠데타를 피해 슬픔과 고통속에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산 넘고 물건너 마하나임으로 피신할 때 심신이 지친 다윗과 그를 따르던 사람들에게 온갖 욕설을 쏟아내던 시무이 같은 악한 사람과 지쳐있는 다윗의 곤궁한 마음을 이용해 자기 유익을 구하던 시바 같은 사기꾼이 있는가 하면 급히 도망치느라 지쳐 있는 다윗 일행에게 꼭 필요한 먹을것과 마실것과 침규류를 들고 나와 맞이하고 섬겼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다윗이 마하나임에 이르렀을 때에 암몬 족속에게 속한 랍바 사람 나하스의 아들 소비와 로데발 사람 암미엘의 아들 마길과 로글림 길르앗 사람 바르실래가 침상과 대야와 질그릇과 밀과 보리와 밀가루와 볶은 곡식과 콩과 팥과 볶은 녹두와 꿀과 버터와 양과 치즈를 가져다가 다윗과 그 함께한 백성으로 먹게 하였으니 이는 저희 생각에 백성이 들에서 시장하고 곤하고 목마르겠다 함이더라”(삼하17:27-29). 인생의 나락에 떨어졌을때 그들의 도움은 평생 잊지 못할 은혜가 아닐수 없습니다.
바르실래라는 인물은 요단강 동쪽 로글림의 부자 80세된 노인입니다. 길르앗 사람으로 압살롬의 반역 때문에 요단강을 건넜던 다윗 일행에게 음식과 침구 등 필요한 일체를 일시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환궁할때까지 매일매일 끝까지 공궤했습니다. 다윗이 압살롬과 함께한 반란군을 진압하고 다시 예루살렘 왕궁으로 돌아갈 때 시대적 조류에 편승해 자기 유익만 추구하던 시므이와 시바와 같은 기회주의적인 사람이 다시 등장하는가 하면 아들과 함께 요단강 나룻까지 먼길을 한숨에 달려와 강을 건너려는 다윗왕의 평안을 축복했던 바르실래 같이 초지일관하고 한결같이 변함없는 신실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기 유익과 이익을 쫓아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그리고 가볍게 등돌리고 배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삭막한 이 시대에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겸손과 헌신적으로 섬겼던 바르실래의 삶을 반추해 보면 예수님의 모습이 그림자 처럼 아른 거립니다. 바르실래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제시해 주는 듯 합니다.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 만을 사랑하고 섬기며 어렵고 고난 속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인 이웃을 어떻게 섬겨야 하는가를 샘플처럼 보여주는 삶의 모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윗왕은 바르실래의 아름다운 섬김에 감동해 환궁할 때 함께 가자고 요청을 합니다. 당신께 받은 은혜가 너무 크고 고마워 이제 내가 당신을 섬길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그때 바르실래가 정중히 거절합니다. 자기는 이제 나이가 많아 왕을 섬기는데 한계가 있기에 아들인 김함이 함께가서 왕을 계속 모시고 왕이 섬기는 하나님을 함께 섬겼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훗날 다윗은 솔로몬에게 바르실래의 감사함을 기억하고 그의 후손들을 잘 보살피라고 유언까지 합니다. 받은 은혜도 감사해야하지만 받은 은혜를 베풀줄 아는 것이야 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혜위의 은혜입니다.
“내 아버지께 복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 보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25:34-45).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 바르실래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사랑, 믿음, 겸손, 순종, 헌신, 희생 그리고 변하지 않고 끝까지 섬김과 자녀의 신앙까지 돌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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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