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선교패러다임

21세기 선교패러다임

박신욱 선교사 전 아르헨티나 선교사, 전 미주복음방송 사장 현 SEED International 국제총무이사

3. 선교를 위한 교회연합체

독립선교단체는 교회나 교단이 선교하지 않을 때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그래서 많은 선교단체들이 일어났고, 지난 세기에 귀하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선교자원의 고갈과 선교사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로 인해서 선교단체는 선교자원 동원의 어려움과 선교사 개인사역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교단선교는 가장 현실적이고 성경적인 시스템입니다. 왜냐하면 소속 교회들이 연합되어있기 때문에 선교자원의 집중을 통한 전략적인 팀선교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교단선교는 전문적인 소달리티로서 나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역시 선교단체가 안고 있는 선교사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고, 이민교회는 아직 교단선교가 미미한 편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말씀드린 현 선교 상황의 문제점들을 타개하고 선교자원의 집중과 미개척지역의 신속하고 편만한 복음의 확장을 위해 “선교를 위한 교회연합체”를 이민교회에 제안해봅니다.

a. 선교자원의 집중을 위해 선교사 개인사역과 개교회 사역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선교자원, 즉 선교사 후보와 선교비의 공동 모금과 공동 사용이 필요합니다. C&MA 교단은 소속교회가 해마다 선교대회를 가지고 Great Commission Fund를 위해 헌금하여 교단 선교부로 보내고, 남침례교단은 소속교회가 해마다 성탄주일 헌금을 교단 선교부로 보내어 교단선교부가 이를 관리하고 사용합니다. 선교사들은 교단에서 일정의 생활비 외에도 자녀교육을 비롯한 복지 혜택을 받고, 선교사 훈련과 선교지 사역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지원 받습니다. 프로젝트를 위해 모금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신에 안식년 기간에 교단이 선정해주는 소속교회들을 방문하여 선교대회 강사로 섬기며 지역교회의 선교동원 사역에 기여해야 합니다.

교단이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비를 책임지는 만큼, 교단 선교부는 주도적으로 선교사의 은사와 경험에 따라 선교사를 적절한 선교지의 사역팀에 배치를 합니다. 그러니까 선교사 개인사역이라는 것은 없고, 특정 선교지의 선교사역팀에 소속하여 사역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선교지와 선교사역의 종류를 전략적으로 선정하고, 그에 따라 적합한 선교사들을 팀으로 배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교본부는 선교지 별로 사역목적과 장단기계획을 세워서 선교사역을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b. 교회의 공동사역을 통한 프런티어 선교를 위해 교회가 연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개교회주의의 유혹(?)을 내려놓을 때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연합을 통한 공동사역은 놀라운 시너지가 나고 교회에 큰 유익(?)을 주게 됩니다. 목회적인 관점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이 오히려 유익합니다. 미개척/미전도지역의 프런티어 선교는 많은 선교자원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만일에 교회가 연합하여 선교자원이 집중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이 프런티어 선교지에 공동선교가 가능할 것입니다. ▷다수의 선교팀 동시 파송: △언어습득 가능한 20-30대 목사선교사로 구성된 교회개척팀 △병원건립을 위한 의료선교팀 △학교건립을 위한 교육선교팀(신학교 포함) △출판, 방송, 미디어, 비즈니스 등 특수선교팀 ▷선교지 입양과 공동 파송: △약 20-30개의 교회가 1개 선교지를 입양하여 선교팀을 공동으로 훈련하고 파송함 △선교본부의 코디에 따라 정기적으로 교회가 방문하고 단기선교팀을 파송하여 선교지와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함 △연례 연합선교대회에 1)선교지의 선교팀들과 2)교회의 리더십과 선교헌신자들 매치하여 1)선교지에 필요한 선교자원 동원과 2)교회의 지속적인 선교헌신을 개발함.

c. 신속하고 편만한 복음의 확장을 위해 예외가 있겠지만 선교의 목적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과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것처럼 신속하고 편만한 복음전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속하고 편만한 복음의 확장을 위해서는 선교사역의 세 단계가 필요한데 1)교회개척 2)제자훈련 3)지도자양성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단계가 지역적으로 재생산되고 확장되어야 합니다. △개척분립을 통한 인근지역에 다수의 교회개척 △제자훈련과 신학교 설립을 통한 현지인 목회자 양성 △현지인 목회리더십 이양과 자립 △선교지 확장과 선교사 재배치 △의료, 교육, 출판, 미디어 등 특수사역의 지속적인 지원 △은퇴 평신도 전문인력을 통한 선교본부 운영으로 선교사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선교지에 투입.

하나님의 뜻은 현실적으로 성취하기가 불가능하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창세기의 창조의 역사부터 구원역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하나님의 역사가 그렇습니다.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고 하신 주님의 지상명령도 당시 제자들의 현실이나 2천년 교회역사를 통해 볼 때에도 현실은 언제나 그 성취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순종한 믿음의 사람들에 의해 항상 성취되어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남은 미개척/미전도종족은 가장 어렵고 힘든 지역과 종족이기 때문에 아직도 미완성 과업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약의 초대교회 선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2천년전, 바울이 교회의 파송과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갔던 곳은 모두가 미개척/미전도종족이었고, 바울로서는 위험한 선교지였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교회는 유대인 교회나 사마리아 교회나, 바울이 개척한 이방인 교회나 하나였고 연합하였습니다. 3차 사역을 마친 바울의 마지막 사역은 이방인 교회들이 모은 거액의 연보를 기근을 당한 유대의 교회에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루리곤을 너머 서바나로 갈 것을 교회에 도전하였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고, 성령께서 함께 행하여 이루어주셨습니다. 111년 전, 한인이민역사 시작과 함께 이 땅에 이민교회를 세워주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북미의 50개 주에 흩어져 있는 4,500개라는 교회의 숫자, 영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미국의 현실, 우리에게 맡겨 주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2세 우리 자녀세대,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이 땅으로 이민 와서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는 다민족들, 그리고 아직도 복음을 받지 못한 미개척/미전도 종족들과 역사적으로 그들 속에, 또 가까이 살고 있는 디아스포라 한인과 한인교회들…… 이제는 이민교회 가운데서도 프런티어 선교를 위한 교회연합체가 일어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의 때를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풀러신학교의 선교학교수이신 Charles E. Van Engen 교수님의 ‘교회와 선교’에 대한 세미나에서 발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Charles E. Van Engen: “선교는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일명 ‘선교사’들만의 전유물이거나, 조직적인 구조를 갖춘 선교단체만이 수행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선교적 교회론을 논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교회나 선교단체의 조직이나 구조보다 사람의 마음이다. 과거 서구에서 팀을 조직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한 나머지 본질인 사람의 마음을 잃어버린 경향이 있다. 조직을 만들어놓고 도리어 그 권위를 가지고 싸우는 실수를 범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은 구조보다 관계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거꾸로 되면 문제가 생긴다. 성령의 도우심에 따라 예수님과의 관계 회복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건강한 선교 구조를 만들기 위해 모달리티(교단)에도 소달리티(선교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새로운 선교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모달리티 사역자와 소달리티 사역자가 상호 전문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사역을 공유함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종전 모달리티-소달리티간 분리와 분열을 넘어 이제 새로운 차원의 선교적 방법론을 배워나가고, 21세기 각 지역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서로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연합이 일어나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