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땅 예루살렘,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7)

은혜의 땅 예루살렘,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7)

유 경 옥 전도사 (화가, 수곡미술선교회 회장)

주일예배는 가이사랴 원형극장에서 드리기로 예정됐다. 역사를 BC와 AD로 나누게 하신 주님은 부활사건으로 인해 토요일 안식일에서 일요일을 주일로 예배를 받으시는 구속사의 주인이시기도 하다. “주일 아침 주님의 임재를 더욱 실감케 됩니다, 예수님!”

해안평야란 글자 그대로 해안을 따라 발달한 평야다. 매우 비옥한 곳으로서 북쪽부터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데, 레바논 바로 밑이 악고(아셀, 페니키아)평야, 그 아래는 악고평야와 샤론평야 사이에 옆으로 길게 형성된 것이 이스르엘평야(평원)다. 다시 악고평야 아래로 샤론평야, 그 아래가 블레셋평야로 총4개의 평야로 이루어졌다. 혹자는 이스르엘 평야는 남북 해안평야로 구분하기보다 유다광야나 사마리아협곡, 남방의 네게브 지역 같은 동서지역으로 구분한다. 순례예정에서는 이스르엘평야와 해안평야가 분리돼있다. 그러나 순례단의 동선은 해얀평야, 이스르엘평야, 다시 해안평야로 이어졌기 때문에 구별하지 않고 쓰기로 한다.

유대 ‘쉐펠라’(성경에서는 ‘낮은 지대’, 수15:33 )란 유대지역의 지중해 쪽 방향에 있다. 유다산지와 블레셋평야 사이에 위치한 구릉 지대를 가리키기도 했지만(렘17:26) 낮은 지역이라 함은 유다산지보다 낮기 때문인데 낮은 해안평야에서 높은 유다산지로의 입구역할을 했기에 중요한 위치였다.

해안평야는 처음엔 폭이 4-5Km로 시작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30-40Km로 넓어진다. 해안의 사암층과 산지에서 내려오는 토양과 물이 섞여 좋은 삼각주 농경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해안평야는 갈멜산과 로쉬-하크나와 세 개의 강 즉 악어강, 야르콘강과 와디 엘아리쉬(성경에서는 애급강)로 구획된다.

이 해안에서 약간 들어온 육지를 따라 남북으로 형성된 길이 있으니 이른바 ‘해안도로’(해변도로, 바다(옆) 길, Via Maris)다. 오늘날의 바다를 보며 달리는 관광용 해변도로에 비하면 좀더 상업과 군사목적을 가진 내륙도로라 할 수 있다. 고대로부터 애굽의 고센에서 시나이 반도의 해안지역을 따라 가사까지 가는 주요 도로였다.

이스르엘(Jezreel)평야의 이름은 ‘하나님께서 뿌리심(자) 혹은 흩으심’을 함축한데서 유래하며 헬라어로는 에스드라엘론이다. 므깃도, 아마겟돈 평야와 같이 쓰인다. 이스르엘 인명과 지명으로 쓰여 왔으며 도성은 이스르엘과 요르단 계곡을 다 내려다 볼 수 있었기에 예후는 이스르엘의 왕궁을 향해 돌진했던 것이리라(왕하9:20).

현재는 세린 마을이지만 성경에서는 잇사갈 지파의 영역에 속했다(수19:17, 18). 벧산, 이스르엘 같은 동부와 욕느암, 다볼산, 이블르암 같은 서부로 나누고 므깃도 골짜기와 평야가 공존한다. 서쪽으로 지중해 동쪽으로는 요단강 골짜기를 이어주는 동서통로의 요충지다. 애굽과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해주는 대로가 이 골짜기를 지나고 있어 항상 전쟁이 잦았다(삿1:22-27). 8호에서 좀더 상세히 설명하겠다.

D-1 기럇 여아림(Kirijath-jearim or Kirijathjearim)

‘기럇’은 성읍이란 뜻이고 ‘여아림’은 삼림, 숲이니 ‘삼림의 성읍’이란 뜻이다. 헤브론의 옛 이름은 ‘아르바의 성읍’이란 뜻으로 기럇 아르바가 된다. 역대상 13장 6절에서는 유대땅 바알라 라고 돼있다. 이 기럇 여아림의 아비나답의 집에 모셨던 법궤가 생각난다. 다윗이 무서워했던 것처럼 하나님이 두렵다. 이름처럼 산의 아랫부분은 온통 숲으로 되어있고 윗부분에는 허리우드 저택과 비슷하게 이스라엘 식이 아닌 흰색의 담에 붉은 벽돌지붕으로 된 유럽풍의 집들이 집중적으로 많이 있다. 나무도 있었지만 집이 우세하다. 유대인들은 산 아래보다는 중턱 위에 집을 많이 짓기 때문이다. 이곳이 엠마오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D-2 아얄론(엠마오)

엠마오는 확실한 지점을 알기가 어려우나 라트룬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 자리가 엠마오로 추정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60스타디온-25리(눅24:13)이며 예수님 당시에는 시골로 묘사됐다.

현대 지도에는 Emmaus-Nicopolis로서 ‘승리의 도시’를 겸해서 쓰고 있는데 이유는 로마시대 때는 해얀평야에서 전쟁이 많았는데 승리한 자들이 거주한다는 뜻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중에 하나는 글로바인데 예수님을 따랐지만 돌아가시기 전 부활에 대한 예언을 믿지 못한 사람들의 대표라 할 수 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들어내 보이시기 전까진 주님이신 줄 몰랐던 그들, 주님을 보게 된 이후부터 그들은 기쁜 증인이 되어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 시로 일어나”(눅24:33) 예루살렘의 제자들에게 돌아가 시몬에게 나타나셨어도 믿지 못하고 있는 무리들에게 다시금 외쳐 증거하는 것을 생각나게 하는 곳. 사명을 점검케 하는 엠마오! 감회가 새롭다.

‘암사슴의 장소’라는 뜻의 아얄론(Aijalon)은 세펠라에 있는 여러 골짜기 중 가장 북쪽에 있던 도시였다.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아모리 족속과 싸운 여호수아를 상기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기브온 골짜기와 아얄론 골짜기에서 해와 달이 멈추는 기적을 경험했으니(수10:12), “주님,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싸울 때 하나님께서 손수 싸워주셔서 이기게 하심을 다시금 깨우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깃발로 삼겠습니다....”

아모리 족속인 기브온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멀리서 온 사람들인 양 쇼를 하고 이에 넘어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보호한다는 맹세를 했으니 모두 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게 되는 어리석고 성급한 여호수아! 버스 속에서나마 가만히 외쳐본다.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찌어다”

D-3 가이사랴 원형극장(Caesarea’s National Park-The Roman Theather)

어느덧 버스는 해안평야 위쪽의 가이사랴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멀리 욥바와 성경에는 없는 텔아비브신도시를 왼쪽으로 하고... 사도행전 24:31의 안디바드라와(안디파티아) 40여명의 데모로 수세에 몰린 바울이 천부장의 부하 200명 보병들의 호위 하에 가이사랴로 가다가 하루 쉬어 갔다는 곳도 지나고..... 모래언덕이 보이는 해안가에 도착하니 제법 햇살이 따가웠다. 넓은 면적에 순례객을 실은 버스들이 여러 대 서있었다. 헤롯 대왕에 의해 세워진 화려한 이 로마식 원형극장은 3층짜리였으나 지금은 2층만 남아있다. 빌라도가 10여년간 살았고, 바울이 2년간 주택 감금생활을 했다. 1947년 공사 중에 빌라도의 이름이 쓰인 석비가 발견돼 성경상의 인물이 역사적 사실임을 입증하는 자료로 쓰인다(우리가 본 비석은 모조이고 진품은 이스라엘 박물관에 있다). 세계 유명한 음악제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신전 옆 원형극장에서처럼 이 반원형 야외극장에서도 매년 여름에 열린다고 한다.

가이사랴는 원래 페니키아인에 의해 BC 3세기경에 세워진 항구지만 로마의 폼페이우스가 기원전 63년에 점령하고 헤롯 대왕이 기원전 22년에 황제인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를 기념해 ‘가이사랴’라고 부른 것이다. 처음 성지순례 하는 경우 가이사랴 빌립보와 혼동 할 수 있으나 가이사랴 빌립보는 단지파 땅으로 헬몬산 아래 있어 요단강의 발원지인 바니야스와 관련이 있다. 예수님과 제자와의 문답을 주고받던 곳, 이곳 가이사랴는 해안 쪽에 있는 항구도시로서 사도바울이 원형극장에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변론했던 곳이다. 사도행전 10장에서 욥바의 피장 시몬의 집에서 베드로로부터 세례를 받았던 이방인 고넬료가 바로 이곳 가이사랴에 주둔하던 로마군 백부장이었다.

헤롯의 인공항구 건설은 모래를 파내고 만든 방파제는 물론 이 원형극장, 로마식 목욕탕, 전차경기장(히포드롬), 그에 따른 마사와 훈련장, 물류창고, 아우구스투스 황제(안토니우스 시저가 더 친근하다) 신전 등을 만들었으니 가히 12년간의 대규모 항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아랍 통치시대 때는 육로를 사용하다보니 이곳은 무용지물이 됐다가 십자군 시대에 복구, 이곳에 거대한 요새가 세워졌다. 요즘은 다시 아스돗과 하이파 항구가 생겨 사용되지 않고 있으니 바로 수에즈 운하로 인해 항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목이 멘 채 찬송가 336장 “환난과 핍박 중에도 성도는 신앙 지켰네” 를 외쳐 찬송함으로써 신앙고백을 했다. 김혜천 목사님께서 사도행전 4장40절 말씀을 들고 계단 중간에 서서 세 가지 씨뿌리는 인내의 사역에 대해 설교하셨으니 그 옛날 바울의 외침을 연상케 해 더욱 은혜로웠다.

가이사랴 항구에는 이러한 불타는 복음의 열정과 로마를 행해 떠나는 바울의 눈물이 있었으니 결국은 씨뿌린 자는 순교로 천국을 가고 씨앗은 퍼지고 퍼져 싹이 나서 꽃피워 열매 맺었기에 또 다른 인내의 씨뿌림에 의해 우리 민족에게까지 온 것이 아니던가. 우리는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도 치러야 함을 일깨워주신 주님을 찬양했다. 예배 후에는 완전 바닷가의 바울의 감옥집, 십자군 시대의 망대, 헤롯의 궁전 공관 터도 보고 십자군 시대의 요새와 해자(모트 mott), 문들을 보았다.

다시 차를 타고 헤롯이 만든 수로 벽을 보았다. 만리장성처럼 벽을 쌓고 그 위에 홈을 파서 약간의 경사를 주어 물이 갈멜산 자락에서부터 지중해를 따라 16Km.로 이곳까지 흐르게 만든 것이다. 지금의 수도 파이프인 셈이다. 사구에 묻혀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니 이 부근의 모래와 바람이 얼마나 많은 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의 삶이 있었던 나사렛을 향해 마치 소년예수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바삐 떠났다.

E-mail: sookokart@gmail.com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