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탐방

선교지 탐방

멕시코 미전도 인디오들을 향한 구원의 열정
“GMI 선교사관 학교 통해 이루고 싶습니다”

샌디에고를 지나 멕시코 국경을 넘어 3시간 정도 산길을 달려 도착한 곳이 GMI(Grace Ministries International) 선교사관학교이다. 이종식 선교사가 멕시코 영혼들을 가슴에 품고 이곳에서 선교사관학교를 시작하고 현지인들을 양육해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두 번째 졸업생들을 배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지난 3월 23일 선교사관학교는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으며 학교를 사랑하는 지인들과 교수들이 LA에서 속속 도착했다. 축하객들과 마을주민들,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5명의 졸업생을 축하하며 그들의 사역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으면 엔세네다가 나온다. 이곳 엔세네다에는 많은 한인선교사들이 사역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선교사도 처음에는 엔세네다 부근 떼까떼 지역에서 반석교회를 개척해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여의치 않은 모습들을 보고 이곳 상낀틴으로 내려앉았다. 이 선교사가 이렇듯 외로운(?)사역자로 서게 된 것엔 그만한 사연이 있다고 고백한다.

“스물두 살 때 군대를 가기 전에 어떤 부흥회에서 기도를 했지요. 군대 가서 군생활 잘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다가 그만 서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서원을 23년간 잊고 살았지요. 미국에 와서 잘 살다가 사랑하는 아들이 큰 교통사고가 났고 옛일을 되살리게 됐지요. 그제야 신학을 했습니다.” 그는 마흔여섯에 나이에 신학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멕시코에 첫발을 디딘 것은 2001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멕시코를 들려 사역을 하다 결국 멕시코 상낀틴에 뿌리를 내렸다. 이 선교사는 상낀틴 주변 5개 도시를 찾아 의료사역, 전도지보급 등 사역을 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로 내려가다가 하나님께 기도했다. “이렇게 넓은 땅을 왜 나에겐 안주시나요? 기왕이면 바닷가근처에 땅을 좀 주세요”라고.

그 후 8개월이 지났는데 그 지역에 20년 만에 큰 홍수가 나 두 개의 다리가 끊어지고 80가정이 침수가 됐으나 나라에서도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었다. 마을이 마비가 돼버렸다. 그때 이 선교사는 까말루 지역에 물품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LA를 오가며 옷이며 깡통이며 물품을 넣어놨었는데 그때 옷이 1500피스정도였다. 이 선교사는 창고 문을 열어 2일 만에 옷과 감기약을 나눠주고 호두껍질 700포를 땔감으로 나눠줬다. 이 사실을 시장이 알게 됐고 이 선교사를 만나자고 청했다. 이 선교사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하며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겠노라고 제의했다. 이 선교사는 시장에게 병원과 학교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말하며 땅을 달라고 부탁했다.

하나님은 시장의 마음을 움직였고 시장은 이 선교사를 위해 땅주인 찾기에 앞장서 현재의 땅(약 500헥타)을 기증받게 했다. 땅을 기증받아 천막을 치고 1년 동안 촛불을 키고 살았다. 이 소식을 들은 고신에서 단기선교팀을 보내 건축을 시작했다. “첫 단기팀은 와서 돌 줍는 일을 했어요. 돌이 있어야 콘크리트를 칠 수 있었거든요. 선교 와서 돌만 줍고 간 학생들도 있었어요. 참 미안하고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건축이 지금은 강의실과 교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과 기숙사,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신학뿐만 아니라 사역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줘 사역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도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제 2회 졸업식을 갖게 돼 감격과 감사를 누를 수 없다고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4년 동안 공부를 한 후 졸업한다. 이번에도 5명이 졸업을 하고 그중 한사람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종식 선교사가 추구하는 선교는 인디오선교라고 설명한다. “센트로 데 멕시코에 가면 지금도 미전도 종족(250개)이 많습니다. 350만 명 정도가 산에 모여서 사는데 이곳 상낀틴보다 훨씬 더 열악하지요. 선교사관학교 공부하는 학생들이 3학년이 되면 복음이 없는 곳에 가서 사역하라고 부탁하지요. 가톨릭 순회신부가 있을 뿐 실제적인 종교는 없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래서 졸업생들이 그들을 찾아가 셀 교회를 만들고 그곳에 복음을 전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소외된 종족을 향한 사역을 위해 졸업생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역을 이루기엔 아직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너무 많다. 거리상으로도 너무 멀고 숫자도 적다. 그래서 이 선교사는 통신신학을 꿈꾼다.

기도해야 할 일은 이뿐 만이 아니다. 배고픔과 육신의 고통을 잊기 위해 마약, 알코올 중독자가 많고 가정관이나 결혼관 정립이 안 돼 있다. 멕시코 곳곳에 산적해 있는 인디오를 향한 열정으로 홀로 상틴낀에서 오늘도 땀 흘리고 있는 이종식 선교사에게 오늘도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소원하며 “땅 끝까지 복음이 증거돼야 주님이 오신다”는 말씀을 되뇌며 중보의 기도를 올린다.

▲연락처: jong2319@gmail.com <이성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