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선교 “복음과 사랑의 실천” (5)

뉴저지밀알선교단 단장 강원호 목사

2. 사랑 가운데서 드러나는 장애의 의미 

 

장애인은 불쌍하지만 쓸모없는 존재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쓸모없을 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짐이요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 시키는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고대 파르타에서는 건강한 아이는 살려주고 약하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죽였다. 독일의 히틀러도 조직적으로 장애인들을 제거했다. 

소위 장애인들은 생산적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교회에서조차 장애인 선교를 소홀히 한다. 그들은 건강한 어린이들처럼 사장이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고 전문인이 될 수도 없다. 물론 소수는 그런 사람들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자립하지도 못하고 남을 의지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장애인 선교도 생산성이 없기 때문에 잘 하지 않는다. 

그러면 과연 생산성이란 무엇인가? 자동차를 많이 생산해내고 세탁기를 많이 생산해내는 것만 생산적인가? 그것은 너무 물질적인 해석이다. 이 땅에서는 물질적인 생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 소망, 사랑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생산도 필요하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세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지식의 증가나 과학이 발전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런 것들이 풍부해도 사랑이 없으면 세상은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힘의 생산 ‘뿐 아니라 ‘사랑의 생산’이 필요하다. 장애는 힘과 경쟁의 세계에서는 짐이요, 쓸모없는 것일 수 있지만 사랑의 세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고 그 사랑의 세계에서 비로소 장애의 의미가 드러난다. 회사 사장은 건강하고 유능한 사원을 뽑겠지만 아버지는 장애가 있는 자녀를 더 사랑한다. 사장과 관계는 효율성을 중요시 하는 힘의 나라 관계라고 한다면 아버지와 자녀와 관계는 사랑의 나라 관계라고 말할 수 있다. 나우웬은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 사람은 아담을 불구자로 보았다. 사람들에게 줄 것이 거의 없고 가족과 공동체와 사회에 짐만 되는 사람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가 그런 식으로 여겨지는 한, 그의 진리는 숨겨진 채로 있을 것이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담의 부모는 그저 그를 사랑했다. 그가 아담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들은 그를 있는 모습대로 인정하고 사랑해 주었다. 그들은 또한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그를 하나님이 그들에게 보내신 자로, 곧 철저한 연약함 가운데서 하나님의 축복의 도구가 되도록 하기 위해 보내신 자로 환영했다. 그를 이렇게 바라보면 근본적으로 모든 것이 바뀐다. 그 때부터 아담은 특별하고, 경이롭고, 타고난 재능이 있는 약속의 자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인간이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랑 없고 경쟁만 있는 사회에서는 분명 장애인은 짐이고 쓸모없는 존재이다. 그러나 사랑의 사회에서는 장애인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하다. 모두가 다 건강하고 남의 도움도 필요 없는 그런 사회는 있을 수 없고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경쟁과 싸움만 있을 것이다. 장애인만 사랑 없이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모든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이 시대는 무엇을 해야만 능력이 증거되고 능력이 증거 돼야만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간이 무엇을 해야만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는 가르침을 거부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라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존재임을 장애인 아담을 통해 드러내셨다. 복음은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드러낸다. 

아담은 장애를 통해 모든 것을 빼앗긴 상태이다.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심지어 자기 보호도 할 수 없는 철저히 의존적인 무력한 상태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사랑 받는 아들로 살았다. 이것은 자기 방어와 자기 성취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에게 무언의 의미를 주고 있다. 헨리 나우웬은 이렇게 말한다:

“내게는 아담의 수난이 의미심장한 예언적 증거였다. 그의 삶 그리고 특별히 그의 수난은, 개인주의, 물질주의, 관능주의가 주도하는 사회규범에 자신을 빼앗기는 우리 모두를 철저하게 비판했다. 아담은 철저히 의존된 상태였으므로 우리가 주위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 때에만 그는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우리를 향한 그의 위대한 가르침은 다음과 같다.’당신들이 사랑으로 나를 둘러싸고 있을 때에만, 곧 당신들이 서로 사랑할 때에만 나는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삶은 쓸모없고 나는 짐이 될 뿐입니다.” 

아담은 우리에게 경쟁이 아닌 긍휼만이 인간의 소명을 완수하는 길이라고 믿도록 분명하게 도전했다. 이러한 도전은 우리로 하여금 개인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삶의 기본 전제들을 재점검하도록 해주었다.   

장애인 아담이 드러내는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은 경쟁과 효율성에 지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도 안식과 평안을 주었다. 장애인 아담은 철저하게 무력하게 살면서 사랑 안에서만 인간은 살 수 있고 사랑 없이는 모두가 짐이고 경쟁의 대상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장애인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만이 자신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miju92@gmail.com

04.17.2021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