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쪼던 비둘기 떼
갑자기 돌팔매 맞듯 날아 흩어진
광장의 빌딩 넓은 유리창
산산이 깨어져 쏟아져 내리며
심장을 관통하는 총알이 되었다
아침시간 도심으로 모여 들던
붐비던 지하철 정거장이
마치 전쟁을 알리는 영화의
뉴스와 포개어지며 스산하다
연주회장의 늘어진 만국기
끊어져 내리는 순간
현악기의 줄들이 툭 터져 버리고
비상구를 알리는 불빛조차
꺼져버린 갑작스런 어둠에
뒤엉키는 발길들
소나기 구름 몰려 오는
깨어져 들리는 종소리 따라
교만의 뉘우침 파장 지으며
번져 가고만 있다
시인 석정희 약력:
Skokie Creative Writer Association 영시 등단, 한국문협 및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재미시협, 미주문협 편집국장 역임, 대한민국 문학대상 등 다수 수상.
시집 “문 앞에서” “나 그리고 너” “The River” “엄마되어 엄마에게” “아버지 집은 따뜻했네” 등 출간
04.0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