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명저로의 초대(2)

6. 한 문장으로 보는 천로역정

 

1)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시를 빠져 나온다. 2)복음전도자에게 길을 물은 후 절망의 수렁에 빠지지만 도움이 수렁에서 구해준다. 3)율법의 언덕을 지난다. 4)문지기 친절의 안내로 빛나는 문으로 들어간다. 5)그 안에서는 해설자의 집이 있다. 6)이를 통해 십자가 언덕에서 드디어 무거운 짐이 풀린다. 7)백리향 풀밭에서 두루마리를 받는다. 8)고난의 산을 통과한다. 9)아름다운 궁전에서 네 자매를 만나 전신갑주를 얻는다. 10)겸손의 계곡에서 아불루온과 결투를 벌린다. 11)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난다. 12)허영의 시장에서 억울한 재판을 당한다 13)소망과 함께 탈출하여 광산 언덕에 이를 때 재물 노인의 유혹을 받는다. 14)아담한 풀밭을 지난다. 15)의심의 성에서 절망거인에게 붙잡히지만 탈출한다. 16)기쁨의 산에 이른다. 17)실수의 벼랑에 이르러 속이는 자의 유혹에 빠진다. 18)마법에 걸린 땅에 이른다. 19)뿔라 나라에 이른다. 20)사망의 강을 통과하여 마침내 천국에 이른다.

 

7.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강조와 신앙의 유익들

 

천로역정은 크리스천과 크리스티아나 그리고 그들의 동료들이 이 세상에 살면서 영광을 향해 나아가는 영적 삶을 나타내는데, 이 작품은 청교도 설교자들의 설교와 가르침 안에 망라되어 있는 실재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성경에 대한 강조신앙

이 작품은 무엇보다 성경에 대한 접근과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3가지 생생한 비유를 통해서 성경적인 신앙의 중요성을 회화화 하고 있다. 첫째로 성경은 자비(Mercy)가 목자의 궁궐에서 팔라고 청한 거울로 묘사된다: 

“그 거울은 희귀한 거울이었다. 한쪽으로 보면 보는 사람의 모습이 정확하게 비쳐지고, 다른 쪽으로 보면 주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치는 것이었다. 실제로 나는 그 거울을 본 적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 그들은 그 거울 속에서 가시 면류관을 쓴 주님의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또한 그분의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옆구리에 구멍이 뚫린 것도 보였다. 정말로 그 거울은 신기해서 누구든지 주님의 모습을 보고자 원하는 사람은 그 거울을 통해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분의 생전의 모습이나 돌아가신 다음의 모습, 땅에 게실 때의 모습이나 하늘에 올라가셨을 때의 모습, 수치를 당하는 모습이나 높이 찬양받으시는 모습, 고난을 당하러 오는 모습이나 다스리기 위해 오시는 모습을 그 거울 속에서 볼 수 있었다.”

둘째 성경은 ‘큰마음(Great-heart)씨’가 수렁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참조했던 지도와 같이 묘사된다: 

“그는 지도책을 보고는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만일 거기서 지도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들 모두 수렁에 빠져 질식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때 나는 혼자 생각했다. 순례의 길을 떠나는 자는 이 지도를 반드시 품속에 가지고 다녀야 하겠구나. 그래야 방향을 잡지 못하고 망설이게 될 때 펴볼 수 있겠구나.”

셋째 성경은 '진리의 용사(Valiant-for-Truth)씨'가 '거친 머리(Wildhead)', '무분별(Inconsiderate)' 그리고 '참견(Pragmatism)'이라는 3명의 도둑과 맞서 싸울 때 사용했던 칼이다. '큰마음'은 그것을 “바로 예루살렘에서 만든 칼”로 인정했다: 

“‘진리의 용사’가 말한다. ‘그렇습니다! 칼을 잡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이 칼을 갖는다면 감히 천사들과도 겨루어볼 수 있지요. 이 칼날은 결코 무디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살과 뼈와 영혼까지도 벨 수 있지요.’ ‘큰마음’이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그토록 오래 싸웠는데도 피곤해하지 않으시니 이상하군요. 이때 ‘진리의 용사’가 대답한다. ‘나는 칼이 내 손에 달라붙게 될 때까지 싸웠습니다. 일단 칼이 내 손이 붙게 되자 마치 칼이 팔에서 솟아난 것 같았고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낀 나는 더욱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이에 대하여 잘하셨습니다. 죄악에 결사적으로 대항하느라고 피까지 흘리셨군요”라고 ‘큰마음’이 응답한다.“

 

2) 복음에 대한 강조

번연은 복음에 대한 관점의 3가지 국면을 강조한다. 처음 두 가지는 루터가 놀라운 거래로 불렀던 국면을 말한다. 첫째 국면은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이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우리의 처벌이 그리스도의 어깨로 이전되었다. 둘째 국면은 믿음을 통한 우리의 칭의다.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의 의의 옷이 우리 어깨 위에 걸쳐져 그분의 의로 옷 입는다. 

셋째 국면은 하나님이 주시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선물이 갖고 있는 마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번연은 이를 위해 ‘희망(Hopeful)’이 어떻게 ‘믿음(Faithful)’이 자신에게 그리스도를 지시했는지를 설명하면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믿음’은 ‘희망’에게 먼저 속죄와 칭의에 대해 설명했다. ‘희망’이 말한다: 

“믿음은 내게 말해주었습니다. 만약 내가 일찍이 죄를 짓지 않은 의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나 자신의 의로움은 몰론 온 세상의 의로움을 가지고도 결코 나를 구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크리스천’이 말한다: “그래서 친구에게 그 사람이 누구이며 어떻게 그 사람으로부터 당신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까?” 

이에 희망이 대답한다: “물어 보았죠. 그랬더니 그분은 바로 주 예수님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예수님이 육신으로 계실 때 행하신 일과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당하신 고난을 믿음으로 내가 그분에게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게 그분에게 가 보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나아가도록 내가 초대를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는 예수님께 가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온갖 마음과 정성을 모아 무릎을 꿇고 그분의 아버지인 하나님께 그분을 뵙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3) 기도에 대한 강조

‘희망’은 그리스도께서 그의 구원자 되심을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믿는 것과 자신에게 나아오는 것이 동일한 일임을 분명히 함으로서 “그리스도께 나아와 곧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다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구원을 구함으로서 진심으로 그리스도를 믿을 때까지” 그리고 그리스도를 자신의 구주로 전심으로 신뢰한 것이 현실이 된 것을 깨닫게 된 강렬한 마음이 주어질 때까지 계속 기도했다. 

‘희망’이 말한다: “이것을 깨닫게 되자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가득 찼고 눈에는 눈물이 흘러넘쳤으며, 내 마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 그분의 이름과 그분의 백성을 향해 치닫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크리스천이 권한다: “그야말로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영혼에 그의 자태를 드러내신 계시임을 틀림없군요. 그렇지만 그 계시가 당신의 마음에 특히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좀 말해 주십시오.” 

희망은 이렇게 응답한다: “나는 나의 하나님 아버지께서 원래 공평하시지만 자기에게 오는 죄인을 공정하게 죄를 사하여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과거 생활에서 저질렀던 일들이 몹시 부끄러워졌고, 내 자신이 너무 무지했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토록 아름답게 보인 적이 없었으니까요. 이로써 나는 마침내 거룩한 삶을 사랑하게 되었고, 주 예수의 이름을 높이고 영광 돌리는 삶을 위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해졌습니다.”

 

4) 회심의 중요성

회심을 통해 좁은 문을 찾도록 하나님을 향한 의도적인 전환을 요청하는 것은 번연이 강조하는 메시지의 한 부분이다. 번연은 이런 회심의 필요성과 본질이 크게 무시당하고 경멸당하던 시기에 이 작품을 썼으며, 또한 자신의 회심 과정에서 여러 해 동안 고민과 갈등 속에 있었던 배경을 가지고 이 작품을 썼다는 점에서 이러한 강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신약 성경 자체가 회심의 중심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볼 때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회심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는 ‘무지’, 신앙을 말 속에 두고 있는 사람인 ‘수다쟁이’, 좁은 문을 무시한 ‘형식주의자’와 ‘위선자’, 그리고 크리스천으로 하여금 회심을 멀리하도록 이끈 ‘세속 지혜자’들을 통해서 이 회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08.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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