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과학자들이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66세에 은퇴할 경우 65세나 그전보다 사망 위험이 11%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년퇴직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30년 안에 68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에서 이런 연구 결과는 은퇴자의 건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Waiting until 66 to retire linked with longer life).
논문의 주 저자 천카이우는 이렇게 말했다. “이전에 실시된 이 분야의 연구 대부분은 은퇴를 늦추는데 따르는 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우리는 건강의 영향을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미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에 비해 은퇴시기를 더 자유롭게 결정한다. 따라서 미국 데이터가 우리 연구에 이상적인 자료가 됐다.”
연구팀은 미국 성인 1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건강과 은퇴 연령, 노화 상태를 조사한 미시간대학의 ‘건강·은퇴 연구’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그들은 그중 1992-2010년 은퇴한 약 3000명의 데이터를 추렸다. 은퇴하는 이유가 건강인 경우도 많아 그런 사람은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있어 연구팀은 그 요인을 고려해 연구 대상자들을 건강한 그룹과 건강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학술지 “역학·공공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기간에 건강한 은퇴자 234명과 건강이 나쁜 은퇴자 262명이 사망했다. 건강한 은퇴자의 경우 66세까지 일하면 65세 또는 그전에 은퇴하는 것보다 사망 위험이 11% 낮았다.
또 건강이 나쁜 은퇴자의 경우 66세까지 하면 그전에 은퇴하는 것보다 사망 위험이 9% 낮았다. 연구팀은 직업과 교육,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로버트 스토스키 오리건주립대학 교수는 “학력과 재력, 라이프스타일 측면에서 건강한 사람이 더 유리하지만 모든 요인을 감안해도 더 오래 일한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 분명하다”며, “우리의 연구 결과는 활동적인 사람의 수명이 더 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혜택이 궁극적으로 수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일과 사망 시기 사이의 연관성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토스키 교수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일과 수명의 연관성이 확실히 보여주긴 하지만 은퇴자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삶과 건강, 복지에 관한 모든 것이 밝혀지려면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