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디 사태 그후

프로디 사태 그후

미주내 교회들은 청빙광고를 통해 목회자를 찾는다. 광고에는 여러 조건들이 제시되어 있다. 아무래도 해당교회의 사역환경에 적합한 자를 담임목사 혹은 담당사역자로 청빙을 해야 하기에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청빙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정규신학교를 졸업한자’라는 조건이다. 수많은 교회들이 이러한 항목을 밝힌 것은 그만큼 정규코스를 밟지 않은, 그러니까 인가도 받지 않은 학교에서 학위를 받은 목회자가 아닌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곳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자들을 청빙하려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옥석가리기를 하는 것이다. 혹자는 그런 말을 할 것이다. 꼭 정규인가를 받은 학교여야 하느냐고... 

지난 2015년 3월 11일 LA 한인타운의 모 대학건물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으로 학교인가가 취소가 되고 학교대표가 구속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프로디유니버스티 이야기이다. 당시 프로디유니버스티를 비롯한 4개 학교가 불법으로 학교운영을 해온 것이 적발되어 학교대표가 구속되고 학교는 폐교가 되는 일이 발생했다. 폐교로 인해 학생들은 타 학교로 전학을 가야했으며 전학할 학교를 찾지 못한 학생들은 서류미비자가 되거나 귀국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프로디 사태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수업참여가 인정되는 불법행위가 적발된 것이었다. 프로디 사태이후 미국현지에 거주중인 프로디출신 학생들의 경우 영주권 신청 시 영주권 취득이 불가능해졌다. 이유는 프로디유니버스티에 재학을 했다는 것이었다. 왜 철지난 프로디 이야기를 하느냐면 최근 모 언론사에 개재된 모 신학교 학생모집광고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해당학교 광고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본교는 미국신학교협의회에 가입된 회원학교입니다. 서로 학점교환이 가능합니다.’ 기자는 미국신학교협의회인 ATS, TRACS, ABHE 등 3개 기관 홈페이지에서 해당학교가 회원학교인지를 조회해보았다. 하지만 그 어떤 기관에도 해당학교가 정회원 혹은 준회원으로 등록돼있지 않았다. 

또 미국에서 학교를 운영하기위해 기본적으로 가입돼야 하는 가주교육국(BPPE) 홈페이지에 해당학교를 조회해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해당학교 학위프로그램 진행이 학위수여프로그램 작업중지명령(Order Suspending Approval to Operate)이 발효된 것이다. 이렇게 학위수여프로그램 작업중지 명령을 받은 학교인데 버젓이 신입생 모집광고를 낸다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할까 혼란스러움이 밀려왔다. 

인가를 받지 않은 그리고 인가기관에서 인가가 중단된 학교의 학생모집은 단순히 학위와 상관없는 프로그램이 돼야한다. 하지만 정규학교처럼 학위프로그램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타 학교와 학점교류가 가능하다고하는 것은 결국  프로디유니버스티처럼 불법을 행하는 것이다. 아니 프로디보다 더 악한 행위를 하는 것이 된다. 프로디는 적어도 BPPE 인가학교였고 적발이 된 후 폐교를 했으니까. 

학교는 입학생들에게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겠지만 결국 학생의 미래를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프로디 출신 학생들은 그들의 영주권 심사에서 자신이 프로디를 다녔다는 이유로 영주권 심사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영주권을 취득한 자들 역시 영주권을 박탈당했다고 한다. 프로디 사태가 발생한 후 이민법 변호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불법신학교 문제는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요가 있으니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디가 사라졌다 해서 불법신학교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제2, 제3의 프로디는 언제든지 나타날 것이다.” 

우리주변에는 제대로 인가를 받은 학교들이 많이 있으며 신학교로 진학을 위해서는 검증받은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도록 선배들이 마땅히 조언해야 한다. 이민사회가 가짜학교, 불법신학교의 망령에서 벗어나게 해야 할 것이다. 

<박준호 기자>

09.1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