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우리의 유일한 소망

손원배 목사 (임마누엘장로교회)

2년여 전에 김난도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는 수필집을 내서 20대 청년들의 아픈 마음을 울리며 단번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송호근 교수가 “청춘만 아픈가? 50대는 더 아프다. 다만 속으로 흐느낄 뿐”이라며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라는 책을 펴내어 또다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누가 더 아플까요? 치열한 대학입시, 비싼 등록금, 졸업하기도 겁나는 취업난과 높은 실업률, 불안한 미래, 결혼도 포기하고 사회 어두운 구석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20대 젊은이들이 더 아플까요? 아니면 퇴직하는 연령대, 자녀 대학 등록금 마련에 허리가 휘고, 자녀 결혼 자금 마련으로 뼈가 빠지고, 자신의 노후 대책도 못 세웠는데 노부모 봉양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세대, 50대가 더 아플까요?

그러고 보면 아프지 않은 세대는 없습니다. 10대들은 10대들대로, 노부모님들은 그분들대로 아픔이 있습니다. 어찌 우리 조국뿐이겠습니까? 이 세상 어느 구석 어느 땅에 아픔이 없는 곳이 있을까요? 상처를 주고 받는 세상, 내가 더 소유하기 위해 빼앗고 빼앗기며, 내가 올라가기 위하여 밟고 짓밟히는 사회 구석구석 어디인들 아픔이 없겠습니까?

좋은 책들이 잠시 위로를 주지만 현실 세계로 돌아오면 다시 마음은 착잡해지고 낙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책속에서는 잡힐 듯 말 듯 희망이 보이는 것 같지만, 고통당하는 현실 세계를 치유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청춘이 아파도 다 자기를 위한 아픔이고, 50대가 더 아파도 다 자기와 자기 가족을 위한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치유하기 위해 남의 아픔을 짊어지는 세상이 되지 않는 한, 세상은 결코 치유될 수 없습니다. 결국 인간의 문제는 경제 환경도 아니고 사회 구조적 문제도 아닙니다. 우리를 절망케 하는 근본 문제는 우리 속에 내재되어 있는 욕망과 죄입니다. 욕망이나 죄와 싸워 이길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우리는 한계상황 속에서 오직 절망하며 탄식할 뿐입니다.

오직 한 분, 우리의 아픔을 지고 내가 당할 죄의 대가를 대신 치르신 분께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 있습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53:4-5).

그는 우리의 죄를 사하기 위해 죽으셨을 뿐만 아니라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고 다시 사셨습니다. 힘드십니까? 아프십니까? 지치셨습니까? 어디를 살펴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까? 절망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아서 좌절감에 한숨을 쉬십니까? 예수께서 다시 사셨습니다. 그를 바라보십시오. 그는 절망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유일한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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