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임마누엘장로교회담임)
기독교는 많은 종교들 중에 또 하나의 다른 종교가 아닙니다. 이미 세상에 종교들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또 하나의 다른 종교를 만들기 위해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게 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신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생명’입니다. 살아계신 창조자 하나님, 하나님을 떠나 죄와 고통과 죽음의 세계로 추락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아들을 보내 찾아오신 하나님, 말씀하시며 들으시며 행동하시며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 그분이 우리 죄인들을 살리기 위해 그분의 아들을 통하여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로부터 시작된 ‘신앙생활’은 피조물인 사람들이 주도하여 교훈과 계율로 만들어가는 ‘종교생활’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멀리서 겉모습만 보면 조화와 생화가 구별이 잘 안 되듯이, 종교생활과 신앙생활도 겉으로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종교생활과 신앙생활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 차이는 ‘생명’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습니다. 요한일서 5장 12절을 읽어봅시다. 신체적 생명도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여기서는 신체적인 생명이 아니라, 영적 생명, 영원한 생명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 5:24). “내가 곧 생명의 떡이로라”(요 6:48).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 11:25-26).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 14:6).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살아 숨쉬고 계십니까?(갈 2:20) 그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살리셨습니다(엡 2:1). 살아있는 ‘생명’의 존재로서 살아있는 생명만이 맺을 수 있는 생명의 열매를 맺고 계십니까? “생존하시는 하나님”(시 42:2)께 살아있는 예배, 살아 숨 쉬는 기도를 드리고 계십니까? 슬픈 일은 우리의 신앙생활이 어느덧 생명 없는 종교생활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세상에 오셔서 죽음을 정복하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지만, 시대가 바뀌며 중세 교회는 어느덧 종교화되어 또 하나의 다른 종교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을 통하여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 주셨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개혁된 교회도 또 다시 종교화 되어가는 오늘날의 모습을 봅니다.
종교인처럼 종교생활을 하면서 만족하지 마십시오. ‘생명의 주’이신 창조주 하나님, 내 안에 살아계셔서 나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을 사랑하며 찬양하며 즐거워하는 신앙생활을 하십시오. 우리의 예배와 찬양과 기도가 살아나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엄청난 감격, 기쁨, 생명의 능력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