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숨은 속사람의 치유

마음속에 숨은 속사람의 치유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어디일까? 그것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길이다. 좋은 지식이 머릿속에 넘치도록 가득 차 들어가 있어도 그것이 가슴으로 들어가기는 심히 어려워 십년 또 어떤 이는 평생을 걸려도 자기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가슴에는 집어넣지 못한 채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삶을 살곤 한다. 머리의 지식이 가슴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속사람에게 그 지식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머리의 지식이 속사람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림에서 보듯이 속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벽 때문이다. 이 벽은 머리의 지식이 뚫을 수 없다. 이 벽이 머리에서 오는 지식을 차단시킬 수 있는 이유는 이 벽 자체가 또 다른 지식이기 때문이다. 머리에 저장된 지식과 속사람이 가진 지식이 다르다. 그런데 이 벽은 속사람이 가진 지식이다. 속사람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장씩 자기 지식의 벽을 쌓아 올린다. 이 벽이 여리고의 성벽처럼 너무도 견고하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의 지식은 이 벽을 넘어서 들어갈 수 없다. 어느 곳에도 문이 없다. 속사람은 그 안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머리를 끄덕이며 맞다고 맞장구는 치지만 그 삶이 변화되지 못한다. 들었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것은 속사람이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벽은 왜 이토록 견고하고 틈새하나 없을까? 그 이유는 이 벽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수천 번의 생각으로 쌓아올려진 것이며 내 속사람이 이 지식들을 맞다고 동조하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내려온 지식은 체험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마음의 벽을 무너뜨릴 수 없다. ‘책에서 뭐라고 말을 하건 내가 경험해보니 인간은 다 사기꾼이야’ 이런 식이다. C는 자기 마음속의 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는 아저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이 일은 부모님도 형제들도 모른다. 모두 나를 명랑한 아이로 알 뿐이다. 대학 때 형제를 사귀게 되었는데 어느 날 그 형제가 갑자기 나를 포옹했다. 나는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고 그 형제를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치밀었다. 그 형제를 좋아하고 있었기에 나의 이런 급작스런 감정에 나도 그 형제도 심하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왜 그렇게 화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이 다만 폭발적으로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런데 집회에 와서 알 수 있었다. 나는 분명 치유가 필요했다. 아무도 모르는 그 일은 내가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했지만 여전히 내 속에서 나를 파괴시키고 있었나보다. 계속 기도하면서 하나님에게 그 아저씨의 심판을 맡겼다. 하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고통스러웠다. 순간 마귀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만큼은 절대 치유 받을 수 없어’라고. 나는 이런 절망적인 생각을 대적했다. 그 순간이었다. 캄캄한 가운데 꽉 둘러싸인 벽 속에 갇힌 나를 주님이 보시며 벽돌을 한 장 한 장 걷어내시는 모습이 보였다. 주님은 그 속에 웅크린 나에게 손을 내밀고 나오라고 하셨다. 천진난만하게 생긴 아이가 환한 빛으로 서 계시는 주님에게 뛰어가 안기는 것을 보았다. 하나님은 내 마음을 알고 계셨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매일 목을 조르는 것 같은 답답함이 뚫렸다.” C는 어린 시절 성폭행이라는 충격적 사건을 경험했고 그것으로 만들어진 벽은 ‘이 문제는 어느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이 문제는 절대 치유될 수 없다’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도 이 사건을 털어놓을 수 없었고 그 사건 안에서 C의 속사람은 갇혀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만들어진 고통스러운 감정들은 매일의 삶에 영향을 주고 이성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는데 비정상적인 감정을 만들어냈다. 아마도 C의 머릿속에는 ‘하나님께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지식이 수천 개 들어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지식들은 C의 마음 안에 있는 ‘이 문제만큼은 하나님도 해결해 주실 수 없어’라는 절망과 포기의 생각으로 다져진 내면의 벽을 뚫고 들어갈 수 없었다. 주님은 감옥에 갇힌 자를 자유하게 하기 위해 오셨다고 하신다. 우리는 자유인 같으나 감옥에 갇힌 자들이다. 누가 밀어 넣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를 보호하기 위해 벽을 쌓았고 그 벽은 결국 감옥이 되었다. C처럼 어린 시절에 끔찍한 일을 당했을 때 더 쉽게 세상과 나 사이에 두꺼운 벽을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그 벽은 오고가는 생각들이 아니라 뚜렸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거짓된 진리기에 일반적인 지식이나 교훈들로는 도저히 파괴시킬 수 없는 여리고 성벽이 된 것이다. 하지만 성령의 역사는 이 벽을 파괴하신다. 주님은 지금도 이 일을 하기 위해 이 벽 뒤의 속사람에게 요청하신다. ‘나에게 문을 열어달라, 내가 너에게 들어갈 수 있도록. 나는 너의 진정한 친구다.’ 성령께서 내 속사람의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이때 나의 응답이 필요하다. ‘나를 도와주세요, 나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말을 해야 한다. 주님은 도적이 아니고 인격적인 분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내 벽들을 허물고 나를 제압하지 않으신다.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 벽안의 공간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영역이기에 내가 주인이다. 하나님은 나의 소유권을 인정하시는 것이다. 하지만 도적은 우리가 가진 고유한 영역 나의 소유권 따위는 관심이 없고 어떤 속임수를 써서라도 나의 속사람을 자기의 종으로 만들고자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머리에 지식은 있으나 그 지식이 속사람에게 도달하지 못할 때 신앙은 환상일 뿐 현실이 아니다. 주님은 내 속사람이 처한 현실을 보라고 하신다. “그러므로 나는 네게 권한다. 네가 부유하게 되려거든 불에 정련한 금을 내게서 사고, 네 벌거벗은 수치를 가려 드러내지 않으려거든 흰 옷을 사서 입고, 네 눈이 밝아지려거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라”(계3:18 표준새번역)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을 보지 못한다. 자신의 진정한 현실 즉 자기 속사람의 형편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에게 약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나의 진정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달라고 내 속사람의 음성을 듣게 해달라고. 그래서 나의 겉으로 이것저것 구하는 표면적 기도가 아니라 깊은 골방에 숨어있는 속사람이 주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내적치유세미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속사람이 새롭게 되고 그와 함께 몸의 질병을 치유 받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에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주님에게 약을 구하는 것이며 우리의 감긴 눈이 떠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자녀들이 머릿속에 하나님에 대한 지식만 잔뜩 가진 채 속사람은 슬픈 상태로 살아가는 그런 자가 아니라 속사람이 하나님과 사귀어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이 터지는 삶이 되기 원하신다. 그 삶을 우리는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