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날 한국과 미국의 정치와 사회 현실문제로 인해 “국가와 교회의 권위”에 교단마다 목사님들 간에도 견해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국가의 권위가 교회의 권위보다 높은 것인지? 아니면 교회의 권위가 국가의 권위보다 높은 것인지? 아니면 동등한 것인지? 신구교와 종교개혁자들의 견해를 알고 싶습니다.
-신학생 Lee
A:. 예,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교회와 국가의 권위의 문제는 시대마다 아주 첨예한 현실문제로 신구교나 종교개혁자들 간에도 견해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기독교도들이 취하는 교회와 정부의 관계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로마카톨릭교회의 입장입니다. 천주교는 “교회의 권위는 국가의 권위보다 위에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교황 보니페이스 8세 같은 사람은 “하나님은 교회에 2가지 검을 주었다”고 하면서 영적인 검과 세속적인 검을 동시에 받았다고 했습니다. 세속적인 검은 왕이나 통치자에 의해 사용되지만 사제의 뜻에 따라 허가를 받아 사용하여야 한다고 하며 세속적인 권위는 교회의 영적인 권위를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황의 권세는 그레고리 7세(Gregory 7세, 1021-1085)때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독일의 하인리히 4세(Heinrich)가 교황의 권세에 도전하자 교황은 황제를 폐위하고 파문하였습니다. 결국지지 세력을 잃게 된 하인리히는 교황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엄동설한에 어린 아들을 데리고 알프스를 넘어 교회에 머물던 카놋사로 가서 성 밖에서 3일 동안 무릎 끓고 굴욕적으로 사죄를 구한 뒤 겨우 왕권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교황권의 절정은 중세교회를 타락으로 이끌었습니다.
둘째, 독일의 종교개혁자인 루터(Luther, 1483-1546)와 스위스 태생의 쯔윙글리(Zwingli, 1484-1531)의 입장입니다. 루터는 “정부는 교회를 대신하여 힘없는 자들을 보호하고 불의를 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의 세속권은 교회의 권위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출교권이 정부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루터의 이와 같은 세속권 우위사상은 중세 교황중심적 교권사상을 약화시켰고 후에 세속권과 교권의 구분을 주장하는 칼빈의 장로정치 사상이 태동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셋째, 재세례파의 입장입니다. 그들은 정부는 세상적인 기원을 갖지만 교회는 하나님에게서 기원한다고 주장하면서 교회와 정부는 별개의 기관이며 상호 무관하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는 죄악에 참여함을 의미하므로 그리스도인은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되며 권징의 문제에 정부가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넷째, 프랑스의 장로교신학자 요한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입장입니다. 칼빈은 교회와 국가의 권위는 동등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교회가 정부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도 거절하고 정부가 교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도 다 거부하고 이 두 기관은 하나님이 세운 기관으로 동등한 권위를 가지고 있고 상호보완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재세례파와 같이 정부와 교회의 기능을 구별하였으나 출교권은 교회에 있다고 했습니다. 칼빈은 그의 목회서신 중에서 “목사에게 2가지 음성이 있다. 하나는 양들을 잔잔한 시냇물로 인도하는 부드러운 음성이요 다른 하나는 이리가 양들을 낚아 채려할 때 큰 소리로 고함치며 이리를 쫒아내면서 분노하는 음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07.03.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