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통한 사고의 전환

우리는 지금 중세기의 역사적 상황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있다. 책에서 보는 중세시대는 콜레라로 한 도시인구의 삼분지 일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그러니 당시 사람들은 말세라고 이구동성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경에도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나와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지 일이 타버리고 수목의 삼분지 일도 타버리고 각종 푸른 풀도 타버렸다고(계8;7)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때는 이런 시련이 국지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일어났지만 현재 우리가 만난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온 세계가 한 가지 문제로 공통적으로 고난을 당하고 이로 인해 전 삶이 큰 영향을 받는 일은 이전에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물론 1, 2차 세계 대전도 있었지만, 그것도 전쟁터에서는 심각한 일이었으나 각 나라에서는 지금처럼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다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 코로나의 범람으로 시행하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하기, 한자리에 여러 사람이 합석하지 않기 등등의 규범들은 삶의 낭만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말았다. 그 뿐인가?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때 쇼핑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상가는 수시로 폐업을 하고, 업종을 바꾸어 보지만 뾰쪽한 길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이룬 엄청난 과학과 문명의 발전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이 쌓아올린 모든 노력의 산물을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되게 한다. 마치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이 순식간에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던 것처럼....

어느 특정한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래서 인터넷이나 신문은 요즈음 항상 첫 자리에 코로나 기사가 올라있다. 그리고 온 세계의 코로나의 상황을 매일 올리고 있다. 감염자, 사망자, 치료자 등등. 또한 실험실에서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제시하고 있다. 이유는 온 세계가 코로나라는 대상을 향해 공통적으로 대응하도록 말이다. 놀라운 것은 선진국에서는 간단하게 퇴치하거나 막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의학이 놀랍게 발전했다는 선진국이나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나 별 차이가 없다. 

또는 코로나 감염은 유명인니나 무명인, 부자나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사정없이 달려들고 있다. 대통령, 수상, 왕세자, 배우, 운동선수, 지식인, 가수 등등 전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비로소 타자를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는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는 동질의식 말이다. 세상은 유명한 사람, 지식인, 정치가, 인기인들에게 특별한 우대를 한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세상이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자신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고 회복되었을 때 코로나에 감염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정의식을 갖게 한다.

그리고 선진국은 저개발 국가의 열악한 의료상황에서 대처하는 코로나사태에 대한 동정의식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나의 생명이 중요한 것처럼 상대의 생명도 존귀한 것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의 전환이야 말로 코로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아닌가 한다.

1등을 결코 놓치지 않았던 길을 걸어온 연구원 박사가 하나님을 만났다. 네가 천국에 오면 내가 한 가지를 묻겠다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 “나를 위해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하루 세 시간만 자면서 죽어라고 공부한 그는 공부 외에는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남은 생애에 논문을 100편을 쓰겠다고 했더니, 그 논문들은 천국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쓸모없는 것만 이루는 인생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이루는 인생으로 살아갈 것인가? 코로나를 통해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면 한다.  

locielo88@naver.com

10.2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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