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보면 무서운 전염병이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사례가 많다. 1343년경에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발생하여서 유럽인구의 삼분의 일인 약 1-2억 명이 죽었고, 중국은 당시 인구의 절반인 6000만 명이 생명을 잃었다. 1918년에는 미국에서 발병한 바이러스가 세계 1차 대전에 참전하기 위해서 유럽전선에 투입된 미국 군인에 의해서 유럽과 전 세계를 초토화시켰다. 스페인 독감으로 명명된 이 독감은 유럽에서 약 1억 명을 사망시켰고, 당시 한국에서는 약 14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1976년 서아프리카에서 발병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11,020명을 사망시켰고, 그 이후에도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들이 발생하였으며, 이번에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두려움에 빠져 있으며 경제와 사회전반과 개인의 생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도는 이런 재난적인 문제가 닥쳐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성도는 먼저 기도해야 한다. 기도 중에서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 열왕기상 8장 8절에 보면 재난이 발생할 시에 “각각 자기 마음에 재앙을 깨닫고” 기도하라고 말씀한다. “자기 마음의 재앙” 즉, 재난이 발생할 때 성도는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재앙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재난이 생기면 그 원인을 찾아서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성도는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프랑스가 낳은 노벨 문학상 작가인 알베르트 까뮈는 “페스트”에서 흑사병의 발생 상황, 온 도시가 폐쇄되고 서로의 관계가 단절되는 상황, 그 도시에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절망과 두려움의 모습, 페스트를 이겨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희생적인 헌신으로 결국 페스트를 이겨는 과정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들이 페스트를 이긴 후에 주인공 의사 뤼는 페스트는 어딘가에 숨어있고 언젠가 다시 재발할 것이다. 페스트를 막기 위한 부단한 노력 없이는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페스트는 역사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왔다. 페스트, 스페인 독감, 콜레라,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등… 페스트는 앞으로도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서 또 다시 나타날 것이고 더 거대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런 재난들은 종말에 일어나게 될 사건을 서막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임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지구 종말의 날에 곳곳에 큰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눅 21:11).
성도는 종말을 예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풍족과 평안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어느 종말의 날에 모든 것이 강제적으로 단절되고 문이 닫히는 시절이 올 것이다. 사람 사이에 왕래가 끊어지고, 모임도 폐쇄되고, 사람의 기본적인 생필품도 구입할 수 없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럴지라도 성도는 기독교의 기본을 잃지 않고 서로를 돌보고 사랑해야 한다.
로드니 스타크의 책 “기독교의 발흥”에 의하면 초대교회 당시 로마에 대 전염병이 번졌다. 도시 곳곳에는 사람들이 죽어서 시체들이 늘려 있었다. 무서워서 아무도 그 시체들 만지지도 치우지도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시체가 치워졌고 거리가 청소되어 있었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핍박을 피해서 카타콤(지하 동굴)에 숨어서 지냈는데, 밤이 되면 그들이 지하 동굴에서 나와서 병원균이 득실득실한 그 시체들을 치웠고 거리를 청소하였던 것이다. 그 사건으로 로마는 기독교에 호의적이 되었다. 결국 로마는 기독교를 공인하였고 국교로까지 받아들였다. 생명을 내어놓는 희생적인 봉사와 사랑 없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
페스트의 주인공은 연합과 희생으로 페스트를 물리친 후에 페스트가 인간을 깨우기 위한 도구였다고 말한다. 까뮈는 페스트를 단순히 무서운 전염병으로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죄악과 불의의 상징으로도 표현했던 것이다.
성도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죄악의 바이러스, 시시때때로 고개를 내미는 이 불의의 바이러스를 제거하기를 부단하게 노력해야 한다.
온 세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더 강력한 모습으로 재발할 것이라는 사실도 주지해야 한다. 이런 때에 우리는 더욱 더 낮은 자세로 기독교인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재난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우선적으로 돌보아주며, 희생적으로 수고하는 의료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용기를 주고, 주님의 오심을 예비하는 성도되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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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