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선교사님이 계십니다. 예전에는 필리핀 선교사 학교에서 선교사 자녀들을 돌보셨습니다. 요즘은 한국에서 연로하신 선교사 부모님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고 계십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치매 환자이신 90세 어머니를 돌보고 계십니다.
선교사님 부부가 미국에 잠시 쉬러 오셨을 때 만나 뵈었습니다. 쉼은 말뿐이고 딸의 산후조리를 돕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태어난 손주를 보는 기쁨과 딸의 가정을 돕는 기쁨을 누린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돕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리 엄마라도 딸의 집에서는 딸의 조수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일에 딸의 의견을 존중하고 딸의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선교사님은 그저 아내 옆에서 양파 까라면 양파 까고, 쓰레기 버리라면 쓰레기를 내어다 버리는, 조수의 조수가 되었다며 웃으십니다.
선교사님은 은퇴해야 될 나이에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요? 자신의 부모를 찾아가기도 힘든 세상에 왜 다른 선교사님들의 부모들을 돌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닐까요? 선교사역을 핑계 삼아 다른 형제에게 어머니를 떠맡길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치매 어머니를 직접 모실까요? 왜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는 딸을 돕는 일을, 눈치까지 보아가며 무보수로 일할까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기에 돌봅니다. 사랑하기에 힘든 일을 감당합니다. 하지 않아도 되지만, 도와달라는 요청도 없지만, 오히려 눈치까지 보며 섬겨야하지만, 그래도 정성을 다해 기쁨으로 섬기는 마음이 참 사랑입니다. 참 사랑은 이처럼 구체적으로 표현되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심으로 참 사랑을 입증하셨습니다. 우리가 죄인 되었을 때 먼저 찾아오셔서 우리를 용서하셨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 계속되고 반복되는 죄를 용서하시고 또 용서하심으로 계속적으로 사랑의 표현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끝없는 용서입니다. 용서는 하나님의 사랑의 완성입니다.
우리도 참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직장 상사, 반항하는 자녀, 잔소리만 하는 엄마, 정죄의 화살을 쏘는 사람들을.... 이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물론 우리의 힘으로는 용서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하나님께 용서라는 사랑의 선물을 받은 것과 그 사랑의 크기와 깊이를 깨달으면 우리도 그 사랑을 힘입어 용서를 베풀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발렌타인데이(Valentine Day)를 보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의미로 발렌타인데이를 보내셨나요? 초콜릿과 장미를 주고받은 사람이 있으셨나요? 이 세상에는 기념해야 할 많은 사랑이 있겠지만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은 우리가 닮고 싶은 예수님이십니다.
발렌타인데이는 예수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기념되어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서로 용서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기념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작은 예수가 됩시다.
02.2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