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을 체포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가 수배 전단(사진)까지 배포했다고 미 ABC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BC방송이 공개한 수배 전단에는 사진과 함께 그가 사용했다는 ‘오스왈도 트럼프’ 등 가명이 적혀 있었다. 또 그가 무장한 상태이고 위험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그와 접촉할 경우 신고하라는 문구도 포함됐다. 미 정부가 홍 창을 뒤쫓는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2월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과 관련해 스페인 법원이 그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배의 속내는 홍 창 보호와 추가 범행 방지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유조선의 변호인 리 월로스키는 최근 CNN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홍 창과 다른 자유조선 멤버들을 해치기 위해 암살단을 보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이 북한 암살단으로부터 홍 창을 지키기 위해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홍 창이 제2의 도발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체포에 나섰다는 설명도 있다. 미 정부의 자유조선 소탕령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과 국무부 간 갈등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 창은 스페인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북한 인권운동을 하면서 알고 있었던 FBI 요원에게 북한 관련 물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조선의 활동이 ‘미국 배후설’을 불러올 수 있고, 북·미 비핵화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한 국무부가 FBI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언론에 흘리고 자유조선을 수사 선상에 올렸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자유조선이 사건 초기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것은 심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은 “자유조선이 스페인 북한대사관에 들어간 것은 미 정부와 상관없는 단독 플레이”라면서 “미 정부가 ‘자유조선 배후설’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강경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05.11.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