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오래된 증오’라고 불리는 반(反)유대주의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대인 혐오 정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극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세계 전체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은 자신이 혐오 범죄의 표적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시민들이 반유대주의 성향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고 있는 노란조끼 시위대는 지난달 16일 유대인 철학자 알랭 핑켈크로트에게 “더러운 시오니스트” “이스라엘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모욕적 발언을 퍼부었다. 핑켈크로트가 과격화된 노란조끼 시위를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알자스의 카첸하임 묘지에서는 유대인 묘비 80여개가 나치 문양의 스프레이 페인트로 칠해져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곳을 유대인 단체 대표들과 방문하자 일부 프랑스 네티즌들은 “마크롱은 유대인의 암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영국 노동당 의원 9명은 지난달 22일 제러미 코빈 당 대표의 반유대주의 노선을 비판하며 탈당했다. 좌파 성향인 코빈 대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지 않고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해온 인물이다. 독일 작센주에서는 지난해 8월 반유대주의단체들의 대규모 시위 도중 유대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공격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