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자리에 거룩한 성직자의 자격으로 모였습니다. 그리스도를 찬미하기 위해서지 공산당을 지지하기 위해 온 게 아닙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성직자들을 순교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저들을 우리가 왜 찬양해야 합니까. 우리의 임무는 창조주 하나님과 구세주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구세주입니다.”
1945년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의 루마니아 의회에서 열린 ‘종교인 회의’ 중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1909-2001)가 무대에 올라 했던 연설의 일부다. 1944년 8월 루마니아를 침공한 소련은 성직자들을 앞세워 공산주의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이 같은 회의를 소집했다. 4000여명의 성직자가 모인 회의는 루마니아 전국에 라디오로 생중계됐다.
공산당 찬양 일색이던 자리에서 웜브란트 목사는 복음을 증거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 일로 1948년 체포돼 질라바 교도소에서 긴 세월 옥고를 치른다. 1956년 석방된 뒤 1959년 또다시 수감돼 1964년까지 형을 살았다. 공산주의자들 앞에서 하나님을 증거했다는 이유로 13년 동안 투옥된 것이다. 웜브란트 목사는 1968년부터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돕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이 훗날 순교자의소리가 설립되는 기틀이 됐다.
한국 순교자의소리(공동대표 에릭 폴리·현숙 폴리)는 7일 서울 성북구 솔샘로 본부에서 웜브란트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을 소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순교적 삶을 살았던 웜브란트 목사를 그린 영화가 전 세계 억압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웜브란트 목사가 쓴 동명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기자회견에서 에릭 폴리 대표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상영돼 호평 받고 있다”면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큰 사랑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 순교자의소리는 오는 18일 한국 순교자의소리 본부에서 시사회를 연다. 순교자의소리는 교회를 방문해 영화를 상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