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독언론인협회 독후감 응모전 우수상

책이름: ‘살피심’(김양재 목사)

 

노영매 권사
(남가주주님의교회)

 

이제 내 나이 육십을 넘었다. 죽음을 잘 맞이하라는 말이 내 마음에 자리를 잡으며 몇 개월 고민 끝에 그 해결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글쓰기이다. 글쓰기와는 멀기만 했던 내 인생인데 최근 다녀온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의 권유로 글쓰기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신문을 보다가 광고 난에 ‘신앙도서 독후감 공모전’이 눈에 뜨였고, 선정된 도서 중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김양재 목사의 책 ‘살피심’이 신간으로 나와 있음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이 거듭되면서 결국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살피심’은 창세기 16장에서 19장까지 넉 장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성경말씀에 관한 책이다.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아브라함, 사라, 하갈, 이스마엘, 그리고 롯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가볍게 읽고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책인데,  저자는 깊은 말씀 묵상을 통하여 우리가 어떻게 말씀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아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 자신이 그렇게 말씀으로 평생을 한결같이 살아왔고, 또한 그와 함께 그러한 삶을 산 공동체의 고백이므로 우리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들릴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이 책을 읽다 보면 성경에 나오는 모든 말씀들이 나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4000년전 창세기 16장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 아브람, 사래, 하갈, 이스마엘, 그들 안에 바로 내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하나님은 바로 나의 하나님 되심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성경 따로 나 따로가 아니라 성경이 곧 나이고 내가 성경 안에 있음을 알게 되는 믿음이 생겨 나도 그런 삶을 살고자 결단하게 된다. 

이 책에는 각 챕터 마지막 부분에 ‘공동체의 고백’ 이라는 부분이 들어있는데, 매우 특이하고 놀라운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리 말씀을 잘 깨닫고 그 깨달은 말씀대로 살고자 부단히 애를 써도 우리는 곧 넘어지고 주저앉게 되는데,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은 혼자서는 결코 갈 수 없고 반드시 공동체와 함께 가야 한다고 거듭 부르짖고 있다. 

내가 그 길을 가다가 갈등과 한계에 부딪혔을 때 내가 나의 연약함을 고백할 수 있는 공동체, 그런 나의 연약함을 잘 들어주어서 그로 말미암아 내가 힘을 얻고 다시 그 길을 나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동체, 그런 공동체가 반드시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쓰여진 공동체 고백의 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본인의 치부를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도 숨김없이 그 모든 것을 다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패한 이야기, 망한 이야기, 부도난 이야기, 불합격한 이야기, 집 두고 딴 살림 차린 남편 이야기, 술 먹고 폭력을 가한 이야기, 이런 종류의 숱한 이야기를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나누는 내용이다. 

마치 성경에서 아버지에게 술 먹이고 자매가 차례로 동침하여 아기를 낳고, 남자끼리 상관하는 그런 비슷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성경적으로 산다는 것은 도덕적이고, 늘 성공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거듭 저자는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주어지는 상황 가운데 반응하는 나의 믿음의 자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계속, 여전히 그 믿음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척 부담스러운 책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러한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고 나를 돌아보며 나의 삶에 적용한 몇 가지 내용을 나누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첫째,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 그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지침서가 바로 성경일진대 여기 창세기에 나온 인물들 속에서 나를 찾게 되었다. 나의 모습이 하갈을 통해, 사라를 통하여, 아브라함을 통하여 보여지고 있다. 곧, 하갈의 도망이 나의 도망이었고,  하갈에 대한 하나님의 살피심이 나의 살피심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매일 매일 때로는 하갈처럼, 때로는 사라처럼 하나님의 살피심 아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내가 누구인가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음이 한결 나를 자유롭게 한다. 그 때 그 때 허락하시는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그 나를 붙잡고 말씀 따라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바로 나임을, 그 진리가 나를 자유케 했다.

둘째, 많은 역설이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잘되면 회개하고 망하면 감사하라’ ‘최고의 투자는 흐르는 강에 떡을 던지는 것’이다. 이러한 말들이 이 책으로 인하여 진정으로 이해가 되고 받아들여졌으며 기회가 주어지면 나도 그렇게 하리라 결단하게 되었다. 아마도 쓰여진 많은 사례를 읽으며 도전 받아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잔가지를 쳐내고, 비본질적인 것 말고 구원만을 바라고 찾아가는 맛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이라고도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추구하고 가치를 두며 이루고자 했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대단한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나의 가치관이 바뀌게 되었다. 최근에 내가 알고 지내는 집사 한분이 3주 만에 암으로 하늘나라로 가신 분이 있었다. 정말이지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날아가 버렸다. 그 분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상황 가운데 안타까움, 애통함 그리고 아쉬움이 나로 하여금 더 깊이 이런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다.

셋째로, 좀 더 나의 언어를 살피게 되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나의 많은 말들, 언어 선택에 있어 소홀함, 말할 때 마음가짐 등등을 책을 통해 깨달음으로 다시 살펴보니 나의 교만함을 볼 수 있었다. 나의 무지함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깨닫고도 행하지 않음은 죄라 하였으니 행하려 결단한다.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겸손히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성경에서 허락하시는 나를 붙잡으려 애쓰며 그 길을 가려고 순종하는 내가 되고자 결단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그 상황에 가장 적합한 언어를 찾아보는 노력, 그런 언어 사용으로 내가 먼저 변화되기를 꿈꾸어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속한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혼자 변화함은 거의 불가능하나 함께면 가능하다. 내가 나의 죄를 드러내고 고백할 때, 그 죄에서 멀어지고 그 죄로부터 끊이게 됨을 알게 해주었다. 끝없이 내가 죄인임을 알고 드러낼 때에만 내가 그 길을 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허락하신 나로 알고 나아가지만 또 머리를 들고 올라오는 교만으로 다시 실수하지만 나는 죄인임을 아는 지식이 있기에 또 다시 겸손해질 수 있음이 다행스럽다. 

많은 나의 미성숙과 무지함으로 공동체를 흔들었던 알고 모르고 지었던 모든 죄에 대한 회개가 몰려온다. 

먼저는 나의 남편에게, 자식들에게, 교회 공동체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제 다시 한번 겸손한 마음의 태도를 가져본다. 내 죄를 내 공동체에 더욱 드러내는 삶을 살리라 다짐해본다. 왜냐하면 그 길만이 나를 겸손하게 할 수 있음을 이 책으로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제 주일 설교말씀을 듣던 중에 ‘너를 살피고-‘ 이제는 ‘살핀다’라는 단어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나를 그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매번 실수하고 넘어지는 나이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임을 이제는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아브람을 살피시사,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양육시키시고 그를 통해 꿈을 이루시기 원하시는 하나님이 이제 나에게도 임하므로, 나도 하나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맡겨진 롯이 누구인지를 생각해본다. 나에게 주어진 롯을 소홀히 여기지 말고 그를 맡기신 하나님 그리고 그분의 살피심에 은혜를 입고 나에게 맡겨진 한 영혼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겠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당신의 꿈, 영혼 구원을 위해 부르시는 하나님을 바라며 우리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살피심은 오직 영혼구원을 꿈꾸시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마음에 고이고이 간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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