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결혼, 아예 혼자 살아간다...교회 사역 고민

혼자서 결혼, 아예 혼자 살아간다...교회 사역 고민

[파트너가 없어도 결혼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늘어난다.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는 이탈리아 여성 라우라 메시(40)는 최근 어느 주말 혼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케이크와 드레스, 신부 들러리, 사진 등 구색은 다 갖췄다. 70여 명의 하객도 참석했다. 메시는 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에 “우리는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며 “왕자 없이도 얼마든지 동화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뉴스위크는 이처럼 이성 파트너 없이 혼자서 결혼이나 독신으로 살아가는 경향이 지구촌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다( WHAT IS SELF-MARRIAGE? ITALIAN WOMAN WEDS HERSELF IN LAVISH CEREMONY).]

물론 ‘솔로가미(sologamy)’라고 부르는 독신혼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결혼이란 당사자 2명(또는 그 이상) 사이의 계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에겐 독신혼이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의미를 갖는다. 메시는 38세에 12년 동안 사귀던 남자와 헤어진 뒤 독신혼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40세가 돼서도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자기 자신과 결혼하겠다고 친구들에게 선언했다. 그녀는 독신혼 예식을 마친 후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미래를 함께 계획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난다면 당연히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행복은 남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다.” 독신혼이 증가 추세다. 이 개념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네 여자의 ‘성 담론’을 소재로 큰 인기를 끈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2003년 시즌 한 에피소드를 계기로 대중문화에 진입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가 연기한 극중 인물 캐리 브래드쇼의 독신혼은 대체로 혼자만의 의식이었다. 하지만 그 이래 실제로 독신혼 예식이 여러 건 거행되면서 작은 추세를 형성했다.

사진작가 그레이스 겔더는 영국 신문 가디언에 자신의 독신혼이 개인적인 성장의 ‘여정’을 공식화 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증인이 되는 독신혼 예식은 성숙한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다지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메시는 자신의 독신혼을 기념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댓글 중 다수가 비판적이거나 당혹스러운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겔더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친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몇몇 친구는 농담조로 내가 자아도취적이라고 꼬집었다. 자기 자신과 결혼한다고 발표하면 자기애를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독신혼이 얼마나 자아탐닉적인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난 내 선택에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독신혼이라고 하면 흔히 아주 슬프다는 반응이 나온다. 독신혼은 자신의 외로움을 합리화하려는 속 보이는 핑계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당사자에겐 개성의 확인인 동시에 ‘사회적 규범이 내 행복을 좌우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작가 에리카 앤더슨은 지난해 독신혼을 올렸다. 그녀는 온라인 매체 ATTN에 “독신 여성이 증가한다”며 “우리는 경제적 혜택을 얻으려고 남자에게 기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영국 신문 텔리그래프에 “사회의 메시지가 무엇이든 그것을 무시하긴 힘들다”며 “그 메시지 중 하나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지 않으면 뭔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신혼이라고 해서 남자와 사귀지 않는다거나 금욕주의를 실천한다는 뜻은 아니다. 영국 여성 소피 태너도 2015년 메시처럼 독신혼을 올렸다. 그녀는 텔리그래프에 가끔 ‘진한 데이트’를 갖는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과 결혼하는 여성 대다수처럼 태너도 독신혼이 독신주의 삶에 헌신한다기보다 독립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서로 맞지 않는데도 함께 사는 것이 혼자 지내는 것보다 더 외로울 수 있지만 그걸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배우자보다 자신에게 헌신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지 알게 되면 더욱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 또 나홀로의 삶을 즐기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알게 된다. 이상적인 배필이 자기 자신인데도 다른 사람에게서 그런 이상을 찾으려다가 인생을 낭비할 수 있다.” 독신혼은 많은 비판을 받지만, 전통적인 두 사람 사이의 결혼보다 더 나은 면이 적어도 한 가지는 있다. 이혼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편 자의로 나홀로족이 되는 미국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2%는 ‘혼족’이다. 파트너 없이 산다는 뜻이다. 10년 전엔 그 비율이 39%였다. 특히 35세 미만의 성인 사이에서 변화가 가장 컸다. 61%가 ‘혼족’이다. 10년 전엔 그 연령층의 56%가 독신이었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61%로 늘었다. 55세 이상의 경우는 파트너와 함께 살 가능성이 크지만 그 연령층에서도 독신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중년의 미국인이 ‘더 나은 반쪽’ 없이 살아갈 확률은 10년 전보다 32%나 높아졌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독신일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43% 대 40%). 전문가들은 일리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저술가이자 부부관계 전문가인 폴레트 커프먼 셔먼 박사는 “자녀가 없는 여성 주택 소유자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점차 사회적으로 성공하면서 남자와 결혼할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백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성인이 독신일 가능성은 각각 37%로 히스패닉의 46%와 흑인의 62%보다 훨씬 적었다. 독신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주로 경제적 어려움이 꼽힌다. 조사에 따르면, 직장 없는 미국 성인의 51%가 혼자 지낸다(10년 전엔 46%). 전체적으로 직장을 가진 미국인 중 독신인 비율은 38%다. 셔먼 박사는 경제 문제 외에도 사람들이 독신을 선택하는 이유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용적이고 정서적인 경우도 많다. 결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결혼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이유에서 데이트를 한다. 어떤 사람은 재미를 추구한다.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반면 일부는 좀더 진지한 관계를 원한다.”

셔먼 박사는 자신을 ‘로맨틱’한 사람이라고 묘사했지만 남녀 관계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이 모두에게 적합한 남녀 관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결혼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인생의 전기가 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결론으로, 교회공동체는 조만간 독신혼이나 나홀로족에 대한 사역을 감당해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성경적인 관계 즉 결혼과 서로 돕는 베필의 필요성을 역설해야할지를 진지하게, 기도하면서 준비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