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김우제

26. 김우제

손상웅 목사 (SEED선교회 연구실장)

김우제는 金愚濟 또는 金宇濟로 썼고, 영어로는 Kim Woo Chai다. 그는 1878년경에 경기도 강화 교항리의 유력한 양반가정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김상임은 16세에 본 동몽과의 과거에서 상을 받은 준재로 성균관에서 수학한 바 있고 40세에 승부 초시에 합격하였다. 이승환 모친의 선상 세례를 계기로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조지 존스 목사의 헌신적인 열의에 감동을 받은 김상임은 존스 선교사와 직접 대화를 나눈 후 기독교로 개종하였다. 그의 개종은 그의 문중뿐만 아니라 그의 동료 유학자와 그의 제자들을 통하여 강화 지역 복음화에 결정적 계기가 된다. 1894년 10월에 존스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1896년 5월 교항 교회의 최초 지도자가 되었고, 1898년에는 전도사 직분을 맡아 10여 곳의 교회를 목회했다. 1902년 4월 집사 목사 안수자로 내정되었는데 열병 환자를 심방한 후 열병에 감염되어 김상임은 1902년 55세의 일기로 소천하였다.

강화읍교회 전도사

아버지 김상임 전도사를 이어 김우제는 전도사가 되어 1903년 강화읍 교회 제2대 전도사로 파송되었다. 그는 기독교 신앙과 민족의식을 조화시킨 목회를 지향하여 신앙교육과 민족 계몽을 균형있게 실천했다. 특히 그의 영향으로 이동휘가 기독교인으로 개종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동휘는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국무총리를 역임했던 민족 지도자였다. 강화읍교회는 오늘날 강화중앙교회가 되고 있다.

하와이 선교사

홍승하가 하와이에서 조선으로 귀국하면서 존스 선교사는 김우제를 한인 선교를 목적한 선교사로 하와이로 파송한다. 선박 기록부에는 그의 직업이 복음을 전하는 자 Evangelist로 쓰여 있고, 호놀룰루가 종착지로 기록되어 있음에서 분명하다. 그는 몽골리아 선박을 타고 1905년 8월 8일에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일본 제국의 간섭으로 이 배는 하와이 한인 이주의 마지막 배가 된다. 이로써 김우제는 미국 북감리교 조선 선교부가 파송한 마지막 선교사로 기록된다. 당시 그는 27세의 기혼자였으나 단신으로 하와이로 갔고, 수중에는 30불을 소지하고 있었는데 이 돈은 강화읍교회가 헌금한 선교비로 보인다. 그런데 김우제가 원래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표를 구입하였고, 동행한 문경호 권사가 설득하여 호놀룰루에 머물게 된 것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문경호는 1904년 3월 14일 하와이에 왔다가 한국을 방문하고 하와이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문경호는 제물포 내리교회 권사였다. 그래서 문경호의 추천으로 김우제는 미국 북감리교 하와이 지방회 감독 존 W. 와드만 목사를 돕겠다고 지원하였다고 한다. 김우제는 미국 북감리교 하와이 지방회가 정식으로 파송한 교역자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평신도 교역자로서 한인교회의 지도자 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가 문경호와 더불어 호놀룰루를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던 때까지다. 길어도 4개월 정도가 된다. 1905년 일제의 대한제국 침략이 노골화되자 미주 한인들은 한인의 보호와 일제에 대항할 강력한 단체를 긴급하게 요청한다. 이에 따라 1905년 4월 5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공립협회가 창립되었다. 본 공립협회는 친목회의 확장이었다. 본 협회의 목적은 동족 상애, 환란 상부 그리고 항일 운동이었다. 그 해 11월 14일에 공립협회 회관이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스트리트에 3층 건물에 설치되었고, 공립협회는 그 달 20일부터 공립신보를 발행하였다. 이 무렵 김우제는 문경호와 더불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다. 공립신보가 첫 신문을 발간한 1905년 11월 20일 이후다. 1906년 1월 8일자의 공립신보에 따르면 그는 공립협회 상항지방회에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본 신문의 ‘신입회원’이라는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그가 공립협회 상항지방회에 박제순, 김경일, 백낙범, 김응규, 임성오, 김장연, 서정우 등과 함께 가입하였다. 김우제의 공립협회 회원 가입은 미주에서의 민족사랑의 첫 모습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잠깐 머문 김우제는 같은 주의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사데나로 이주한다. 1905년 12월로 보인다. 그는 파사데나에 있던 ‘그린 호텔’에서 노동한다. ‘그린 호텔’은 이스트 그린 스트리트 50번지(50 East Green Street)에 있었고, 호텔이 ‘그린’ 길에 있었음으로 ‘그린 호텔’이 된 것 같다. 그 해 12월 9일 김우제의 민족사랑은 계속된다. 그는 남가주 나성 인근의 파사데나에서 장 경, 방사겸, 이병호, 김밀리사, 변창수, 서택원 등과 함께 대동교육회를 창설하고 김우제는 그 회장에 선임되었다. 본회는 미국에 유학 온 한인 유학생들의 교육 진흥을 목적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감리교 전도사

1906년 1월 27일자의 신한민보는 ‘목사사임’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로스앤젤레스 한인 감리교 예배처소의 평신도 목사 ‘전도사’ 신흥우가 본 예배처소의 교인의 충고를 받고 전도사직을 사면하였는데 그 대신에 김우제가 전도사가 되었다는 보도를 기사화했다. 그런데 나성한인연합감리교회 역사에는 신흥우 전도사의 사임이나 김우제 전도사의 부임에 대한 기록은 없고 신흥우 전도사가 계속 교회를 목회한 것으로 적고 있다. 공립신보의 기사에 오류가 없다면 김우제가 미국 북감리교 남가주 연회에서 그를 전도사로 임명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다음 질문은 그가 얼마나 오래 전도사직을 수행했느냐다.

대동보국회

1906년 2월 대한제국이 ‘해외 한인의 일본 영사보호’를 선언하였다. 이듬해 1907년 3월 대동교육회는 대동보국회라고 명칭을 변경하고 민지계발과 국권회복을 표방하고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대동보국회는 중앙회와 지방회를 분립시켜 중앙회는 샌프란시스코에 설치하고, 스탁톤, 프레스토, 칼린, 덴버, 솔트레익 시티 등 5개 처에 지방회를 두었고, 그 해 10월 본 회가 대동공보를 창간한다. 1910년 5월 대동보국회는 미주 국민회와 통합하고 대한국민회로 출발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 민족을 사랑하는 김우제도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다.

레들랜즈 한인감리교 예배처소

1909년 김우제는 나성에서 차를 이용할 경우 동쪽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레들랜즈에 거주하고 있었다. 당시 한인들은 이곳을 자동(紫洞) 또는 자지(紫地)로 불렀다. 그런데 레들랜즈 한인감리교 예배처소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곳의 대부분의 한인들은 공립협회에 소속되어 있어 대동보국회 회원이었던 김우제와의 상이한 정치적 이념 때문에 활동 보폭이 좁았을 것이다. 1909년 당시 한인감리교 예배처소는 새크라멘토 11번지에 있었다.

1909년 5월 19일자 신한민보, 그의 이름이 아랫단 왼쪽에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김우제의 민족사랑은 계속된다. 그는 1909년 5월경에 전명운과 장인환을 위하여 7불을 기부했다. 이들 두 사람은 1908년 친일파 미국인으로 대한제국의 외부 고문이었던 더럼 W. 스티븐스가 도미하여 일본의 보호가 한국인에게 유익하며 한국인들도 환영한다는 망언에 격분하였는데 장인환의 권총에 저격을 당하고 절명하였다. 이에 네이던 코플란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정에 서게 되었는데 김우제가 이 재판비용으로 기부한 것이다. 신한민보 1909년 10월 13일자의 ‘동포귀국’이라는 제하의 기사는 김우제가 박택성과 함께 작일 천양환 선편으로 귀국하였다. 1905년 8월 8일에 하와이에 도착한 이후 4년 넘게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하면서 하나님의 교회를 섬겼다. damien.soh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