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도는 존 위클리프, 틴데일 영어성경 기초로 킹제임스 발행

Q: 저는 그동안 한글 성경만을 읽다가 요즘 ESV 영어성경을 읽으니 성경에 대한 새로운 재미가 납니다. 영어성경이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온 책(version)은 무엇인지요? -팔로스 버디스에서 상

A: 성경전체를 영어로 번역하려는 첫 시도는 14세기 신학자인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시대에는 로마카톨릭의 영향 하에서 라틴어번역 성경인 벌게이트(Vulgate)역이 주로 사용되었으며 성경 말씀은 일부 종교인들과 지도층만이 접근할 수 있었으며 이해가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존 위클리프는 라틴어 벌게이트역을 영어로 번역했습니다. 존 위클리프의 이름을 본 따 위클리프성경(1382)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존 위클리프는 당시 카톨릭의 교리와 관습을 말씀에 비추어 비판하며 성경 말씀을 전하다가 평안하게 생애를 마감했지만, 사후 40여 년이 지난 후 교황의 지시에 의해 그 무덤이 파 헤쳐져 강물에 버려지는 등 탄압을 당해야 했습니다. 당시의 영국교회는 교육받지 못한 평신도들이 성경을 읽는다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교회는 성경을 교육받은 성직자들의 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원은 교회의 가르침과 성직자가 인도하는 성례를 통해 온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클리프의 책과 번역 성경은 불태워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성경을 원어에서 번역하여 인쇄되어 나온 책은 윌리암 틴데일(William Tyndale) 성경입니다. 윌리암 틴데일은 종교개혁자이자 성경 번역자로서 어학에 능통하여 라틴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뿐 아니라 특히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능통하여 성경을 원어로 읽고 연구하는데 몰두하였습니다. 그는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의 무지를 보고 “성경을 자국어로 읽도록 하기 전에는 그들을 진리가운데로 인도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국왕인 헨리 8세는 성경번역을 금지했고 교회의 권세자들이나 카톨릭 성직자들도 성경번역을 반대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국을 떠나 독일로 가서 함부르크와 비텐베르그를 오가며 비밀리에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문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525년 퀼른에서 최초로 영어 신약성경을 비밀리에 인쇄했습니다. 그는 인쇄술을 이용해 많은 성경을 영국으로 보냈고 압수되기도 했지만 영어 성경을 얻은 영국 사람들은 진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결국 구약도 번역에 들어갔고 마침내 신구약 성경 전체를 영어로 번역하여 인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쇄공의 배신, 도피, 경제적인 어려움 등 수많은 어려움과 방해 가운데서도 그는 비밀리에 인쇄한 성경을 출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영국교회 비밀요원의 제보로 체포되었고 헨리 8세에 의해 이단으로 정죄되었습니다. 그는 공인된 라틴어판 벌게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전에서 성경을 번역했다는 이유로 목이 잘린 그의 시신은 화형용 기둥에 묶여져 다시 불태워졌습니다. 이때 그의 나이가 42세입니다. 틴데일이 죽은 지 75년 만에 1611년 틴데일의 영어 성경번역을 기초로 킹제임스 성경(흠정역, King James Version)이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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