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이희숙 사모

사모가 받는 스트레스 요인 및 관리

■ 사모단상 박 모 사모는 새 교회에 부임해서 몇 분들과 친하게 지냈다. 그랬다가 “특정한 사람과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라”는 충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 후 아파트를 새 지역으로 옮겼는데, 새로 이사한 곳에 성도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성도로부터 “한 사람하고 아파트 주차장에서 3분 이상 대화하지 말라”고 경고를 받았다. 그래서 3분만 말하고 바람같이 사라졌다. 그랬더니 “사모가 대인기피증이 있다”라고 비난을 받아 그 후 사람 만나는 것이 너무 무서워 6개월 정도 집에서 침대에 누워있고 밖에 전혀 나가지 않았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빠져 피자만 시켜 먹었더니 살이 엄청 쪘다고 호소했다. 사모들은 교인들로부터 한마디 들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물기 전에 또 다른 상처를 받는다. 교회 갔다가 바로 집에 들어와서는 밖에 나가지 않으니까 딸아이는 “우리 엄마는 늘 아파요”라고 할 정도가 됐다. 미주 모 기독언론에 나온 어느 사모의 신앙수필의 일부분을 소개한다.

“똑같은 여자 이름 석 자인데 그 뒤에 ’사모‘라는 두 글자만 갖다 놓으면 전혀 딴 사람이 된다. 평범한 가정주부도 아니고 무슨 권위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무게가 없는 사람도 아닌 것이 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나는 사람에게 친밀감은 반드시 주어야 하지만 그 역시 지나치면 안되고 남편과 동행할 때가 많지만 조금만 나서는 것 같아도 벌써 보기가 좋지 않다. 말이 많으면 안 되지만 어디가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이 있어서도 안되는 사람, 항상 웃는 얼굴을 기대하고 있지만 웃음소리가 조금만 커도 안 어울리는 사람, 그러고 보면 ’사모‘란 자리는 세상에 둘도 없는 고상하고 교양 있고 기품 있는 여인에게 마땅한 자리가 될 것이다.” 여기에 우리 사모들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사모가 될 수 있을까? 때마다 일마다 주의를 하고 신경을 쓴다고 되지 않는다. 밤낮 금식하고 기도한다고 그것이 가능할 것일까? 영혼의 아름다움이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그것을 잘 가꾸어 나가려는 ‘자각’, 그 마음가짐이 없으면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필자는 매일 아침 거울에 비쳐진 자신의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내 이름을 큰 소리로 몇 번씩 외치면서 선포한다. “너(희숙) 사모는 하나님의 택함 받는 보배롭고 존귀한 하나님의 사랑받는 딸이다. 하나님의 큰 은총을 받은 (희숙)사모야 두려워 말라! 평안하라! 강건하라!(단10:19)하면서 목사 사모의 긍지를 가지고 산다. 이 글을 읽는 사모들도 자신의 이름을 넣고 한번 큰 소리로 선포해 보기 바란다. 둘째, 남편 목사와 여성도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목사는 교회 안에서 권사님들과 여집사님들, 여선교회 회장들이나 구역장들 그리고 교회 비서와 심방 전도사 등 많은 여성도들을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목회자는 교회에 나오는 모든 성도들을 친절하고 반갑게 대해 준다. 그래서 집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그러한 대우를 받아 보지 못한 여자 성도들이 교회에 와서 목사님에게 부드럽고 친절한 대우를 받으니 자기도 모르게 목사님을 좋아하게 될 수 있다. 또한 성도들은 목사님의 말씀에 은혜를 받고 목사님을 존경하고 영적으로 사모하며 좋아하게 되는데 때로는 이러한 영적 사모함이 이성적인 감정으로까지 승화되어 목사님을 짝사랑하다가 한순간 잘못 판단하여 목사를 유혹의 덫에 걸려서 넘어지게 한다. 그리하여 목회에 치명적인 결과까지 초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목사는 성직자이지만 죄성을 가진 한 인간이자 남자이기 때문에 사모는 남편 목사의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다. 필자가 사모학 세미나를 인도하다보니 세미나에 참석하였던 사모님 중에 이런 고민을 상담해오는 사모도 적지 않았다.

어느 교회 목사님은 심방 전도사가 급하게 심방이 필요한 가정이 있다고 해서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여전도사와 함께 그 교인의 집으로 차를 타고 급히 달려갔는데, 나중에 “목사님이 여전도사와 새벽같이 차를 타고 질주하는 것을 보았다”라는 이상한 소문이 퍼져 한동안 교회가 어려움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여튼 사탄은 지도자인 목사를 넘어뜨려서 교회를 파괴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목사는 심방할 때나 여성도를 상담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사모를 참여시켜야 한다. 만일 사모가 동참할 형편이 안되면 목사는 여성도와 단둘이 있지 말고 심방을 가지도 말아야 한다. 그리고 꼭 심방을 해야 한다면 다른 성도들과 함께 가서 쓸데없는 오해나 시험에 드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은 평생 자기 옆자리에는 자기 사모 외에는 절대로 다른 여자를 앉지도 못하게 하는 철저한 규칙을 지키며 목양하였다고 한다. 필자가 풀러신학교에서 공부할 때 하트교수(Dr. Hart) 목사의 ‘개인적 성장’이라는 강의를 듣고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때 교수님의 부인인 캐더린 사모께서 특강을 하시면서 사모들에게 이러한 권면을 하셨다.

남편 목사가 설교를 마치고 성전 문 앞에 서서 성도들에게 인사를 받으면 성도들은 모두 은혜 받았다고 악수를 하면서 “Pastor, you are so wonderful!”(목사님 당신은 참 훌륭하십니다)하고 인사를 한다. 그때 사모는 멀리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지 말고 꼭 남편 목사님 옆에 딱 붙어 서서 “I am the Mrs. wonderful! I am the wonderful pastor’s wife!”(제가 바로 그 훌륭한 목사의 아내입니다)하면서 인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남편 목사가 그렇게 훌륭하게 되는데 옆에서 그의 옷을 빨아주고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주고 그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는 사모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사모들도 함께 인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필자는 주일날 예배를 마친 후에 꼭 목사님 옆에 서서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교회에서 무슨 행사 후에 혹시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도 목사는 자기 사모가 꼭 자기 옆에 서도록 사모를 챙겨야 한다. 아니면 사모가 스스로 자신을 챙겨야 한다. 필자의 남편은 다른 사람이 다 참석했어도 자기 사모가 곁에 없으면 사진 찍는 것을 기다려서라도 사모가 참석한 후에야 기념사진을 찍는다. 타 교회 창립부흥성회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 본 교회 담임목사님은 자기 ‘에제르’ 사모를 찾지도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 오히려 강사로 간 남편 목사가 “본 교회 사모님, 어서 오세요”하고 챙겨 드린다.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