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1982년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캘링은 ‘깨진 유리창의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발표합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처리하지 않으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우연히 집 근처에 쓰레기를 버렸는데, 집주인이 이를 방치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곳에 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고, 결국은 쓰레기장으로 변해 버리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깨진 유리창은 바로 즉시 수선해야 한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이론’이 주는 교훈입니다. ‘이 정도는 적당히 넘어가도 괜찮겠지?’라며 지나갔던 하나의 작은 죄와 행동을 경홀히 여기면 결국 그 사소함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이 됩니다. 바늘 하나 훔치는 작은 일을 고치지 않으면 결국 그 도벽이 자라나 소도둑이 되고 맙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그 욕심은 죄를 낳고, 그 낳은 죄는 죄의 속성상 자라나기 때문에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사망은 이렇게 작은 욕심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영적 민감함으로 나의 작은 죄와 행동들을 위기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마귀에게 틈”(엡4:27)을 주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깨진 유리창을 즉시 발견하고, 고쳐야 이후에 닥칠 큰 위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회개”입니다. 겉모습, 치장, 외모, 학력, 재력, 지위 등등 스펙이 좋다고 속이 깨끗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용모와 키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고 하셨습니다(삼상16:7).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너는 먼저 안을, 속을 깨끗이 하라”(마23:26).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이제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사순절은 우리의 속을, 안을 깨끗이 하는 기간입니다. 40일 동안 집중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빗자루로 죄를 쓸어내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죄를 깨끗이 씻어내고, 나 자신의 못된 생활의 습관들과 성격, 성품들을 절제하고 죽이며 지냅니다. 경건에 이르는 자기훈련입니다. 이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정결한 마음과 심령과 영혼과 생활에 맞이하는 준비입니다. 버릴 거 버리고 채울 거 채워야 합니다. “채움, 채워짐은 비울 때” 이뤄집니다.
사순절 “십자가의 비움”은 “부활의 채움”을 준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3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예수 부활은 신앙의 고백과 더불어 역사적 사건입니다. 옥스포드 대학의 역사학 교수였던 토마스 아놀드(Thomas Anold)는 "나는 여러 해 동안 과거의 역사를 연구하고 그 사실을 조사하고 이에 대하여 기록한 문헌과 유물을 고증하여 그 사실 여부를 조사하여 오는 중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표징, 곧 그리스도가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보다 더 분명하고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을 인류 역사에서 나는 보지 못하였다"고 말합니다. 파스칼은 "만일 예수의 제자들이 서로 의논해서 예수의 부활을 거짓으로 만들어냈다고 가정해보자. 그중 한 사람이라도 본심에 돌아갔더라면 예수의 부활이란 전부 붕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순교를 하면서까지 진실성을 보여주었다. 만약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과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하였습니다.
기독교의 부활은 “사실 사건” 입니다. 그리고 나도 부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예표”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굳이 광야에서 3가지 시험을 당하셨어야만 하셨을까? 굳이 직접 십자가에 못박혀 고통 속에 돌아가셔야만 하셨고, 부활승천 하셔야만 하셨을까? 그냥 간단하게 십자가에 달린 예수와 부활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것을 믿으면 구원과 영생을 얻는다고 해도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와 똑같은 인성을 지닌 육신으로 오신 분으로서,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당하는 시험과 유혹을 어떻게 물리칠 수 있는가? 우리들의 죄는 어떻게 씻기어질 수 있는가? 우리들도 부활할 수 있는가?를 직접 보여주시기 위해 그 모든 공생애를 보내셨습니다. “예수 부활”은 나도 사망 권세, 죽음을 이기고 영생을 누리며 부활에 참여하는 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신 “사실 사건의 예표”입니다.
동네에 언제나 기쁨으로 얼굴이 빛나는 꽃장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늘 그것을 궁금해 하던 한 단골손님이 어느 날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걱정 근심이 전혀 없으신가 봐요”, “천만에요. 내게도 역경과 고통이 있답니다. 그러나 난 ‘3일의 비밀’을 가지고 있답니다. 걱정거리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실 줄 믿고 3일을 기다리는 것인데, 이는 무덤에서 3일 만에 부활하신 주님을 믿기 때문입니다. 때론 숫자대로 3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주님의 부활 원리는 늘 동일하답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떤 암흑 같은 고난일지라도 광명의 열매로 끝난답니다.” “예수의 부활”을 삶 속에서 “나의 부활”로 사시는 할머니이십니다. 우리 모두 “나의 사순절”을 지나 “나의 부활절”을 맞이하셔서, 부활의 주님과 함께 늘 소망 중에 승리하시기를 중보합니다. 해피 이스터! pastor.e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