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비평적 사회학 이야기 (14)

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비평적 사회학 이야기 (14)

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지난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 중에서 “물질 만능주의(Mammonism)”와 “부정부패(Corruption)”, “인종차별(Racism/Racial Discrimination),” “문화간 차별(Cultural discrimination),” 그리고 “남녀차별 혹은 성차별(Gender discrimination/Sexism)”에 대하여 살펴보았으며, 오늘은 “동성애자 차별(Discrimination by sexual orientation)”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실 “동성애(Homosexuality/Homosexualism)”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동성애자(Homosexual)들을 차별하고 그들의 인격과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일이며, 한인 기독교교육이(미국과 한국의 기독교 교육도) 반드시 관여하여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이라고 이야기하고자 할 때, 이는 더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동성애 및 동성애 행위를 인정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간 우리의 이야기들이 계급적, 정치적, 인종적, 문화적, 그리고 성별적 마이노러티(minority)를 소외시키고 차별하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며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위배되기에, 기독교교육은 그러한 차별을 극복하고 교회밖 사회와 교회안 공동체에 정의를 구현시켜 갈 수 있도록 비평적 관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동성애자 차별에 대한 논의도 이러한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도 있다 여기고, 마치 그것이 동성애 및 동성애 행위를 정당화하고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처럼 생각되기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동성애자 차별에 대한 문제는 다소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관련된 개념들에 관한 것인데, 우리에게는 명확히 구분해야만 하는 동성애 관련 3가지 개념, 즉 동성애(Homosexuality), 동성애 행위(Homosexualism), 그리고 동성애자(Homosexuals)가 있다는 것입니다.

동성애란 같은 성의 사람에게 성적지향이 향하는 성적 정체성 및 그 상태를 일컫는 것입니다. 동성애 행위란 확실하고 분명하게 동성과 성적 관계를 실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동성애자란 실질적으로 동성애 행위를 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거나, 같은 성의 사람에게 성적인 이끌림을 느끼며 분명하게 성적지향이 같은 성의 사람에게 향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한 부분이란 것은 동성애 혹은 동성애 행위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 즉 동성을 사랑하는 “사람”을 그 사람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미워하고, 혐오하고, 억압하고, 차별하고, 학대하고, 유린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는 것입니다.

개혁주의 신앙전통을 가장 잘 수호하고 있는 북미개혁교단(Christian Reformed Church in the USA and Canada)은 “동성애” 이슈에 관해 교회가 가져야 할 입장을 아주 분명하게 피력해왔습니다. 동성애 행위(Homosexualism)는 분명하게 비성경적이며,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죄악이지만, 교회는 동성애자들을 이성애자들과 동일하게 대우하고 사랑하고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은 CRC교단의 웹사이트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동성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들이 단지 그들의 성적지향 때문에 교회가 그들을 공동체로 수용하는 것을 거절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전심으로 그들을 받아들이고 사랑과 지원과 격려를 베풀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뜻하신 바는 기독교인인 동성애자들에게도 모든 다른 기독교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제자가 되고, 거룩한 순종을 하고, 그리고 받은 은사의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에, 회중의 삶과 회중적 직분 안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이성애자 기독교인들에게와 동일하게 동성애자 기독교인들에게도 제공되어야 합니다”(https://www.crcna.org/welcome/beliefs/position-statements/ homosexuality). 이 교단에서는 따라서 동성애자이더라도 순결서약을 한 경우에 한해서는 (일생 동안 동성애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서약), 목회자로서 섬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위에서 밝힌 북미개혁교단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한인 기독교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동성애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통찰하고 있습니다. 첫째, 동성애 행위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매우 비성경적인, 분명한 죄악이라는 점입니다(창19:1-11, 레18:22; 20:13, 롬1:27 등). 사실 이는 교단에 따라 약간씩 다른 강조점들이 있을 수 있으나, 일부 진보적인 교단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류 교단들이 동의하고 있는 바입니다.

둘째, ‘동성애 및 동성애 행위’와 ‘동성애자’에 대한 견해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양자를 뒤섞어서 생각한 것에서 기인하여,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그 인권과 인격을 무시하며, 교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또 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동성애, 동성애 행위, 혹은 동성결혼을 인정한다는 것(또는 동성애자가 목회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는 것)과 동성애자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셋째, 두 번째와 연속성상에서 설명되는 부분으로서, 동성애 혹은 동성애 행위 자체는 하나님 보시기에 죄악이지만, 동성애자들에 대해서는 사랑과 수용의 입장을 가지고 우리 공동체 안으로 받아 안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교회 안팎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주신 은사들을 가지고 신명 나게 헌신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개혁주의적 입장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 한인 기독교교육이 마주하고 있는 이 미국 사회는 2015년 6월 26일 전국적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며, 한인들도 다수 소속되어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류교단 중 하나인 미국장로교(Presbyterian Church of USA)는 순결을 지키고 있지 않는 동성애자의 목사안수(2010), 동성결혼 그 자체 및 그 주례 등(2014)을 합법화했습니다. 이에 경각심을 가지고 동성애 관련 사안들에 대처하고 관여해야 함이 분명하고, 따라서 동성애자들에 대해 관대한 입장이 혹여 동성애 및 동성애 행위에 대한 관대한 입장으로 진화되는 것을 경계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동성애자들 역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적 호 불호의 차원을 넘어서, 동성애자의 인권과 인격과 권리를 옹호하여야 하고, 차별하고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동성애자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 형제자매 되는 것을 막을 권리도 우리에겐 없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sinaichung@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