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사람

김풍운 목사 (벅스카운티장로교회 담임)

예레미야 15장 1절(“여호와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모세와 사무엘이 내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나는 이 백성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그들을 내 앞에서 쫓아낼 것이다”) 말씀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와 사무엘을 얼마나 신임하셨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참 아름다운 지도자들이다. 미국도 한국도 지도자들이 많다. 그리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특별히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을 앞에 둔 조국을 생각하며 기도할 때 정말 누구를 믿어야할지 모르겠다. 이러한 때에 필자는 일평생 아름다운 지도자로 백성들을 섬겼던 사무엘에 대하여 생각하므로 자신과 나라와 교회를 위한 기도제목을 찾고자 한다.

첫째, 사무엘은 맡은 일에 부지런히 충성한 지도자였다. 사무엘상 7:15-16을 보면 “사무엘은 평생 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일하였다. 그는 해마다 벧엘과 길갈과 미스바로 순회하면서 그 곳의 모든 소송 문제를 처리해 주었다”라고 되어 있다. 성경은 곳곳에서 책임을 맡은 자들에게 충성과 부지런함을 강조한다. 예수님께서는 부지런히 충성한 종들이 칭찬과 상을 받고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교인들에게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고 편지했다. 솔로몬은 잠언을 통하여 왕자들에게 부지런한 것에 대하여 너무 많이 강조하였다. 사무엘이 외모가 훌륭하다든지 세상의 능력이 많아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맡겨주신 일에 부지런히 충성하므로 신임하신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 사무엘은 기도 많이 하는 지도자였다. 어린 사무엘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모두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사무엘상을 읽어보면 그는 특별히 자기에게 섬기라고 맡겨주신 백성들을 위하여 쉬지 않고 부르짖어 기도한 지도자임을 알게 된다. 그가 사울을 왕으로 세우고 일선에서 물러나며 “나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중단함으로 여호와께 범죄 하지 않을 것입니다”(삼상12:23)라고 말한 것은 우리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든다. 미국인들이 링컨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존경심이 많은 것은 그가 누구보다도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기도를 많이 하였기 때문이라고 믿어진다.

교회에 새로 부임한 어떤 목회자 이야기다. 키도 크고 잘생기고 영어도 유창하게 하고 박사학위도 가졌지만 그의 설교를 통하여 교인들이 은혜를 받지 못함을 느끼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은퇴한 전임목회자는 영어도 서툴고 외모도 그만 못했지만 교인들은 그의 설교를 들을 때마다 많은 은혜를 받았다는 말도 들리기 시작하자 오래 전부터 교회를 섬겨온 사찰집사에게 전임과 자신의 다른 점에 관하여 묻게 되었다. 사찰집사는 “다른 것은 잘 모르겠는데 분명한 한 가지는 가끔 예배당에 들어가 보면 전임목사님은 앞쪽에 앉아서 흐느끼며 기도하시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라고 말했고 그 후 신임 목회자는 기도를 많이 해야 할 필요를 깊이 깨닫고 실천하니 설교가 점점 더 은혜롭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맡겨주신 사명과 백성들을 위하여 기도하던 사울을 신뢰하신 하나님은 오늘도 그러한 지도자들을 찾고 계신다. 우리 모두 더 많이 기도하는 자리로 돌아가자!

셋째, 사무엘은 남을 속이지 않는 진실한 지도자였다. 사무엘상 12장 4절에 “당신은 우리를 속이거나(cheat) 못 살게 군 일이 없으며 단 한 번도 뇌물을 받은 일이 없습니다”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은 백성들이 지금까지 보아온 사무엘에 대한 증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를 모세와 함께 신뢰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남을 속이는 거짓말쟁이를 싫어하신다고 말씀하신다. “여호와께서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이 일곱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교만한 눈과, 거짓말하는 혀와, 죄 없는 자를 죽이는 손과, 악한 계획을 세우는 마음과, 악을 행하려고 빨리 달려가는 발과, 거짓말을 토하는 거짓 증인과,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이다”(잠6:16-19). 일곱 가지 중 세 가지가 남을 악한 목적을 가지고 속이는 것이니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족과 이웃과 교인들과 국민을 속이는 사람들을 과연 믿으실 수 있을까?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캐나다 총리를 세 번 지낸 쟝 끄레띠앙(Jean Chrétien, 1934- )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맺고자 한다. 그는 19형제 중 18번째로 태어났는데 한쪽 귀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아였고 안면근육이 마비되어 얼굴모양도 일그러져 보이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약점을 가고 성장한 정치인이었다. 총리 선가유세 중 자신이 말을 제대로 못하는 점에 관하여 양해를 구하며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자기의 마음을 믿어 달라고 말했을 때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 나라의 총리가 될 수 있습니까?”라는 야유를 듣게 되었다. 그 때 그가 어눌하지만 단호하게 한 말이 너무 귀하다. “그렇습니다. 저는 말을 잘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거짓말은 안합니다.” 캐나다 국민들은 그러한 그를 믿고 지지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맡은 일에 부지런히 충성하는 사람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기도하는 사람 국민을 속이지 않는 진실한 사람 곧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미국과 조국을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하자! 나라와 교회와 선교지가 하나님이 믿을 수 있는 지도자들로 채워지도록 기도하자! pwkim5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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