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성 개발에 집중할 때!

지금은 영성 개발에 집중할 때!

이 희 갑 목사 (아주사퍼시픽 대학교 교수)

오늘의 교육위기는 아이들의 영성을 소홀히 했기 때문!

1983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국의 교육을 자성하는 매우 중요한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위기에 처한 나라: 교육개혁의 절박성(A Nation at risk: The Imperative for educational reform)’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당시 미국의 교육이 절대 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대로 가면 미국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이야기였다.

미국은 처음으로 당시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그들의 아버지 세대에 비교하여 뒤떨어지고 있으며, 예를 들면 1963-1980년 사이 SAT시험의 말하기 영역은 50점이, 수학의 경우 40점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엄청난 재정과 관심이 미국교육의 부흥과 개혁을 위해 사용되었다. No Child Left Behind 혹은 최근의 Common Core Standards에 이르기까지 많은 법안들이 통과되어 미국교육의 부흥을 부르짖고 있으나 그 결과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다. 왜 그런가? 뭐가 잘못되었을까? 많은 교육 이론가들이 그 이유를 찾고 있지만 근래 한편으로부터 들려오는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점차로 소외되거나 빠지고 있는 미국교육의 영성에 대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교육학자인 Nord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 공교육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갈등, 십대의 미혼모 문제, 갱 활동, 왕따 현상의 근본적 문제는 학생들의 영적인 공허감 혹은 영성의 결여에 있다고 보았고 교육심리학자인 Noddings은 미국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은 교사들의 사랑과 영성으로 무장된 마음이 학습현장에서 아이들에게 향할 때 문제를 치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였다. Rachael Kessler 역시 교육현장에 나에 대한 자각을 심어주는 혼이 있는 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이 모든 영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성이란 무엇인가? 영성이란 자신을 둘러싼 세계 및 환경의 초자연적 상황/존재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탐색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탐구에는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탐구, 나와 다른 사람들간 관계 탐구, 그리고 나와 다른 피조물간 관계를 탐구하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영성을 위한 기독교 교육의 과정을 설계할 때 Roger White(2012)는 아래와 같은 내용을 가르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표1 참조>

결국 영성이란 체계적인 개념으로 논리, 도덕적 사고, 남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세계 질서를 이해하고, 권위에 순종하며, 사회적 자각, 상징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파악함. 영성은 체계적이어서 많은 구조가 함께 모인 개념, 예를 들면 도덕적 사고, 감정, 행위의 세 가지 개념. 도덕적 사고라 함은 도덕적, 영적 판단력, 의사결정 능력을 말함이고 도덕적 감정은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지역사회 및 공동체를 위한 아픔, 동일시하는 태도, 그리고 도덕적 행위는 윤리적 사고에 기초하여 자신의 삶을 행동 짓는 것을 말한다.

영성의 발달은 한 사건으로 끝나는 단편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생 동안 주님을 계속 닮아가는 점진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신학자 Ortberg에 의하면 영성 발달은 하나님의 주도로 각 개인들이 참여하는 일생에 걸친 근원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왜 영성 개발이 중요한가? 첫째, 영성은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 삶의 방향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의와 불의를 어떻게 구별 지을 수 있는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나를 자각할 뿐만 아니라 창조주의 뜻대로 살려고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 다시 말하면 영성이란 Nouwen이 주장한대로 자기 가치, 사회의 헌신, 스스로를 옳은 방향으로 계속 인도하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영성 교육을 통하여 학습자는 자기 의미를 발견함으로 개인적 정체성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 영성 발달의 특성을 우리는 잘 살펴보아야 한다. 영성은 다른 인간발달의 영역의 한 부분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발달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즉 사람은 일생에 걸쳐 신체적, 지적(인지적), 사회적, 정서적, 도덕적 발달을 이루어가지만 이러한 발달의 근저 즉 가장 중요한 바탕은 영성이라는 사실이다(Barna, 2003). 그래서 Palmer는 영성은 모든 학과목에 다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성 발전의 단계

영아기에서의 영성 발달 영아기에서는 부모님 혹은 영아들을 위하여 신뢰와 애착의 관계를 통하여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자라난다. 부모님들의 관심, 보호, 항상 돌보심 등은 결국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나서 하나님을 경험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James Fowler는 이러한 영성 단계를 원초적(primal) 혹은 미분화된(undifferentiated) 믿음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이때는 여전히 부모님의 도움과 보호를 통하여 세계를 인지하고 경험한다. 부모님의 목소리, 감정, 표정, 터치를 통하여 초자연적 세계를 이해해 간다. 유아기(2-6살)의 믿음은 아이들의 상상, 직관, 비현실적 개념에 의하여 종종 표현되고는 한다. 믿음은 마술적, 상상적, 직관적, 비논리적 그러면서 환상과 미스테리가 가득한 그들만의 경험을 구축해 나가는 단계이다. 이때 아이들은 그들의 믿음을 이렇게 표현하곤 한다.

“내가 세상의 중심으로 느껴요. 밤에 하늘에 있는 달이 내가 가는 곳마다 나를 쫓아와요 모든 게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요” 혹은 “때로는 죽음이라는 것은 아마 몬스터가 사람을 데려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근데 엄마 아빠가 내 곁에 있으면 나는 괜찮아요” 이 단계의 신앙을 James Fowler는 직관적, 투사적(Intuitive-projective) 신앙 단계로 불렀다. 이때 아이들의 영성을 가르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야기, 상징, 예시를 통하여 아이들에게 직관적인 경험을 하게 함으로 그들이 세계에 대한 의미와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을 자극하는 것이 좋은 학습 방법일 것이다.

유아기가 감성적, 추상적 시기라면 초등학교 때쯤 되면 아이들은 보다 구체적, 경험적 시기이며 아이들의 영적 발달은 한층 더 심화한다. 인지 발달이론을 주장한 스위스 심리학자인 Jean Piaget에 의하면 이때는 아이들이 구체적 조작 단계(concrete operational stage)에 들어가는 시기이다. 이때는 시간, 공간, 우연성 등의 현실감을 아이들이 확립해가는 단계여서 영성의 발달도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듣고 경험하는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 단계를 James Fowler는 신화적, 그러나 글자 그대로를 믿는(mythic-literal faith) 믿음의 단계라고 불렀다. 이 단계의 아이들은 대략 이렇게 표현한다. “제가 보기에는 하나님은 늙으신 할아버지라고 생각해요. 또는 야구시합에서 심판, 혹은 정치하는 사람, 잘못한 사람을 혼내주는 경찰관이지요.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사람이지요. 왜냐면 사람을 죽이니까요. 그 사람에게 지구, 우리가 사는 곳을 보호하기 위하여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할 거예요.”

Barna(2003)의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의 영성, 도덕성의 발달은 보통 9살 전후해서 틀이 잡혀져 간다고 한다. 이 시기에 가장 좋은 영성 개발 방법은 가족들의 가치와 함께 하면서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삶의 가치를 다른 사람, 지역사회, 친구 및 세계로 확대시키도록 한다. 성경의 이야기, 예화, 상징이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세계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 가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이 시기의 아이들의 영성을 발전시키는 좋은 기회가 된다. 사춘기 초기 특히 중등학교 시절의 영성은 믿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전통적인 교회의 예배나 원칙을 그대로 수용하고 믿음의 가치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시기이다. 물론 선과 악의 기준이 나름대로 생기고 대인간 관계의 중요성도 매우 강화되는 시기이다. 그래서 James Fowler는 이 시기를 종합적, 인습적 신앙(Synthetic-conventional faith)의 단계로 불렀다.

사춘기 후반 특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문제가 영적 정체감에 대한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등의 고민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를 기초로 사람은 자기 고유의 영적 가치와 헌신을 구축하여 성인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James Fowler는 이 단계를 개인 성찰적 신앙(individual reflective faith) 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성인기의 영성 발달은 인생의 많은 경험과 어려움을 통하여 의미를 파악하고(이를 James Fowler는 연결적 신앙, conjunctive faith) 그리하여 가장 성숙된 영성의 단계인 보편적 신앙 단계(James Fowlers는 universalized faith라고 부름)로 접어들게 된다.

영성 개발, 교회의 일차적 관심 영역

영성 발달은 점진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야 한다. 점진적이라는 것은 일평생에 걸쳐 계속 성화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예를 들면 부흥회, retreat, 특별기도회 등)에 참여한다고 해서 영성이 특별히 발전되거나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혹 그런 경우가 있다 해도 그것은 그러한 특별 프로그램 이후에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 둘째, 체계적이라는 것은 영성 발전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혹은 개인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전 영역에 걸쳐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명기 6:5-9에 모세는 이점에 대해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영성은 믿음이 각 개인 전 영역에 닿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영성 개발을 의도적 전 커리큘럼에 확산되어야 한다. 모세는 아이들에게 과거 하나님이 그들 조상에게 어떻게 행하셨는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이를 기억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곧 유대인의 교육방법이기도 했다. 유대인들은 늘 절기를 통하여 하나님이 그들 조상에게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그들의 자손에게 가르쳤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가족/교회 달력을 만들어 가족/교회 구성원들이 한 해 여러 날들을 특별하게 기억하면서 서로를 믿음 안에서 있도록 격려함이 좋다. 기독교 절기의 의미를 똑바로 가르칠 뿐 만 아니라, 한인들의 이민 역사와 그 과정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개입과 은혜, 사랑을 후손들이 느끼도록 가르쳐야 한다. 나아가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아이들이 영성 발달을 위하여 잘 기획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각 주일마다 새로운 테마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이해하도록 가르치도록 하고, 또 믿음 안에서 모델을 보이는 사람들을 초대하여 이들로부터 간증을 듣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homson Randall는 그의 책 A standard of living adequate for children’s spiritual development(1999)에서 아이들의 영성 개발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첫째, 사람은 각자 자기의 환경과 경험을 통하여 영성을 표현하고 드러내게 된다. 아이들의 영성의 표현이 교사들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윽박지를 필요는 없다. 결국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성숙된 영성으로 발전되어갈 것이다.

둘째, 아이들에게 영적 관찰, 경험을 표현할 기회를 주고 표현된 바를 칭찬하도록 하라. 아이들 각자의 발표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혹은 가족과 함께 표현할 기회를 함께 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 영성 발전과 계발은 각 개인 스스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내에서 특히 가족과 함께 신뢰, 안정, 공감과 이해의 분위기속에서 행하여져 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이들이 특별히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아이들의 영성이 자라남을 기억하라. 함께 기도해 주고 격려해 주고 그 고통과 힘듬의 의미를 함께 명확화 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영성의 발전과 계발은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되어져가는 과정임을 명심하라. 아이들이 계속되어져 가는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가치와 의미, 개인적 친구 사이에서 혹은 가족적 관계에서 파생되는 기쁨, 슬픔, 고민, 안타까움, 힘듬과 어려움을 계속 파악, 관조하고 이를 승화하는 연속적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가 발전됨을 인식시키고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심을 자각하고 알게 하라. <계속> hlee04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