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우리는 지금, 한인 기독교 교육을 위한 그리고 한인 기독교 교육에 의한 비평적 사회학적 관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Critical Sociological Involvement in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이 이야기는 한인 기독교 교육을 위해(criticism toward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그리고 한인 기독교 교육에 의해 (criticism by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우리 안에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치하거나 방관하거나 하지 않고 적극적인 일련의 관여(Involvement)”를 하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지난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 중에서 “물질 만능주의(Mammonism)”와 “부정부패(Corruption)”, 그리고 “인종차별(Racism/Racial Discrimination)”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오늘은 인종차별과 관련된 기독교 교육적 관여와 연속성 상에 있는 “다문화교육 (Multicultural Education)”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우리 한인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인종차별에 대한 기독교 교육적 관여는 우리 한인들이 미국 사회 내 실생활에서 인종간 상호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양식들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훈련하도록 돕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 우리 한인들 스스로 먼저 다른 인종들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평등하게 여기고 대하고, 그리 실천하도록 교육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교육의 담론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 즉 모든 인종들을 하나님께서 평등하게 창조하셨으며 우리 모든 인류를 동일하게 고귀하고 소중하게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이 “인종”적 상호평등에 대한 것이라면, 다문화 교육은 각각의 다양한 인종들이 민족과 나라로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형성해 온 “문화”에 대한 상호평등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미국사회는 다양한 인종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일 뿐 아니라, 그 다양한 인종들의 문화들과, 그 다양한 인종들이 구성하고 하고 있는 다양한 민족과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는 사회입니다. 문제는 인종적 차별이 해당 인종의 문화 및 민족/나라의 문화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다문화 교육은 이러한 경향성을 지양하고 다양한 문화들의 평등성(Equality), 상호성(Mutuality), 그리고 다양성(Diversity)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더욱 풍성한 삶과 앎을 추구하는 교육입니다. 인종차별과 함께 문화적 불평등은 확실히 우리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이며, 다문화 교육을 통해 이에 대한 기독교적 관여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역자들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인종들과 민족들과 나라들에게는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습니다. 그러한 다양한 문화들이 미국이라는 한 사회에 모여서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사실 이 자체가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문화이기도 할 테지요). 그러나 다양한 문화들이 함께 존재하기는 하지만, 결코 바람직한 모습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종차별에서와 유사하게, 힘있는 사람들의 문화가 기준이 되고, 다른 다양한 문화들보다 고상하고 우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문화와 다른 문화의 양식과 가치는 열등하거나 혹은 심하게는 야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문화에로 동화시키는 교육에 열성을 다해오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문화가 고등하기 때문에 그와 다른 문화, 즉 그들의 입장에서 열등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교화 및 교육의 대상이라 여기면서 말입니다. 이 미국 사회에서는 문화적 평등성도, 상호성도, 다양성도 진정한 의미로 실현되지 못했던 것입니다(뿐만 아니라 국가간 관계에 있어서도 미국의 자문화 우월주의가 존재하고 있지요). 이 때문에 미국 사회 안에 존재하는 많은 다양한 문화들과 그 문화를 가지고 온 혹은 형성해 온 이민자들은 자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부정당해야 했고, 이 때문에 그 자녀들은 정체성의 혼란이 가중되고, 자존감이 곤두박질치고, 열등의식을 갖게 되는 경험을 해야만 했으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으로부터 배운 혹은 배울 수 있었을 풍성한 잠재성을 펼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우리 인간의 삶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와는 정 반대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이웃을 우리 자신과 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며, 평등하고 소중하게 창조한 우리의 이웃을 차별하고 멸시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배우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양한 인종들과 민족들과 나라들로부터 온, 다양한 문화들을 함께 가져 온 사람들이 차별 없이 조화롭게 사는 것에 가치를 두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문화간 우열을 논하지 않고, 우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그리 여기고 그리 행하는 것이 옳지 못한 일임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각 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고 상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우리는 다문화 교육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한인 기독교 교육은 이러한 다문화 교육의 정신을 품고 교육적으로 실천하여 문화적 불평등이라는 이 사회의 깨어짐에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요즈음에는 많은 미국인들과 미국 교회들이 이미 문화적 다양성 및 다문화 교육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를 하나의 사회적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명목상 실행이 있을 뿐 실질적인 실천이 부족합니다. 우리 한인 기독교인들부터 진실하고 유쾌하게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누리며 다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에 있어서 한가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실천의 근거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 및 다문화 교육의 근저가 기독교적 가치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함을 의미합니다. 사실 우리들이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고 다문화 교육을 진행하고자 할 때, 다양한 문화들의 양식과 가치에서 기독교적인 문화와 양식과 가치에 상치되는 부분들을 대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우리가 문화적 불평등에 대해 기독교적 관여를 할 때, 이에 대하여 현명하게 대응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문화 안에 존재하는 종교적인 부분입니다. 한 인종 혹은 민족 혹은 나라의 문화라는 것은 자체는 종교적인 부분을 포괄하고 있는데,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면서 종교다원주의의 논리로 귀결되는 일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 안에 존재하는 종교적인 부분을 해당 문화와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힘들지만 문화와 종교를 동일시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또 다른 예는 상대성과 다양성을 혼돈하는 것입니다. 문화적 다양성과 다문화 교육을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절대진리 부재논리 혹은 상대성 논리로 왜곡시켜서는 안되겠습니다. 따라서 우리 사역자들이 문화적 불평등에 대해 기독교적 관여를 할 때,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고 다문화 교육을 실행할 때, 반드시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묻고, 현명한 분별력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입니다. sinaichung@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