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 그들은 누구인가?

학습자! 그들은 누구인가?

이 희 갑 목사 (아주사퍼시픽 대학교 교수)

학습자 그들의 현실 학교는 아이들에게 미래를 약속하는 사회의 교육기관이다. 학교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은 자기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사회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 태도를 교육받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학교교육이 역으로 아이들에게 좌절감과 불만으로 점철되어 오히려 그들의 삶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되었다면 이를 믿을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은 성적과 진학 문제로 늘 스트레스와 힘든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범죄자료국(National Crime Records Bureau) 기록에 의하면 2014년 한해에 미국에서 8,032명의 학생이 자살했는데 이중 30%가 학업성적에 실패한 이유에서 자살이 행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한국 청소년들의 자살이 인구 10만명당 6.4명(2000년)에서 9.4명(2010년)으로 47% 급증하여 OECD국가 중 증가율이 2위라고 한다(2013년 9월 10일), 그 이유는 성적 및 진학문제(39.2%)와 가정불화가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미국에 사는 한인 청소년들의 실상도 별 다르지 않다. 3년전 LA카운티 내 인구대비 자살률을 조사하였더니 한인 청소년들이 가장 높게 나왔는데 청소년들이 자실을 시도하는 이유는 친밀한 관계 상실, 성적부진, 학교생활의 위기, 가정내 문제(가정폭력 등), 신체적 질환, 만성통증, 심리적 불안(집단 따돌림)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왕따의 경험을 가진 가해자, 피해자 모두 높은 자살 시도율을 보이며 왕따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6배 정도 높은 자살시도를 하고 있다(기독일보 2013년 5월 2일자 보도). 사실 한국 학생들의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적응은 심각한 처지에 이르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한국식의 교육시스템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미국의 최고의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적응을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985-2007년 하버드, 예일, 컬럼비아, 스탠퍼드 등 14개 명문대에 입학한 한인학생들의 중퇴율이 44%로, 다른 문화권보다 월등히 높았다(미국학생 34%, 중국학생 25%, 인도학생 22%, 유대인 13%, 김승기, 한인명문대생 연구).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부모들의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방식, 아이들의 적성과 흥미와는 상관없는 전공 강요, 시험성적 위주의 학습전략 등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이다. 자녀를 행복한 자녀로 키워야 하는데 성공한 자녀로만 키우려고 하는 교육관이 빚어낸 결과이다.

성경에서 본 아이들의 가치

성경에서는 아이들을 특별한 존재로 기록하고 있다. 우선 아이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선물이요, 은총이라는 것이다. 시편기자는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라고 이야기한다(시127:3). 그러기에 하나님은 결혼한 부모에게 자녀를 가질 것을 권장하셨고(창9:7, 신6:3, 눅1:24-25), 히브리 부모들은 자식을 가지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믿었다(민5:28; 신28:4; 애가4:2). 둘째, 하나님은 아이들이 가진 고유한 인품과 성격을 인정하셨고 우리에게 그들을 보호하실 것을 명령하셨다(마18:3, 19:14, 빌2:15; 삼상20:42, 스8:21). 셋째, 그러나 하나님과 풍성한 관계를 위하여 아이들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잠8:32, 19:27, 엡6:1, 골3:20), 아이를 사랑과 훈계로 키워야 할 것을 요구하셨다(잠3:11-12, 13:24, 19:18, 23:13, 29:17, 엡6:4).

아동의 발달에 대한 이해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아동은 성인의 기준에 비추어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고 인식되었고, 신체적 크기가 작은 성인의 축소물로 간주되어왔다. 사람의 성향을 보다 사악한 입장에서 보아왔기 때문에 인간 본성을 통제하기 위한 권위주의적, 체벌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을 훈육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견해가 서서히 발표되기 시작했다.

1592년 모라비아에서 태어난 코메니우스는 어린이들의 자연성 개발에 적합한 인간적, 실물중심의 감각교육을 강조하였고 교육은 인간본성의 자연적 순서에 따라 가능한 한 일찍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는 아동은 하나님의 귀중한 선물이며 지상의 보물이라고 여기고 유아의 개인 차이를 존중하되 아이들에게 6세 이전의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선구자적 견해는 1700년대 여러 학자들에 의하여 유아교육의 내용이 구체화되었다. 루소는 어린이는 사악한 환경에서 보호되어야 하고 자발성의 원리를 기초로 개성을 존중하고 흥미를 통하여 자기 학습을 시켜야 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에밀을 통하여 연령에 따른 다섯 가지 교육 단계를 제시하였는데 특히 아동기(6-12세)에서는 감각교육, 신체의 모든 기관이 건강하게 훈련 되어야 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있다.

고아원과 빈민학교를 설립하였던 페스탈로찌는 특히 가정교육을 중요시하였다. 자녀에 대한 교육의 기본은 어머니 사랑이라고 주장하였고, 어머니의 모성애가 교사의 제1 조건이라고 설파하였다. 그는 유아기의 부모와 긍정적인 경험은 긍정적 도덕적 자아를 형성하는데 매우 종요하다고 강조하였고 교육의 방법에 있어서 아이들의 직접 경험을 통한 직관교육이 중요함을 설파하였다. 페스탈로찌 학교에서 지내며 영향을 받았던 프뢰벨은 세계최초로 유치원(kindergarten, 어린이의 정원: 정원에서 꽃들이 아름답게 자라나듯이 아이들도 자유롭고 아름답게 자라나야 한다는 뜻)을 운영한 교육학자이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작업, 놀이, 물건 등을 이용한 커리큘럼을 손수 마련하여 구멍 뚫기, 바느질하기, 그림 그리기 등을 통해 아이들이 하나님을 감각하고 그의 창조물에 대한 경험을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사상은 1870년에 태어난 이탈리아 교육학자였던 몬테소리에 의해 한층 더 체계화 된다. 로마대학교 정신과 조수로 일하던 그녀는 장애 어린이에 대한 관심으로 장애인학교의 책임자가 되어 독특한 교육방법론을 개발하였다. 그녀는 원래 인간은 자기 발전과 성장의 의지가 있으며 교육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교사의 역할은 관찰자, 보호자,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교육환경을 관리하고 아이들에게 학습교재사용법을 알려준 후 아이들이 스스로 활동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교사들은 소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조기교육의 중요성은 프로이드(Sigmund Freud)에 의하여 구체화되었다. 그는 인간의 성격은 인생 초기의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고 그가 개념화한 아동 발달단계 즉 구강기(0-2세), 항문기(2-4세), 남근기(4-6세)까지의 경험이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제자인 에릭슨은 인간발달을 전 생애에 걸쳐 8단계로 나누어 설명하였지만 아동 초기에 신뢰(영아기), 자율성(1-3살), 주도성(3-5살), 근면성(5-12살)을 계속 불어넣어주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여 인간발달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계속 확장되어가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특히 에릭슨은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청소년기(12-18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고 이때 각자가 자신에 대해 가지는 긍정적인 정체성 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우리의 아이들을 성경의 가치대로 교육시켜야 할 존재들

지금까지의 교육학자들의 이론은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특성에 대체적으로 부합하고 있다. 그러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여야 할 것인가? 첫째, 아이들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다. 창세기 1:27에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기록이 나온다. 그리고 2:7을 보자. “여호와 하나님이…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인간은 하나님이 생기를 불어 넣으신 존재들인데 여기에는 아이들도 해당된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이든 아이들도 하나님이 불어 넣어주신 생기를 매일 호흡하여야 한다. 우리는 교회에서, 가정에서 매일 아이들이 생기를 호흡하도록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된 아이들, 하나님의 생기가 그 속에 있음을 교사들은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 창조된 목적, 즉 고린도전서 10:31에 나타난 대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들이 창조되었음을 부지런히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각자의 은사(고전7:7)와 달란트를 부지런히 개발하여야 한다.

국제기독교학교연합회(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s International)는 크리스천 교사들은 아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됨을 믿어야 하며(창1:26),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심히 기묘하게 창조하신 존재(시139:14)이며, 그러나 죄인이어서 구원자가 필요하며(롬3:23), 하나님께서 장래에 평안과 희망을 주는 존재(렘29:11)을 믿어야 하며, 하나님에 의하여 가치로운 자(마19:14)로 부르셨음을 믿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둘째, 아이들은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것에 맞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Graham(2003)은 아이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음을 여섯 가지 특징으로 설명한다. 즉 목적 지향적이고, 합리적이며, 창의적이고, 도덕적이며, 책임의식이 있고 믿음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아이들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교육을 시키고 있는가?

아이들은 영과 육으로 구성된 통일된 인격체라는 것이다. 어리다고 해서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된다. 하나님 형상이라 함은 이성적인 존재요,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죄인임을 알아야 한다. 물론 인간은(아이들을 포함해서) 본래 죄인의 본성이 있는 존재이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예수 안에서 새 피조물이라는 것이다(고후5:17, 갈3:20).

그래서 어릴 때부터 우리는 아이들에게 말씀대로 교육하기를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교회에서 가정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 유아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이후로도 많은 연구에서 증명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의 사회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은 보통 생후 2-5세에 결정적으로 발달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때에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중의 하나이다. 아이들의 인지적 발달은 출생부터 5년에 걸쳐서 발달되는 인지적 발달이 향후 장기적인 학업성적과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계속> hlee04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