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개혁을 위한 교회 리더의 책임

2017, 개혁을 위한 교회 리더의 책임

손동원 박사 (리더십학자, Midwest University 교수)

Five Solas

2017년은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비텐베르크 성당 앞에 95개 조의 반박문을 붙이는 것으로 종교개혁이 시작된 지 50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루터가 비텐베르크의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로마 가톨릭 교회는 면죄부를 판매하는 등 성경을 왜곡하고, 잘못된 구원 교리에 근거해서 성도들을 오도하고 있었다. 루터는 1519년 라이프치히 논쟁에서 교황의 기원과 권위가 위경에 근거한 것으로 비성경적이고 오직 성경만이 유일한 권위를 가진다고 주장했으며, 종교개혁자들은 Sola Scriptura(오직 성경), Solus Christus(오직 그리스도), Sola Gratia(오직 은혜), Sola Fide(오직 믿음), Soli Deo Gloria(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다섯 개의 Sola를 주장했다.

묵은 교회를 새롭게 하라

세계 최고의 신뢰와 명성을 이어가는 기업들을 연구해보면, 어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전통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렸다는 것이다. 한 때 정상의 위치에 있다가 갑작스럽게 침체와 몰락의 길을 걷는 조직이나 개인이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모든 위기와 정체에는 원인이 존재한다. 지혜로운 리더는 바로 이런 원인을 찾아내서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나이가 든다는 것을 슬퍼하거나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나이 드는 것이 단순히 노쇠나 노화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경험과 경륜이 축적된다면 그것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이 멈추고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할 때 조직이나 개인은 정체와 퇴보를 시작한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 교회나 이민교회의 경우에도 여러 부분에서 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개교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교회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기업이든 교회이든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개혁교회는 끊임없이 개혁하는 교회’라는 명제가 지금 절실하게 요구된다. 묵은 교회를 새롭게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자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주의 종들은 버리는 결단을 아주 잘했다.

진정한 개혁의 의미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2017년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개혁이 있어야 한다. 개혁은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회개와 각성이요 성화의 삶이다. 개혁은 말이 아니라 삶이고 말씀으로 돌아가 삶 속에 열매를 맺는 것이다.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남에게 개혁해야 한다고 외치기 전에 자신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하게 자신의 부족을 살피며 개혁을 외쳐야 한다. 자신의 삶 속에서 본을 보여주면서 개혁을 외쳐야 결실이 있다. 역사적으로 존경받는 종교개혁자들은 삶이 뒷받침되어 개혁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 본받을 만한 리더, 희생하는 리더들이 외치는 개혁하자는 외침을 듣고 싶다. 우리는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삶으로 본을 보여주는 리더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리더는 많은데 진실 된 리더를 찾기 어려운 시대이다. 정말 신실하고 참신하고 존경받을만한 리더가 ‘개혁하자, 개혁의 내용은 이렇다’라고 외칠 때 모든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마침내 개혁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단순히 구호를 외치거나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받아야 한다.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은혜가 충만하지 않으면 죄악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진정한 개혁은 나 자신으로부터의 시작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은혜를 받고 삶이 바뀌었고 사랑이 넘쳐서 죄를 회개하고 삶이 변화되었다.

개혁의 3가지 요소

▶버릴 것을 버려라: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같이 버려야 할 것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인물들이었다. 끊어야 할 것을 끊지 못하고, 쫓아내야 할 것을 쫓아내지 못하면 개인과 조직의 새로운 역사는 결코 펼쳐지지 않는다.

▶채울 것을 채워라: 참된 개혁을 위해서는 잘못되고 나쁜 것을 버리는 것도 잘해야 하지만 좋은 것을 채우는 것도 잘해야 한다. 개혁하기 위해 먼저 세속적인 것들을 버리고 우리 마음을 말씀과 기도와 감사와 헌신으로 채우고 정결하게 되기를 힘써야 한다. 먼저 자신을 깨끗하게 하자. 내가 깨끗하게 되지 않으면 교회도 깨끗하게 될 수 없고, 내가 개혁되지 않으면 진정한 교회개혁도 이루어질 수 없다. 키포인트는 내 안을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채워가는 것이다.

▶진실한 신앙을 보여주어라: 교회가 개혁하려면 교회 리더의 회복이 선결과제이다. 지도자를 비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모습을 살피고 나에게 타락한 모습이 없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특별히 교회 리더는 진실되고 거룩한 삶의 본을 보여야 한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의 5가지 자세

▶관리자가 아니라 리더가 되어라: 이 시대를 대표하는 교회 리더들이 비전과 야망을 혼동한 채 세속적인 성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교회 리더들은 가르치려고만 하지 말고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실적을 올리는 성공지향적인 관리자가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제시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

▶성경학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제시하는 성경의 올바른 해석이 요구된다. 앞뒤 문맥을 잘라낸 채 짧은 구절만을 가지고 설교함으로써 성경 전체의 진리를 왜곡하는 설교가 많다. 이런 성경해석 위에서 건강한 교회는 설 수 없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성경학자가 되어야 한다.

▶역사의식을 가져라: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개인적인 욕심과 야망에만 집중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역사의식과 역사적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소양교육이 필요하다: 교회 리더는 인문학적 바탕에 상상력을 더한 풍부한 식견을 가져야 한다. 인간과 시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리더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기 힘들 것이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퇴비목회에 힘써라: 교회 성장 세미나 같은 단기행사들은 땅을 죽이고 단기간에 수확만 올리려는 독한 화학비료와 같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분명한 목회 방향을 갖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살리는 퇴비목회에 힘써야 한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의 책임

▶틀 안에 갇혀 있으면 개혁은 요원하다: 고정관념을 갖고는 개혁 리더가 될 수 없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처럼, 개혁하는 교회 리더는 부분에 얽매어 전체를 보지 못하거나 결과에만 집착하여 과정을 도외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갑작스러운 불청객인 노안(老眼)이 찾아온다. 멀리 있는 것은 잘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것이 잘 보이질 않는다. 가까이 있는 것을 잘 보려면 돋보기를 끼지 않으면 안 된다. 왜 노안이 찾아오는 것일까? 하나님께서 노안을 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성숙한 삶에는 가까이 있는 것을 너무 세밀하게 보지 말고 멀리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참 일할 나이가 나무를 보는 삶이었다면, 성숙해서는 숲을 보는 삶을 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개혁하는 리더가 틀 안에 갇혀 있으면 개혁은 요원하다.

▶개혁은 신앙 전체의 변화이다: 2017년, 개혁하는 교회가 되려면 많은 변화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교회 개혁은 단순히 조직을 바꾸거나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 전체가 변화될 때 개혁이 실현된다. 그리고 신앙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리더들이 먼저 변화되어야 한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먼저 사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중세교회들이 막대한 부를 갖고 권세를 자랑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고 자신들의 교권과 물욕에 빠졌을 때 종교개혁이 일어났다. 지금도 자신의 명예와 권력,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잃고 세상에 빠져있는 지도자들이 많다. 본래의 목적을 잊어버리고 다른 길에서 헤매는 지도자들이 많다. 개혁하는 교회 리더가 되려면 교회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먼저 리더의 사명이 무엇인지 되새기고 사명완수를 위해 부단히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교회리더가 사는 유일한 길은 죽는 일이다: 기독교연합기관이나 대형교회의 타락상으로 인해 기독교와 교회가 위기에 빠져있다. 지금 기독교와 교회에 미래가 없다.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아 보기가 힘들다. 교회와 교단 그리고 연합기관이 탐욕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교회리더가 사는 유일한 길은 죽는 일이다. 그래야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히 주관하실 수 있다. 교회는 철저하게 깨지지 않으면 살아나 개혁할 수 없다. 여러 교단에서 행해지고 있는 금권선거 등의 비리는 없어져야 한다. 개혁을 부르짖는 교회 리더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교회 리더들은 나 자신부터 깨어지고 낮아진 모습으로 섬겨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바로 서야 한다. 자신의 이름은 감추고 나를 택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살아날 수 있도록 죽어야 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래서 회개와 섬김으로 영성을 회복해 다시금 희망을 주는 기독교와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 개혁하는 리더들이여, 하나님은 역전의 드라마를 연출하신다는 역사를 믿고 다시 한 번 새로운 희망을 갖는 2017년을 맞이하자. sondong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