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비평적 사회학 이야기 (6)

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비평적 사회학 이야기 (6)

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오늘은 물질만능주의가 가져온 악영향의 하나로도 여겨지며, 그 자체로도 심각한 사회악으로 대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Corruption)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요즈음 고국의 국민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참으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입니다. 작금 고국의 상황은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확실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현 대통령 및 그 정권의 천박함, 그리고 타락과 부정부패로 인해서 국민들의 낙심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유례없이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을 가지고 촛불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한인들도, 한인교회들도, 또한 한인 기독교교육을 수행하는 사역자들도 이러한 고국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이 이야기는 “우리 안에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치하거나 방관하거나 하지 않고 적극적인 일련의 관여(Involvement)”를 하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이며, 이에 우리 안에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 중 요즈음 특히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인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이에 오늘 이야기에서는 과연 부정부패 문제의 근원 및 사회적 원인에 대하여 다시 한번 짚어보고, 교회들이 어떠한 태도를 견지하고 어떻게 기독교 교육적 관여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어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부정부패라는 문제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들에게 무감각하게 되어버린 듯합니다. 인간의 역사만큼 오랜 기간 행해져왔고, 그간 부정부패 관련 사안들이 정의롭게 해결되는 일을 별로 경험하지 못했기에, 사람들은 억울하고 싫어도 이 또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곤 해왔던 듯합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아주 작은 한인교회의 일상에서부터 정치권의 “OOO 게이트”로 불리는 큰 사건들까지 그 스케일도 참 다양합니다.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그것도 끊이지 않고 부정부패가 행해지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무기력해져서 그냥 눈을 감아버린 탓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너무 오래되고 너무 일상화되어서, 잘못되고 불의한 부분임을 알면서도 이제는 무언가 행동하고 관여하려 해도 심지어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까지 하게 되는 실정입니다. 이에 더하여 사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게 좋은 거야, 괜히 평지풍파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는 수구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충고를 듣게 되기도 합니다. 혹은 “그러다 너만 다치게 될 거야”라는 다소 위협적인 경고를 듣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 교회들은, 이러한 때를 이민자로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인들과 자녀들을 위해 기독교교육을 담당하는 우리 사역자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가장 먼저는 부정부패 문제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이를 교회와 또한 사회와 잘 소통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부정부패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인간의 욕심입니다. 타인과 사회의 유익은 아랑곳없이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심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의 욕심을 채우고 이익을 얻으면 된다는 의식입니다.

인간의 죄성과 타락성이 너무나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부정부패의 현장인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정확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부정부패의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점검하여 소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러한 부정부패가 횡행하게 된 사회적 원인은 뭐니뭐니 해도 사회적 용인이라 하겠습니다. 즉 힘 있는 자들이 불의하게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마치 그래도 되는 양 자행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고,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조절해왔으며, 문제제기의 의지를 마주하면 매수하거나 위협하여 침묵하게 해왔던 것입니다. 현실에서도 부정부패에 맞서고자 할 때 탄압과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 아니면 돈과 권력을 조금 나누어 받음으로서 그 부정부패 고리 안으로 흡수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지요. 모든 인간이 그 내적인 죄성, 욕심과 탐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부정부패의 고리들은 여전히 공고하게 이어져왔고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오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인들과 자녀들을 위해 기독교교육을 담당하는 우리 사역자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무엇을 하도록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부패는 근절되어야 하는 악한 것이며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되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일임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부정부패의 사안들에 대해서 “다들 하는데 뭐...”라든지, “이정도야 뭐...” 라든지 하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무감각하게 무기력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며, 매우 심각한 죄로서 인식하고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고 반드시 치유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나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나는 혹시 어떤 부정부패의 고리에 매여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있다면 즉각 회개하고 시정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주변의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침묵을 깨고, 옳지 않은 일이니 그리고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니 즉시 회개하고 그만두라고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혼자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뜻이 맞는 여러 사람과 함께 하면 그 목소리는 더욱 힘이 있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개별적으로 혹은 함께 기독교인들이 이렇게 회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자 할 때, 우리 사회는-미국사회, 한인사회, 한국사회 공히-이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너무나 많은 부정부패의 이야기들이 우리 교회들 안에 있으며 교회 외적으로도 우리 기독교인들 또한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부정부패의 고리에 아주 공고히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사회를 향해 우리가 회개하고 있으며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리고 소통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리 실천 하면서 말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인 기독교인들은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려고 스스로 몸부림치고 있으며 모범을 보이기 위해 애쓰고 눈물로 회개하며 사회의 크나큰 부정부패의 죄악을 도말하시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알게 되면, 그 안에서 소망을 보게 되고 함께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회의 모습을 이루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중국의 지하 가정교회를 통해 수많은 중국인들이 기독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부관할 내 제도권 교회가 아니라 지하 가정교회가 그들에게는 너무나 타락한 정부와 사회에 대한 대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가정교회는 많은 중국인들에게 부정부패로 가득한 현실을 고칠 수 있는 정의롭고 깨끗한 기독교를 알려주었고 경험하게 해주었습니다. 모든 사회의 교회들이 중국의 가정교회처럼 정의롭고 깨끗한 믿음의 공동체가 되어 부정부패로 찌들은 어둡고 탁한 우리의 사회들에서 진정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sinaichung@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