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 사모
사모단상
재정은 걱정 마시고 목양에만 전념하세요
필자의 친구 사모는 재능이 많아서 자신의 양장점을 차려서 성공적으로 잘 운영해 돈도 잘 벌었다. 그 사모는 남편 목사에게 “제가 목사님 목회에 필요한 모든 재정은 다 책임져 드리겠으니 목사님은 재정은 걱정하지 마시고 목양에만 전념하세요” 하면서 교회 차량도 사 드리고 열심으로 재정적인 후원을 다 해드렸다. 결국 실력도 있고 학위도 있는 남편은 목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중단하는 것을 보았다. 목회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사모의 적극적인 기도의 후원과 또한 성도들을 돌보며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를 세워 나가기 위한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5) 목회는 곧 ‘대인관계’라고 할 정도로 목사는 교회에서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난다. 그리고 교회의 여성도 수가 남성도보다 더 많다 보니 목회자는 여성도들과도 접촉할 기회가 많다. 특히 성도들이 목사님을 통해서 은혜를 받다 보면 주님을 사모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주의 종에게 쏠린다. 여성도일 경우에는 잘못하면 그 사랑이 이성적인 사랑으로 변해 본의 아니게 주의 종에게 어려움을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성도 중에 가정에서 자신의 남편과 원만한 부부관계를 갖지 못하여 고민하는 여성도는 주의 종의 따뜻한 위로의 말이나 친절한 말로 자신이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받지 못했던 대우를 받으므로 목사에게 반해서 혼자서 주의 종을 흠모하며 짝사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모단상
자신의 전문분야의 성공만 추구하던 사모
김 목사는 대도시에서 큰 교회를 목회하는 성공적인 유능한 목사였다. 사모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살리기 위해 공부도 더하고 학위도 땄다. 마침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까지 올라가 만족해하면서 열심히 일하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남편 목사는 여자와의 스캔들로 인해 그 교회를 사임하고 떠나야만 하는 어려움을 당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안타까워하며 “사모가 남편 목사님의 목양에 좀 신경을 쓰며 잘 내조했으면 그런 불행한 일이 없었을 텐데, 너무나 목사님이 아깝다. 안됐다”라고 하며 자신의 전문분야의 성공만 추구하던 사모를 나무라게 되었다.
사모의 헌신적인 내조 없이 목사 혼자서 목회에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남편의 목회 사역에 전혀 관여하기를 원치 않는 사모 중에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루어 나갈 자신이 없거나 성도들의 영적 고민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남편의 목회 사역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마치 사모가 덕을 세우기 위해 억제하는 양 위선적인 겸손으로 사양하는 척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유형의 사모들은 외적으로는 의젓하게 보인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고독해 하며 스스로 비관할 때가 많다. 차라리 솔직하게 자신의 역부족을 시인하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며 잣기에게 주어진 재능을 최대한으로 개발하라. 남편의 목회에 힘이 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모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보람된 일이다.
사모는 남편의 목회 사역에 초연해도 된다는 자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교회도 남편도 보이지 않는 피해를 당한다는 무서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모는 남편 목사와 뜻과 힘을 합하여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 중대한 사명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주신 그 사역을 수행하는데 돕는 배필 ‘에제르’로서 무엇인가 값진 보화를 남기는 지혜로운 참여 드식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목회 사역에 참여하는 삼의 여러 가지 유형에 대하여 그 장단점을 고찰해 보았다. 어디까지나 사모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모 역할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성격, 은사, 능력들을 고려할 뿐 아니라 섬기는 교회의 행정체제,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등을 참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 목사가 무엇을 필요로 하며 또 사모가 어디까지 참여하기를 원하는 가를 의논해서 남편 목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그렇게 될 때에 부부간에도 아름다운 관계를 이루어나갈 수 있다. 아무리 교회에서 원한다 해도, 또 아무리 사모 자신이 참여하기를 원한다 해도 장본인인 남편 목사가 반대하면 그가 원할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려야 한다. 만일 사모가 남편을 무시하고 남편보다 앞장서서 나간다면 교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그 결과 교회에 도움을 주는 대신에 큰 혼란과 문제를 가져오는 나쁜 결과를 낳게 된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로 필자는 3가지 유형의 사모의 역할을 다 경험해 보았다. 목회 초년에는 완전히 남편 목사의 목회에는 관심도 두지 않고 나 자신의 전문 분야인 약사로서 대학병원에서 전심을 다하여 일만 하였다. 남편의 목회 사역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완전히 격리된 초연하는 사모형이었다.
그 당시 남편 목사는 오하이오 주에 있는 클리블랜드 시에서 가까이 있는 ‘멘토’라는 도시에서 미국 감리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한번은 미국 감리사가 교회에 와서 “여러분, 이병희 목사님을 초빙했지 사모를 초빙한 것이 아닙니다. 사모는 목사님의 아내로서 남편을 돌보며 자녀들을 돌보는 책임 외에 교회의 일이나 목회 사역에 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사모로부터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마십시오. 만일 사모가 교회를 위해서 무슨 봉사를 한다면 그것은 완전히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감사하시오” 하시면서 아주 강하게 성도들에게 사모를 대변해서 말씀해 주셨다.
그 당시 필자는 풀타임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때라서 감리사님의 말씀에 얼마나 감사하였는지 “감리사님 옳습니다!” 하면서 박수를 쳤다. 물론 속으로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전혀 남편의 목회 사역에 부담을 갖지 않고 병원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은혜를 체험한 후에는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이루어 드리고 싶은 간절한 심령으로 변화되어 나 자신의 개인의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점점 남편의 목회 사역을 돕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나는 소극적으로 뒤에서 남편 목사님의 목양 사역을 돕는 사모형이었다. 후에는 목회자 사모로서 심히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고 남편의 목회 사역에 훌륭한 ‘에제르’가 되기 위해 내 자신의 전문분야를 다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편 목사님의 격려와 후원을 받아 신학공부를 하고 목회 현장에서 목사님의 사역을 돕는 적극적인 동역자로서 참여하였다. 풀러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은퇴 후에 지금까지 남편 목사님과 함께 ‘세계는 나의교구’, ‘복음의 나팔수로, 성령의 불쏘시개로’,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 은혜의 통로!’라고 구호를 외치며 오대양 육대주를 열심히 뛰며 충성하는 남편 목사님의 ‘에제르’로, 동역자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