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11)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11)

이희숙 사모

2. 사모가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경우

1) 자녀들을 무시하는 일 많은 경우 사모는 교회 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녀들을 돌보며 양육하는 일을 소홀히 할 때가 많다. 교회의 일과 자녀를 돌보는 일 중 선택해야 할 경우가 온다면 자녀들을 돌보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사모가 자녀들을 돌보는 일을 선택했다고 해서 성도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교회의 일은 사모가 아니고도 다른 성도들이 할 수 있지만 목회자의 자녀들에게 어머니 노릇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사모 한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사모에게 자녀들을 양육하며 훈련하는 일과 남편이 교회의 일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책임을 주셨다. 부모가 교회의 일이 바쁘다고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특별 프로그램에 불참하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자녀들도 장차 교회의 일에 무관심하거나 교회를 등지거나 심지어 주님을 원망하게 될 수도 있다.

2) 목사의 자녀를 미리 정해진 모델에 끼워 맞추는 일 아버지 목사의 지위, 체면, 위신문제 때문에 자녀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1) 정서적인 상처를 받게 된다. ‘혹시 자신의 실수로 아버지의 목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라는 긴장과 압박감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기가 꺾이고 위축감 때문에 정서적인 상처를 받는다. (2) 반항감을 갖게 된다. 특히 자녀가 잘못했을 경우 교인들 앞에서 호통을 치거나 면박을 주어서 무안하게 하지 마라. 반항감을 갖도록 하지 말고 조용히 다른 곳에 데리고 가서 야단을 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3) 가정의 분위기 많은 경우에 교회의 어려운 일이나 문제 등으로 인해 목회자 부부가 침울하고 답답해 할 때 자연적으로 목사가정의 분위기도 어두워진다. 그래서 자녀들로 하여금 ‘교회는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를 피곤하게 만들과 시무룩하게 만들고’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 쉽다.

사모단상

마귀의 모습으로 그려진 아버지 목사 어떤 초등학교 교사가 댈러스에서 목회하는 어느 교회의 목사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초등학교 교사가 가정주간에 학생들에게 자기 아버지에 대해서 그림을 그리라고 했다. 그런데 목사의 아들은 손에 삼지창을 들고 머리에 뿔이 나고 꼬리가 달린 무서운 마귀 모습의 그림을 그렸다. 그 학생이 평소에 아버지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있었는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선생님은 그 그림을 없애 버렸다. 왜냐하면 가정주간에 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해서 자녀들이 그린 그림을 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자녀를 정상적이고 활발한 아이로 키우려는 소원과 교인들 앞에서 목사의 자녀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상처를 입히기 쉽다.

3. 목사의 자녀들 곤경에 빠뜨리는 중요한 요소

1) 목회자에게 긴 시간이 소요되는 교회의 일 목회자로서 아버지의 역할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 새벽기도회 인도, 수요예배, 금요기도회, 주일 설교, 심방, 상담 등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건전한 관계 속에서 자녀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아버지로서의 따듯한 손길마저도 줄 수 없을 때가 많다.

2) 사모는 어머니로서 자녀를 양육하고 돌보는 책임이 있다. 사모는 자신의 정신적, 사회적, 영적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남편의 가정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사모는 너무 일에 시달리고 교인들을 섬기는 일로 바쁘거나 피곤해서 자녀들과 의미 있는 대화도 제대로 할 시간이 없다. 기독교 심리학자인 글래디스 푸르운 박사는 모든 목사와 그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제발 당신의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당신의 직업에 대한 위신 때문이나 모범적인 목사의 자녀로 만들기 위해 그들을 변화 시키려고 하지 마십시오. 결과적으로 그들은 사랑을 갈망하는 불안하고 환멸을 느끼는 나쁜 아이가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비록 교회 성도들과 의견이 맞지 않을지라도 가족을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되면 사모는 눈치 볼 것 없이 그 일을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녀를 먼저 돌보는 목회자의 아내가 될 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되며 결국은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부모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믿는다.

4. 목회자 자녀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대안

1) 자녀들과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져라 프린스턴 대학의 조직신학교수인 하지 박사는 자신의 시간을 자녀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토요일에 한 시간과 주일에 두 시간을 합쳐서 일주일에 세 시간을 자녀들과 대화하기 위해 자신의 계획표에 넣었다고 한다.

사모단상

밖에서는 ‘큰 존재’, 가족에게는 ‘실종된 존재’ “어쩌면 아버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늘 ‘빈자리’였습니다. 아버지를 필요로 할 때 존재감을 느껴 본적이 없으니 부재를 부재로 느껴 본적도 없죠. 제가 아버지가 된 뒤로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 뿐이고 아버지는 속으로만 미안해했을 뿐이고...”

고(故) 옥한흠 사랑의교회 목사는 한국 개신교계의 거인이었다. 2만여 목사, 선교사 제자와 수만 명의 신도들에게 그는 영적이 아버지와 같았다. 그러나 정작 그의 맏아들 옥성호씨는 “나에게 아버지는 영원히 실종된 존재”라고 했다. 교회의 부흥을 이끈 그 거인은 집에선 ‘없는 존재’와 다름없었다. 언제나 일이고 세상에 시달리던 우리 아버지들처럼... 그런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장남 옥성호씨가 책을 썼다. 제목은 ‘아버지, 옥한흠’(도서출판 국제제자 훈련원). 밖에선 ‘큰 존재’, 가족에겐 ‘없는 존재’, 밖에서는 수만 신도를 이끌었지만 집에서는 한없이 무심했던, 평생 사랑을 설교했지만 자식에겐 사랑을 표현 할 줄 몰랐던 “평생 사랑을 말했지만 자식에겐 사랑을 감췄던 그 사람, 아버지.”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