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이 나아갈 세 가지 방향성

교회교육이 나아갈 세 가지 방향성

이 희 갑 목사 (아주사퍼시픽 대학교 교수)

교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는데 교회는 이에 대한 반응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느낌이 든다. 끓는 물속의 있는 개구리가 물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는 그런 실험을 아는가? 서서히 일어나는 그러나 중요한 변화에 반응하지 않고 무능하고 무관심한 사람들을 흔히 끓는 물 안에 있는 개구리로 은유하여 말하곤 하지만, 요즘 교회가 개구리 처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필자가 어린 시절만 해도 교회는 역동적이고 간절함이 있었으며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매력적인 장소였고 뭔가를 배우고 새로운 것을 익힐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바로 달려가는 그런 장소였고 언제나 거기에는 선생님들이 반겨주었고 늘 풍성한 먹거리가 있었다. 부모님들도 다른 곳에 가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어도 교회에 간다고 하면 선뜻 허락해 주었다. 아이들이 보이지 않을 때 첫 번째로 찾아오는 곳이 교회였고 거기서 아이를 발견한 부모님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 교회의 모습이 오늘날 느껴지고 있는가? 만약 아니라면 왜 그럴까? 교회가 믿음과 신뢰를 주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전에는 교회에 가면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변할 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학습하여 뭔가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는 희망을 보았는데 지금의 교회는 어떤가?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여전히 신뢰를 얻고 있는가? 교회는 바로 세상 사람들, 잃어버린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하나님의 기관이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 밖에 존재하지만 세상 안에 열려있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고, 영생을 주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교회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에게 죄악 된 세상에서 등불처럼 세상 교육이 주지 않는, 아니 세상 교육을 넘어서는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이번호에서는 전반적인 교회교육이 나아가야 할 세 가지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구체적인 적용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교회교육의 방향을 바꿉시다

지금까지 왜 교회교육이 그리도 중요한가에 대해 설명하였다. 세상이 아무리 변화한다고 해도 교회교육의 목표가 바뀔 수는 없다. 교회교육의 목적은 우리 자녀가 어떤 세상에 산들, 그 세상의 문화와 가치관에 물들지 않은 주님의 제자로 양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다시 말하면 상황과 조건에 관계없이 우리 자녀들이 이 세상에서 (점점 기독교 가치에 반하는 사회/문화 환경에서) 믿음의 가치를 잃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꿋꿋하게 살아가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어쩌면 누구나 다 공감하는 이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가?

첫째, 교회교육의 내용과 체계를 확장하도록 하자. 흔히 지금은 정보화, 지식사회라고 말한다. 예전 산업화시대는 한 영역을 깊게 추구하는 전문형 인재가 필요하였지만, 지금은 모든 영역을 통합하는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은 모든 과목과 영역에 통합적으로 연계가 되어야 하고 이를 아이들의 모든 영역 속에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교회교육이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예전 산업사회에서처럼 주중에는 일반교육을, 주일에는 성경공부를 배우는 분리된 사고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위한 매일 교육의 체계로 전환하여야 한다.

주일하루(아니 한 시간동안) 예배와 성경공부만으로는 아이들을 믿음 안에서 올바로 키울 수 없음을 자각하게 된 것도 그 이유가 되었다. 사회가 변하는데도 기독교교육을 교회교육, 더 나아가 교회 주일학교 분반학습으로 축소시키고 여기서 만족하는데서 아이들의 영적 위기는 시작되었다. 예배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예배와 찬송, 그리고 성경공부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은 아이들을 바쁘게 움직이게는 하지만 정작 행동의 변화를 초래하는 효과를 내는데 부족한 현실이다. 마치 오히려 영양가 없는 많은 반찬이 식탁위에 놓여있지만 아이들의 식욕을 자극하지 않듯이 말이다. 그래서 교회들은 주일학교를 확대 개편하여 토요학교, 한국학교, 혹은 예능학교 등의 명목으로 아이들을 주일 이외에 하루를 더 교회에 초대하면서 주어진 학과목을 가르칠 때에 기도하고 예배를 드리면서 아이들을 믿음 안에서 가르치려 하였다.

그러나 하루만을 더 한다는 것 역시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이들을 매일 교회에 오게 하는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방과후 학교, 홈웍 스쿨, 그리고 교회에서 직접 학교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간구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매일 교회에 있게 하는 것. 앞으로 이런 방향에서 아이들의 교육이 진행되어야 할 줄 믿는다. 둘째는 교회학교 프로그램은 교회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전체 프로그램 활동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2015년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의하면 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교회내 성인/어른들 그룹과 연계가 없기 때문이고 어른들과 공동으로 드리는 예배에 대한 유대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2011년 Powell과 Clark의 공저 “Sticky faith” 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앞으로 교회가 세대 간 통합예배 및 연계프로그램을 실행함으로 교회의 부흥을 촉진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몇몇 교회에서 세대 간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다. 예를 들면 한 교회에서는 부모와 온 교회가 함께 다음 세대를 만들어가는 양육의 현장으로 부서별로 정기적으로 드려지는 부모와 자녀와 교사가 함께 만들고 함께 드리는 드림예배(부모참여예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묵상하고 기도하는 주중 묵상자료집, 온교회 온세대가 함께 기획하고 함께 준비하고 함께 헌신하는 온가족예배 등을 통하여 부모가 자녀들의 믿음의 현장에 함께 함으로 자녀들에게 믿음의 공동체를 심어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요즈음 미국교회에서 인기 있는 성경교재 Orange Curriculum은 교회와 가정을 연계하여 아이들이 주일학교에서 배운 후에 반드시 가장에서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한 주간 함께 가정에서 체험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결국 교회의 부흥은 부모님들과 자녀들이 함께 영적 체험을 해 가는 것이며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필자가 소속된 교회에서는 매년 5월과 8월을 부모와 자녀들이 특별한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달로 지키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로 매일 주제를 정하여 성경말씀과 함께 기도제목을 정하여 부모와 아이들이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있으며, 8월은 기독교 윤리 정착의 달로 정하고 한 달간 부모님들과 함께 독특한 과정을 운영하여 진행하고 있다. 즉 매 주마다 성경에서 말하는 성의 정체성(gender identity), 친구간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기(왕따 근절), 창조론의 올바른 이해 및 진화론의 허구, 잘못된 미디어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이단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아이들을 이단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하는가 등의 다섯 가지 주제를 매주 한 가지씩 교육부 전 부서에서 다루게 하고 교회 및 학부모님들에게 가정에서 이를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프로그램을 교회와 가정과 의도적으로 연계시키는 것, 바로 앞으로 교회 교육부에서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 과업이다.

마지막으로 교회교육 프로그램이 보다 통합적인 과정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즉 교회교육은 지금까지 성경말씀을 암송하거나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성경교육을 포함하여 크리스천 리더십 및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포함하여야 한다. 즉 아이들에게 이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크리스천 리더십을 향상하는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책임과 헌신, 남을 위한 배려와 사랑, 그리고 겸손과 봉사의 의식을 앙양시키는 리더십 교육이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

몇 년 전에 한국 어느 교회에서 아이들 교육을 전담하시는 교회학교 교장선생님을 만나 그 교회 프로그램의 성공요소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들에게 크리스천 리더십을 가르치고 이를 행동화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기독교 리더십을 교육시키기 위하여 이분은 가장 열악한 지역(예를 들면, 교도소, 혹은 빈곤지역 등)을 방문하는 것을 반드시 포함시켰고, 식사나 숙소도 가장 낮은 수준의 시설을 이용하면서 아이들에게 장차 이런 환경을 크리스천들이 개선해야 된다고 강조하였다고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아이들은 진정한 크리스천 가치가 생겨나더라고 그분은 이야기하셨다. 미국 매사추세츠와 뉴햄프셔에는 기독교 이념으로 설립된 양질의 교육기관인 Philips Academy가 있다. Samuel Philip 설립자는 이 학교를 고린도전서 10장 31절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에 근거하여 설립하였다고 한다. 이 학교의 건학이념은 none sivi(라틴어로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not for self)라고 하는데 기독교 리더가 되기 위한 섬김과 배려, 헌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들도 이런 기독교 가치로 충만한 아이들을 양성해야 한다.

미래의 기독교 리더가 구비해야 될 시대정신

더불어 교회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어야 할 가치로 시대정신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필자가 볼 때, 20세기 이성과 과학이 지배하는 산업화시대의 시대정신은 이성(reason)의 한계를 넘어선 십자가의 지혜와 능력(롬1:16)이었다. 그러나 21세기는 갈등의 시대이다. 기독교와 이슬람, 크리스천 세계관과 인본주의적 세계관,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 동양의 질적 특성과 서양의 양적 특성이 서로 갈등하고 있는 시대이다. 더 나아가, 빈곤층 문제, 지역분쟁, 민족주의 갈등, 환경 문제, 자원고갈문제, 노인인구 와 산업인구, 양극화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래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21세기 시대정신은 세계 문제를 꿰뚫어보고 이를 해결하는 혜안이며 이러한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특정 영역의 지식, 전문 능력이 아니라 갈등조정능력, 화해 능력, 중재 능력, 이해/공감력(고전9:19-20)이다. 교회교육은 이러한 자질을 맞추는 교과과정이 되어야 한다. 바로 교회교육을 통하여 이러한 미래의 지도자가 양성되도록 해야 한다. hlee0414@gmail.com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