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이희숙 사모

(2) ‘유리상자 속’에 집어넣고 어떻게 하고 있나 보자고 하는 심리 목사 자녀들은 항상 옷차림부터 머리 스타일까지 감시를 받고 있다. 아버지의 목회에 지장을 줄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에 반항심에 빠지기 쉽다. 성도들의 좁은 시야로 목사의 자녀들을 판단하고 비판하고 정죄하며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할 때 목사부부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가 꽂히게 된다. 이런 경우에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자녀들은 그 화살의 아픔이 영적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심령이 상하게 된다.

(3)목회자 자녀들의 정신건강에 대하여 목회자 자녀들이 갖는 공통적인 정신적 압박감은 ‘아버지의 명예에 버금가도록 모범생이 돼야 한다’는 ‘집 안팍의 기대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자녀에 비해 자신도 모르게 프로이드가 말한 ‘반복적 충동’에 시달리게 된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인 줄 알면서도 자꾸 반복해서 하고 싶은 인간의 정신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개울가에 가면 빠져 죽는다고 야단을 맞을수록 더욱 가고 싶은 심리다. 항상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풀려나기 위해 목회자의 자녀들은 ‘하지 말아야’하는 탈선의 길로 가고 싶은 충동이 더 강하게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에 자신을 억압하고 있는 테두리를 풀어버리려는 역반응적 자기보호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PK(목회자자녀)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목회자 자녀들이 탈선에서 보호되려면 부모가 깊은 배려와 이해를 보여주는 동신에 교인들도 비판적인 시각을 바꿔서 따뜻한 배려로 변화시켜야 한다.

4)가치관의 문제 목회자가 된 부모는 항상 자녀들에게 주님을 섬기고 다른 사람들을 섬기라고 가르치며 실제로 보수에 상관없이 교회를 섬기며 성도들 섬긴다. 그러나 자녀들의 입장에서 보면 목회자인 부모가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너무나 작아 보인다. 필자가 약사의 일을 중단하고 교회 일에 동분서주하며 바쁘게 뛰며 봉사할 때였다. 필자의 아들이 “Mom, are you getting paid for your hard work from church?”(엄마는 교회를 위하여 일하는 것에 대해서 월급을 받습니까?) 하고 질문을 해서 ‘받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Why don’t you go back to your pharmacy work and get paid so that you can support your children’s?”(엄마는 약사로 돌아가서 일을 해서 월급을 받아 자녀들의 교육을 도우시지 그래요?)하면서 항의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걱정하지 마라, 너희들의 교육은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주실 것이다”라고 하면서 믿음으로 선포하였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과연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그 이상으로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다 책임져주셨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도록 역사하시고 인도해주셨음을 고백하며 그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4)자기 부모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식함 사모는 교회에서 많은 성도들과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하며 성도들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 한번은 어느 교회의 사모님이 성도들과 대화를 나누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린 아들이 와서 엄마를 찾자 “엄마가 지금 성도님과 대화를 하고 있으니 저리 가서 놀아라”고 했다. 그러자 아들이 “Mommy, I am also one of your church members, too”(엄마 나도 성도중의 한 사람이라고요)하면서 자기와 시간을 갖기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성도들은 예배 후에 자기 자녀들만 챙기면 되지만 사모는 자기의 시간을 많은 성도들과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5)다른 자녀들과 동일한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에서 판단을 받음 목회자 자녀들이 교회에서 성도들의 자녀와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대표로 잘못을 지적받거나 혹은 다른 자녀들보다 더 나쁜 비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너는 목사의 자녀니까 그래서든 안된다”라는 말 한마디가 목사의 자녀들을 병들게 한다. 또는 목사의 자녀이기 때문에 지나친 희생을 강조할 때 상처를 받게 된다.

6)목사 아버지가 자녀들과 충분히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없다. 목사인 아버지가 교회의 일로 바쁘게 지내다 보면 자녀들과 대화 할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아버지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까지 바쁜 교회의 일로 자녀들을 돌 볼 수 없을 때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아동협회가 요트대학에 의뢰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버지와 정기적으로 진지하게 대화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에 비해 행복감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청소년들의 행복이 자신들의 중요한 일에 대해 아버지와 얼마나 자주 대화를 나누는가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7)목사 부부가 교인들 때문에 갖는 혐오감이 자녀들을 다치게 한다 목회란 사탄과의 영적 싸움이다. 목회자들도 인간이기에 때로는 집에 오면 사람들에게 시달리면서 힘들었던 감정을 자녀들 앞에서 표출하고 화를 낼 때가 있다. 미국 어느 교회에서는 여섯 살 난 목사의 아들이 엄마 아빠의 혐오의 대상인 어느 교인의 이야기를 몰래 듣고 교회에 가서 큰 돌을 그 교인에게 던져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부모를 괴롭히는 교인에게 영웅 심리로 덤볐겠지만 결국 나쁜 아이로 낙인이 찍히고 상처를 받은 결과가 되었다.

사모단상

어린 마음의 상처

필자 남편의 선배 목사님은 어렸을 때 자기 아버지가 괴로워하시는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자기가 행했던 일을 말하면서 목회자의 자녀들의 어려움을 실례로 들려주었다. 자기 아버지가 사역을 할 때 당회만 하고 집에 돌아오면 몹시 괴로워하면서 아무개 장로가 당회 때마다 자기에게 어려움을 준다고 어머니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어린 나이에 속이 상해 한번은 그 장로의 아들이 지나갈 대 구정물을 끼얹었더니 “너 왜 나한테 이러느냐?”라고 하며 고함을 치더란다. 그래서 화가 난 언성으로 “내가 왜 너한테 그러는지 집에 가서 너의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알 것이다”하며 자기 아버지를 괴롭혔던 그 장로의 아들을 괴롭혔다며 그 당시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은 심정을 말해 주셨다. 가정에서 목사 부부는 자녀들에게 목사 부부의 아픔이나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불평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대화를 조심해야 한다.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