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진 목사 (샌디에고 반석장로교회)
먼저 미주크리스천신문의 지령 16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여전히 열악한 미주 교포사회와 이민교회의 현실, 특히 현대의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손쉬운 정보 검색 등으로 종이 신문의 필요성이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령 1600호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사명에 충성을 다하는 임직원 여러분들의 수고와 헌신의 결과이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학자 슈람(Schramm, W.)은 언론의 기능을 지식 공유, 사회화, 문화 창조, 여론 형성 등으로 설명한다. 이에 더해 정치학자 라스웰(Lass well)은 시민사회의 감시를 추가했고, 라이트(Wright)는 문화 및 오락제공 기능 등을 더한다. 가장 먼저는 현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주요 사건들의 사실 보도와 정보제공 등을 통한 여론 형성 등을 꼽는다. 그러나 기독 언론의 사명은 이러한 일반 언론의 기능과 사명에 더하여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궁극적 목적과 사명이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시대의 문화를 선도해야 하는 기독 언론인들은 존 스토트(John Stott)가 말한 대로,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신문을" 의 의미를 새겨들어야 한다. 이 시대의 문화를 성경적으로 바르게 읽어내고 해석하고 비평해야 하며, 복음적 대안으로 시대와 문화를 구속하는 사명이 기독언론인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단순히 사건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 속에 담긴 문화적 속성과 영적 의미들을 예언적 완료형(prophetic perfect tense)으로 치열하게 해석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 언론은 듣기 좋은 소식만을 전해야 한다며 그릇된 방향으로 치닫는 현대 교회에 대한 건강한 쓴 소리와 감시, 견제를 포기하는 안일한 태도에 머물러 있어서도 안된다. 영적 암흑시대였던 사사 시대에 모두가 아는 자녀들의 죄악과 저주를 금하지 아니한 무능과 안일함으로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자처했던(삼상3:14) 엘리 제사장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사도 바울은 구속함을 입은 그리스도인들이 이제는 우리의 일상의 삶에서 "거룩한 산 제사를 드리라"(롬12:1)고 분명하게 선언한다. 이 세대를 선도할 기독 언론은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구속의 제사를 드리는 심정으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해석하고 복음적 정론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다루었던 기사를 예로 들어본다. 현재 미국 사회에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미 전역으로 확산된 동성애 문화와 관련한 미 대통령 선거이다. 미국과 같은 대의 민주정치제도 아래에서는 선거를 통해 미 정치와 정부 정책에 직, 간접으로 참여하게 된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오바마 정부가 지난 7년간 미국을 어떻게 끌고 왔는지, 캘리포니아에서 이미 통과한 10여 개의 동성애 관련 법안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앞으로의 미국의 미래가 올 11월 대선에 달려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새라 김(TVNG 설립자)의 정보 기사는 시의 적절할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이 분별하고 바르게 가르쳐야 할 구체적인 자료들이다. 동성애자의 합법적인 권리처럼 실제로 친 엄마와 사랑에 빠진 아들과의 근친상간까지도 법적으로 허용해 달라는 뉴멕시코의 어느 모자의 기사는 현재에 나타나는 종말론적 현상임을 충분하게 경고하고 있는 기사들이다. 내부적인 쓴 소리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스펙 쌓기 명분의 선교 여행 너무하다!"는 기사 역시 우리 내부 고발의 아픔이지만, 건강한 새 살 돋기 위한 건강한 정론지의 모습이다.
팀 켈러(Timothy J. Keller)는 그의 책, "거짓 신들의 세상"(Counterfeit Gods)에서, 오늘날의 우상들은 그 옛날의 석상이나, 목상으로 깎아 만들어 섬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는 극히 복잡한 개념으로 지적 범주와 심리적 범주, 사회적 범주, 문화적 범주, 정신적 범주를 모두 통합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낭만적인 사랑과 가족, 돈, 권력, 성취감, 특정한 사회 계층에 진입하고자 하는 욕구, 잠정적 의존의 대상이 되려는 욕구, 건강, 몸매, 외적인 아름다움과 같은 개인적인 우상들을 비롯하여 군사력, 기술적 진보, 경제적 번영 같은 문화적 우상들, 가족과 근면, 의무, 덕목과 같은 전통 사회의 우상들, 특히 개인의 자유, 자아의 발견, 개인의 부, 성취욕과 같은 서구 문화의 우상들, 이념이라고 하는 지적인 우상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사도 바울은 이 세대의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라"(고후10:5)고 선언한다. 미주크리스천신문 지령 1600호 발행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시대와 문화를 구속하는(redeeming) 정론지로서 더욱 부흥하고 발전하기를 기대하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johndjc@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