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슬람주의 ‘광풍’… 복음의 확장에 ‘먹구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슬람화에 맞선 군부의 쿠데타와 실패, 에르도안 대통령의 반대파 숙청과 비상사태 선포 등이 이어지면서 터키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다.

서구 언론들은 중동 민주주의를 착실히 실현해온 터키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터키 내 복음의 진전은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위기관리 전문가들은 터키 단기봉사나 비전트립은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훈태 백석대(선교학) 교수는 25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터키는 이른바 술탄의 이슬람주의와 아타 튀르크로 대변되는 세속주의 정체성이 대립하고 있어 불안정한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경제와 관광을 비롯한 봉사활동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향후 터키 정국에 다양한 변수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아연합신학대 소윤정(선교학) 교수도 “계엄령 체제라는 사회적 불안정 속에서 복음은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무도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사역자들은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반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기도정보’(2010)에 따르면 터키의 복음주의 기독교는 1960년 10여명으로 출발해 최근까지 ‘조용한 성장’을 구가해왔다. 터키 내 시리아정교회 소속 기독교인은 2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초에는 터키 건국 이래 첫 정교회 건립을 승인 받았다. 이슬람주의가 득세한다면 터키 내 복음의 개화 시기는 늦춰질 수밖에 없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 김록권)은 이날 터키 교민을 위한 ‘비상사태시 위기 대처 매뉴얼’을 발표하고 “개인이나 가정, 그룹 단위로 공관의 안내를 따라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위기관리재단은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외국인으로서 돌출 행위들을 삼가야 한다”며 “당분간 지혜롭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현지 거주자들은 이동시 동선을 가족에게 공지할 것, 비상연락망을 통해 실종 여부를 확인할 것, 납치나 갈취·강도 행각에 유의할 것, 거주지나 사역지 보안을 철저히 지킬 것, 가급적 낮 시간에 이동할 것 등의 수칙을 지켜야 한다.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교민들은 위기관리 대처의 3원칙만이라도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며 “현지 주민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조용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인 위기관리 대처의 3원칙이란 ‘깨어 있으라(Be alert)’ ‘예측하기 어렵게 하라(Be unpredictable)’ ‘눈에 띄지 않게 하라(Keep low profile)’ 등이다.

김 사무총장은 또 “단기봉사팀 운영도 유의해야 한다. 지금은 터키 방문을 자제할 때”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3개의 터키 단기봉사팀 일정이 취소됐고 8월과 9월에 예정됐던 다른 팀의 계획 역시 전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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