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생해 인질 20명과 경찰 2명이 목숨을 잃은 방글라데시 테러는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밀집한 다카 굴샨 지역에서 벌어진 전형적인 외국인 대상 범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테러를 ‘외국인과 국가 엘리트를 노린 범죄’라고 언급했다.
WP에 따르면 이 지역은 굴샨 호수를 가운데에 놓고 양쪽으로 각국의 대사관저가 즐비해 있다. 사건 발생 지점 건너편 700m 떨어진 곳에 한국대사관이 있고, 근처에 일본 중국 미국대사관도 있다. 테러 발생지점 같은 편에는 독일과 러시아 카타르대사관 등이 있다. 각국의 국제학교와 문화원 등도 이 지역에 몰려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방글라데시 정부와 정책을 교류하거나 현지 지사를 두고 파트너로 일해오던 엘리트들이었다.
희생된 일본 남성 5명과 여성 2명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의 엔화 차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카 지역의 교통 정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 JICA는 한국의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처럼 개발도상국을 유·무상으로 돕는 기구다.
인근에는 이번 테러에서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의 대사관이 위치해 있다. 사건 현장과의 거리는 200m도 채 되지 않는다. 희생된 9명의 이탈리아인은 모두 의류·섬유업계 종사자였다. 섬유업체에서 일했던 시모나 몬티(33)는 임신 5개월로 다음 주 이탈리아로 가는 비행기표까지 예매해 둔 상태였다.
이들 외에도 미국인 1명, 인도인 1명, 방글라데시인 2명이 테러로 사망했다. 인도 국적의 18세 소녀와 방글라데시인 희생자 1명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