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30일 북한을 인신매매 방지 활동과 관련해 14년 연속으로 최하 등급인 3등급(Tier 3)으로 지정했다.
미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에서 북한은 2003년 이후 14년째 3등급에 포함됐다. 반면 한국은 14년 연속 1등급(Tier 1)을 유지했다. 3등급 국가는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않고, 이렇다 할 개선 노력도 보이지 않는 나라들'을 의미한다.
북한과 함께 알제리, 미얀마, 감비아, 아이티, 이란, 러시아, 수단, 남수단, 시리아, 우즈베키스탄,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 27개국이 3등급에 속했다. 반면 1등급 국가는 미국의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TVPA)에 정해진 최소한의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나라들이다. 1등급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 스위스, 스웨덴,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36개국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북한은 강제 노동, 성매매를 당하는 남성, 여성, 아동의 근원이 되는 국가(source country)"라고 지적했다. 특히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무는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에 취약하다"며 "일부 탈북 여성이 중국인이나 한국계 중국인에 의해 성노예로 전락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만약 중국 당국에 적발되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돼, 수용소에서 강제노역을 하거나 심지어 숨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 정권이 인신매매를 없애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해 "8만-12만 명의 정치범이 수용소에 갇혀 있다"며 "강제노동은 체계화된 정치적 억압의 체계"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여성들이 국내외에서 강제 성매매에 처하고 있는데, 유흥업주나 사채업자에 빚을 진 여성들이 피해자가 되곤 한다"고 기술했다. 또한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중동, 남미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에서 강제노동을 하며, 여성들은 성매매에 내몰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