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가 27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향년 87세.
이 통신은 토플러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 '토플러 어소시에이츠'(Toffler Associates)의 발표를 인용해 토플러 박사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 재단은 별세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토플러는 10여 권의 저서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래학자이다.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을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견했다.
그의 사회 변화와 관련한 생각은 전 세계 지도자와 기업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전 총리인 자오쯔양, 소련의 전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은 그를 멘토로 삼았다. 또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에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며 의견을 나눴으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 이전인 2006년에 면담했다.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토플러는 뉴욕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다가 나중에 부인이 된 하이디를 만났다. 이들은 대학을 중단하고 1950년 클리블랜드로 이주해 알루미늄 제조 공장에 취직했다. 토플러는 용접공으로, 부인은 노조 직원으로 일했다. 토플러는 1998년 인터뷰에서 "공장에서의 경험은 공장 근로자들이 사무직 근로자보다 덜 지능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밝혔다.
토플러는 이후 신문사에서 일하며 백악관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경제신문 포천(Fortune)에서는 기업 및 경영 관련 칼럼을 썼다. 1961년에는 IBM을 위해 컴퓨터가 사회 및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으며, AT&T에 분사를 조언하기도 했다. 60년을 함께 한 부인 하이디가 유일한 유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