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4)

최고의 에제르가 되다 (4)

이희숙 사모

사모 단상 행복한 가정의 롤모델 필자는 목회를 하는 가운데 많은 성도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목사님 가정을 보면 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본받고 싶습니다. 그 어려운 목회를 하시면서도 어떻게 항상 두 분이 늘 기쁨이 충만하며 행복하십니까? 그리고 많은 목회자의 자녀들이 표정이 좀 어둡고 늘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목사님의 자녀들은 구김살이 없이 아주 명랑하고 발랄하고 표정이 밝아서 좋아요”라며 부러워했다. 한번은 어느 박사님의 가정이 교회에 등록했는데 그 분이 “제가 이병희 목사님께서 섬기시는 이 교회로 나오기를 결정한 것은 목사님의 가정이 아주 행복한 가정이요 롤 모델이 되는 가정임을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아름답고 행복한 목회자의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니다. 피차 끊임없는 노력과 희생과 협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름다운 장미정원 필자는 집 앞 뜰에 예쁜 화단을 만들어서 아름다운 장미와 갖가지 꽃을 심어 놓고 즐긴다. 이웃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장미꽃 밭 앞에 멈추어서 코를 갖다 대고 장미향을 맡으며 즐거운 소리로 “You have such a beautiful rose garden! We enjoy so much passing by uour beautiful garden!”(당신의 장미 정원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당신 집 앞을 지나면서 너무나 즐깁니다)하면서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그 화단에 봄에 꽃을 심어 놓고 바쁘다고 돌아보지 않으면 금세 심지도 않은 잡초들이 나고 시든 구정잎들이 생기고 벌레가 생겨서 잎을 갉아먹어서 엉망이 된다. 관심을 가지고 잡초를 제거하고 벌레는 해충제를 뿌려서 제거해주고 물과 비료를 주기적으로 주면서 돌볼 때 꽃들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풍기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도로, 사랑으로 가꾸어 나가며 서로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하고 불평, 원망, 시비 등의 벌레는 감사라는 살충제를 듬뿍 뿌려서 제거해 주어야 한다. ‘젊은 여자들을 교훈하되 그 남편과 자녀를 사랑하며 신중하며 순전하며 집안일을 하며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게 하라 이는 하나님의 말씀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딛2:4-5). 훌륭한 사모이기 전에 먼저 가정에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중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부교역자 사모의 위치와 역할

필자의 남편 목사는 오하이오 주에 있는 감리교 신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인 교회에서 전도사 시절을 지냈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미국감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을 때 중매가 들어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미국인 교회에서 사역을 하면서 클리블랜드한인교회를 개척하였다. 그 후로 휴스턴한인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다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동양선교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아서 사역을 했다. 그래서 실제로 필자가 한인교회에서 부목사 사모로서 지내면서 사역한 경험은 전혀 없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목회를 하면서 부교역자를 두고 사역을 하는 가운데 그리고 부교역자로 사역하는 주의 종들을 만나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점을 나누고 싶다. 혹시 이 사모학 책을 읽는 사모님들 중에 현재 남편이 부교역자의 위치에서 사역을 하고 계시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보고 깨달은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교회와 담임목사가 부목사를 교회에 청빙하는 것은 담임목사의 목회에 도움과 협력을 주고 교회 성장과 발전의 유익을 위한 것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부목사는 항상 담임목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지시하는 일에 겸손히 순종해야 한다. 부교역자는 담임목사에게 부담을 주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자의 남편 목사의 제자인 이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여 부흥하였다. 목회에 열중하다보니 과로하여 건강이 나빠져 부목사 두 명을 채용하였다. 그런데 하루는 그 제자 목사한테 전화가 왔다. 한숨을 푹 쉬면서 “아이구 목사님, 제가 너무 힘들어 도움을 받고자 부목사를 채용했는데 오히려 신경이 너무 쓰여 차라리 안 둔 것만 못해요. 제가 부목사들을 섬기느라고 고생이 더 많아요?” 하더니 결국 얼마 후에 부목사 두 분을 다 내보냈다고 한다. 담임목사가 출타중인 어느 교회에 필자의 남편 목사가 주일설교 부탁을 받았다. 주일설교를 하기 위해 가보니 사회를 하는 부목사가 자신을 나타내려고 자기 식대로 사회를 하며 얼마나 설치는지 ‘저분은 오래 남아 있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후에 보니 결국 그 교회에서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부교역자의 위치는 참 힘든 자리이다. 담임목사보다 못하면 “부목사가 저렇게 무능하니 담임목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는 말을 듣게 된다. 또 부목사가 담임목사보다 설교도 잘하고 능력이 있으면 “아이구, 저러다가 교인들을 끌고 나가서 교회를 개척하지 않겠는가?”라고 한다. 부목사는 담임목사보다 더 잘해도 안 되고 또 너무 못해도 안 되는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때 사모가 지혜롭게 옆에서 내조를 잘해야 한다. 만일 사모가 부목사로서 훈련을 받고 있는 남편에게 “당신, 언제까지 남의 밑에서 부목사 노릇만 할거야? 많은 성도들이 당신이 담임목사님보다 훨씬 더 설교 말씀이 좋다고 하는데?” 하면서 충동질하면 남편도 마음이 흔들리면서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부목사로 훈련을 받으면서 인내하며 겸손하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인도해주신다. 최근에는 한 후배 목사가 은퇴를 4년 남겨놓고 교회를 떠나야겠다고 한숨을 쉬면서 목사님께 전화를 했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휴가를 갔다가 돌아와 보니 그동안 음악목사 겸 행정목사로 있던 부목사와 사모가 교인들의 가정을 심방하면서 담임목사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고 성도들을 시험에 빠지게 했다는 것이다 그 후에 부목사를 좋아하는 상당수의 세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 부목사를 내보내면 당장 교회가 반쪽이 날 것이고, 그냥 목회를 하자니 성도들이 담임목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서 차라리 자기가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물론 상담 후에 기도를 해드리고 절대로 교회를 사임하지 말고 목사님과 사모님 두 분이 교회 강단 앞에 나가 무릎을 꿇고 금식하며 기도하라고 권면했다.

그 후배 목사님과 사모님은 겸손히 기도했고 몇 달 후에 부목사 가정은 결국 스스로 사임하고 교회를 떠났다. 자신이 부목사로 교회를 섬길 때 진실하고 정직하게 교회의 덕이 되도록 해야 한다. 충성스럽게 담임목사의 뜻에 순종하며 겸손하게 사역을 잘 감당하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바라고 원하는 그 이상의 복된 길을 열어주시고 목회를 축복해주실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분란을 일으켜 담임목사를 쫒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는 부목사는 결코 건강하고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없음을 목회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끝까지 인내하며 자기의 위치를 잘 지킬 줄 알아야 한다. hslee39@sbcglob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