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는 다 잘라버리시는가?

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는 다 잘라버리시는가?

이진희 목사 (달라스 웨슬리연합감리교회 담임)

포도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 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요15:2). 가지를 깨끗하게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흙이나 먼지를 잘 씻어주어야 한다는 말일까? 여기에 사용된 단어는 ‘kathairei'이다. “깨끗하게 하다, 손질하다”라는 뜻이다. 나뭇가지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손질하려면 필요 없는 가지들을 잘라 주어야 한다.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상 깨끗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말은 포도나무의 경우에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과실나무는 가지치기를 잘 해주어야 좋은 열매를 많이 맺는다.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있기만 하면 다 열매를 맺는다고 했는데, 가지인 우리가 포도나무이신 예수님에게 붙어있는데도 열매를 맺지 못할 수가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요15:2). 기독교인이라고 다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열매가 없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내가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일 수도 있다. 예수님 안에 있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려서 버려질까?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요15:2).

그리스도와 상관없는 사람들은 잘린 후 밖에 버려져 불살라지게 된다. 최후심판 때에 염소들과 악하고 게으른 종,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초청받고도 오지 않은 사람, 어리석은 다섯 처녀와 같은 사람들은 밖에 버려져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될 것이다. 그들이 심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예수님 안에 있는 자들도 단지 열매가 없다고 하는 이유로 잘라서 불살라버리실까? 지옥에 던져질까?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제거해 버리시고”(요15:2). 여기에서 ‘제거해버리다’는 단어는 헬라어로 ‘eiro'로, ’들어 올린다‘라는 뜻이다. 또한 이 단어는 ’제거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어진다. 예를 들어 돌을 들어 올린다는 것은 돌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나사로의 무덤 문을 열어 놓으라고 하셨을 때 사용하신 단어가 바로 이 단어이다. 거의 모든 성경이 요한복음 15장 2절을 번역함에 있어서 이 eiro를 제거하다는 의미로 옮겼다. 그러나 이 단어의 또 다른 의미인 “들어 올리다”라는 뜻으로 번역해보자.

“무릇 내게 붙어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들어 올리시고.” 우선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열매가 없을 때 포도나무 가지를 들어 올려주는가? 그렇다. 가지가 땅에 쳐져 있으면 흙이 묻거나, 흙이나 오물이 묻어서 떨어지지 않게 된다. 그리고 햇빛을 충부니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그럴 때 농부는 그 가지를 들어서 흙을 씻어내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시들시들하던 가지가 생기를 얻게 되고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나 계속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결국은 죽게 되고 만다. 그래서 농부는 가지들을 들어 올려준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시다. 우리가 열매를 맺지 못할 때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들어 올리신다.’ 열매를 많이 맺는 가지만 더 열매를 맺도록 돌보시는 분이 아니라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도 열매를 맺도록 돌보시는 분이다. 포도나무가 그늘에 가려 열매를 맺지 못하면 들어 올려서 햇빛을 잘 받을 수 있게 하시고, 열매를 잘 맺는 가지들은 가지치기를 해서 더 열매를 맺게 하신다. 하나님은 열매가 없다고 해서 가차 없이 잘라버리시는 분이 아니다. 물론 죽은 가지는 잘라버려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생명이 되시는 예수님에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라고 다 죽은 가지는 아니다. 잘 돌보아주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기독교인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요한복음 15장 2-3절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eiro)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kathairei) 너희는 내가 일러 준 말로 이미 깨끗하였으니(katharos)” “깨끗하게 하다”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kathairei'는 “깨끗하게 하다, 손질하다”라는 뜻이다. 가지치기도 나무 손질에 속한다. ‘katharos'는 용광로를 통과할 때 불순물이 제거되고 순금이 나오듯이 그렇게 불로 깨끗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이 포도나무 가지를 들어 올려주는 것은(eiro) 가지를 깨끗하게 하고 또 그렇게 해서 햇빛을 잘 흡수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해서 좋은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구절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릇 내게 있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깨끗케 해서 열매를 맺게 하시려고 들어 올리시고, 무릇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열매를 맺게 하려하여 그것을 깨끗하게 하시느니라. 너희는 내가 일러 준 말로 이미 깨끗하여졌느니라.” 가지인 우리가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포도나무 되시는 예수님에게 붙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깨끗해야 한다. 그러면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요15:8). jinhlee100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