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 그 역사를 찾아서

한국 선교 그 역사를 찾아서

손상웅 목사 (SEED선교회 연구실장)

민찬호는 1878년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났다. 그의 한자식 이름은 閔贊鎬 또는 閔燦鎬다. 이승만과 함께 배재학당 재학 중 그는 중국 상해의 협성회와 YMCA에 관여하여 기독교의 국제화에 눈이 떴다. 이후 그는 미국 북감리교 선교부의 조지 존스 선교사가 운영하는 신학회를 졸업하고 전도사가 된다. 민찬호는 1905년 8월 하와이 한인감리교회로 파송되었다. 미국인에게는 본 교회가 ‘오하후 호놀룰루 정동교회’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홍승하에 이어 제2대 담임교역자가 되어 한인 이민자의 삶의 중심에서 미래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파송된 지 1년 만에 민찬호는 펀치볼 스트리트에 예배당을 마련했다. 총 1만8천불 중 한인 동포들이 한 헌금은 3천불이나 되었다, 이로써 예배당을 중심으로 한인들의 숙원이었던 한인거주지가 조성된다. 본 교회는 1965년에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로 변신하여 오늘에 이른다.

하와이 한인감리교회(1910) 민찬호는 와이파후, 에와, 와일루아, 가록구 등 하와이 군도에 산재한 36개 처의 교회와 전도소를 섬겼다. 1907년 보고에 따르면 하와이에 약 40개의 한인전도소가 있었고 자치적인 교회가 15개 처에 이르렀다. 그의 사역 기간 중 설립한 예배당은 6개 처나 된다. 교회가 부흥되면서 한인들의 생활도 향상되어 도박, 주색 그리고 아편까지 피우던 사람들이 이전의 동료들을 적극 그리스도에게로 이끄는데 앞장섰다. ‘하와이 한인기독교 회보’의 주필이었던 민찬호는 1906년에 한국으로부터 국문활자를 도입하여 복사판으로 내던 회보가 활판 인쇄됨으로 교회의 역할은 확대되었다.

민찬호는 복음 사역 외에도 문화 명령에도 관여하였으니 민족 지도자 내지 재미 독립운동가라는 별명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의 첫 사역은 1905년에 한국인들의 상호 친목과 국권회복을 목적한 한인상조회의 조직이었다. 부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회장 송헌주, 다른 부회장 박윤성, 서기 김성권, 재무 이지성, 명예 재무 위드맨 목사와 함께 활동했다. 1906년 설립한 한인기숙학교에도 민찬호의 공헌이 있다. 각 지방으로부터 온 자제를 기숙시켜 저녁마다 국어를 가르쳤고, 연령관계로 소학교에 입학할 수 없던 소년들을 모아 중학교 입학 준비를 목적한 속성과를 운영하였다. 그는 학감으로 4년간 재직하면서 학장인 존 W. 와드맨 부인을 도왔다. 공진회는 민찬호의 산물이었다. 1906년 민찬호는 그 회장이 되어 이내수, 임준호, 임정수 등과 함께 민족의 지도자가 될 인재양성을 전개했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하와이의 24개 단체 대표자 30명이 1907년 호놀룰루에 회집하여 ‘한인합성협회’를 조직할 때 공진회 대표로 임정수와 이내수 등과 함께 민찬호도 참석했다. 본 한인 합성협회는 조국 국권 광복, 재류 동포 안녕 보장 및 교육 장려 등을 목적하였다.

1908년에 작성한 ‘하와이 한인합성협회’와 ‘미주 한인공립협회’와의 합동을 제기한 ‘합동발기문’의 하와이 한인합성협회 대표 중 한 사람으로 민찬호가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익년 대한인국민회 창립에 민찬호의 손길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대한인국민회는 조국 광복 운동과 동포의 안녕 보장을 목적하여 북미, 하와이, 서백리아 및 만추리아 등 4개 지역에 총회를 조직했을 때 모든 한인동포는 의무금을 납부하였다. 본 대한인국민회 초대 회장은 정재관이었다. 1910년경 평양 숭실대학 대표 14명이 호놀룰루와 오아후의 한인을 방문했을 때 민찬호는 그들을 인솔하고 한인들의 실상을 소개하면서 민족의 하나됨을 추구했다. 약 6년의 하와이 사역을 종료하고 민찬호는 1911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남가주 대학교의 맥크레이 신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는 5년간 공부한 후 1916년에 본교를 졸업하였다. 졸업한 그 해에 남가주 대학교대학원에 입학하여 1917년에 교육학으로 문학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논문 제목은 “현대한국 교육사에 대한 한 연구”였다. 이 기간 그는 ‘영한 실천 회화 핸드북’을 저술했는가 하면, 영문책 ‘성경 해설집’을 조선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유학 기간 민찬호는 LA 한인감리교회에 부임하여 복음 사역을 이어갔다. 1896년 미국 북감리교 의료선교사로 내한했던 해리 C. 셔만 선교사의 부인 프로렌스 셔만이 1904년 3월 미국 남감리교회 선교부의 지원을 받아 한인 기도처를 설립하면서 본 교회가 조직되었다. 민찬호는 신흥우에 이어 두 번째 목회자가 되어 학업과 교회 사역을 병행했다. 그런데 1910년 한일합방이후 미국 남감리교회의 친일적인 경향에 흩어지려는 본 교회 교인들이 민찬호의 노력으로 1912년 9월 LA 한인장로교회에 병합하여 본 장로교회 목회자가 되었다. 당시 본 장로교회 교역자였던 방화중 전도사가 부친의 서거 소식에 1912년 2월에 내한했기 때문에 교역자가 공석이었고, 미국장로교회와 미국남감리교회 간의 예양 협정에 따라 LA 지역은 미국북장로교 선교지역이었기 때문에 교단 간 명분이 성립되었다. 민찬호는 LA뿐만 아니라 LA 인근에 흩어진 한인 기도처를 순회하며 예배를 인도하고 그들을 위로했다. 민찬호는 한인 동포를 위한 활동도 멈추지 않았다. 민족 계몽 운동을 목적하여 흥사단이 조직되던 1913년 민찬호는 8도 대표 창립위원 중 황해도 대표로 관여하였고 그 이사장을 역임하였다. 대한인국민회는 1918년 파리강화회의 한인 대표로 이승만과 정한경과 함께 민찬호도 파견하였으나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로 참석이 좌절되고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데는 실패했다.

민찬호는 1919년 이승만의 초청으로 하와이한인기독교회 목회자로 부임한다. 본 교회는 1918년에 이승만을 중심으로 하와이감리교회에서 분열된 신립교회가 그 시작인데 한인중심의 독립교회였다. 부임한 지 3년 만에 민찬호는 예배당을 건축하고 각 지방에 15개 처의 기도처를 세웠다. 그는 1929년에 은퇴하기까지 10년간 교회를 섬겼다. 현재의 하와이한인기독교회 건물은 1938년에 조국을 기억하자며 서울 광화문을 본떠 세운 건물이다.

한인 동포를 목적한 민찬호의 손길은 계속되었다. 1919년의 거족적 삼일만세운동 소식에 박차를 가해 서재필과 이승만이 1919년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의 독립운동의 요람지인 필라델피아의 소극장에서 개최한 한인대표자 대회에 민찬호도 참석했다. 그 해 Hartson 교장 후임으로 한인기독학원 교장에 취임하였는데 그 해 가을 학기에 남학생 77명과 여학생 67명 등 144명이 등록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교민단 실행령을 준수하여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가 해체되고 대신에 하와이대한인교민단이 설립되던 1922년 민찬호는 교민단 총단장에 선출되었다. 그 즈음 이승만이 주동이 된 동지회가 창립되었을 때 안현경과 이종관과 함께 민찬호는 본 동지회 중앙부 이사원 중 한 사람으로 한인 친목과 임시정부 후원과 독립운동에 힘썼다. 민찬호는 1923년 포화학생 고국 방문단을 꾸려 서울과 대구를 방문하고 하와이 동포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였다. 1938년 차신호, 최선주, 최창덕, 서재근, 권도인등과 함께 중한민중동맹단을 발기한 민찬호는 회원 40명과 함께 1942년까지 한길수의 외교활동과 순행간연을 지원하였다. 1913년 민찬호는 1888년경에 조선에서 태어나 1903년에 하와이로 이주한 몰리 홍과 결혼하여 폴, 토마스, 필립, 제시, 앤드류 등 4남1녀를 두었다. 1929년 하와이한인기독교회를 은퇴한 민찬호는 1940년에 하와이 호놀룰루의 호텔 매니저로 활동하였으며, 1954년 향년 77세로 소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