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연쇄 지진이 일어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현 연쇄 지진을 발단으로 남미 에콰도르, 대만 등 환태평양 지역에서 잇따라 강진이 일어나고 쓰나미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전 세계가 지진·해일 공포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여러 차례 지진이 일어난 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이번 현상이 또 다른 대규모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처음 발생한 구마모토현 연쇄 지진으로 사망자가 41명으로 늘어나면서 2011년 대지진 후 일본 내 최악의 지진 재해로 전개되고 있다. 구마모토 지진이 1995년 고베 대지진보다 파괴력이 1.4배 더 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7일 구마모토현 등 현지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41명이 사망하고 1000명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규모 6.5 지진 발생 후 16일 오후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287차례, 진도 4 이상의 지진이 62차례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졌고, 약 24만 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내려져 구마모토에서만 16만5500여명이 피난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미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서 16일 오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고 쓰나미 가능성까지 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히자 세계의 주말이 얼어붙었다. 현재 에콰도르 중부 항구 도시 과야킬에서 최소 주택 1채와 고가도로 1곳이 붕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16일 오후 6시 55분쯤 대만 타이둥(台東)현 동부 해역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중국지진센터가 발표했다. 지진 발생 위치는 북위 22.53도, 동경 121.93도로 진원 깊이는 8000m다. 이번 지진이 일본 규슈의 강진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지질학자 로저 빌햄은 “현재 상황에서 규모 8.0 이상 강진이 최소 4차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세기 동안 가중된 압력으로 메가톤급 지진의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지각판 중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 인도·호주판 등과 맞물리는 경계선이어서 세계 활화산과 휴화산 75%가 이 지역에 몰려 있다. 전 세계 지진 80-90%도 이곳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시작된 일련의 지진이 확산하면서 단층 운동의 연쇄가 시작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에 지진이 발생한 단층과 인접한 단층이 자극받아 새로운 지진이 생기고 이런 연쇄 반응이 이어져 광범위하고 강력한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 기상청 지진 예지 정보 과장은 16일에 발생한 진도 7.3 지진 이후 아소 지방과 오이타 현에서도 5도 이상의 큰 지진이 발생한 데 대해 “지금까지의 경험칙(경험에 의해 지득된 지식 및 법칙)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활단층의 지진 이후 그것보다 강한 본진이 발생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후의 지진 활동 증가는 첫 번째 본진과는 독립된 별도의 지진일 수 있다며, “향후 지진 활동이 어떻게 되어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코쿠까지 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틀 간격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일본, 에콰도르 그리고 대만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긴급 구호 활동과 물자 지원이 인도주의적 단체들과 교회와 선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개시됐다. 그러나 워낙 지진의 강도가 심각해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구호나 지원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고 있고, 재난 현장들로 선교와 긴급 지원 그리고 구호 팀들이 속속들이 파견되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