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하고 교제가 깊은 공동체에도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너무 깊은 은혜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마디 말로, 예측 못한 행동으로, 혹은 지난 상처를 건드림으로 분위기가 가라앉고 냉랭한 관계, 서로 미워하는 상황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공동체에 불현듯 찾아오는 갈등, 리더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우리가 가장 쉽게 취하는 태도는 ‘회피’다. 이는 우리가 갈등을 가장 먼저 접하는 어린 시절부터 습득한 방법이다. 당시 아직 어리고 미숙한 우리는 위험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피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성장할수록 우리는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직면한다. 피하면 다시 마주치지 않을 문제도 있지만, 피하는 것은 임시방편인 문제들이 많아진다. 소그룹의 갈등 역시 피해서는 안 될 종류의 문제이다.
갈등을 피하면 피할수록, 그것은 우리 자신과 공동체의 관계를 갉아먹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갈등을 피하는 것을 평화의 행동, 양보의 행동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인의 미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좋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이렇게 미뤄왔던 문제들이 한순간 해결해야 하는 쓰나미가 되어 우리를 덮치게 된다.
가까우면 가까워질수록, 함께 의사결정을 하고 사역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질수록, 다른 말로 공동체가 더 건강하고 견고하게 세워져 갈수록, 갈등의 여지는 많아진다. 갈등을 회피하기만 하던 사람에게 이는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다. 공동체가 건강해지는 것 같은데 갈등의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은 너무 역설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을 직면하고 부딪쳐 해결해 오던 사람에게 이는 공동체가 성장했기에 새로 찾아온 기회들로 보인다.
성경은 많은 실례로 갈등에 처한 사람들과 이들이 갈등에 대처했던 방법들을 보여준다. 갈등해결에 실패했던 이들에게서나 성공했던 이들 모두에게서 우리는 교훈을 얻게 된다. 아담과 하와는 갈등을 회피했던 전형적인 사람들이다. 문제가 발생하고 하나님을 피하기 시작했던 이들의 반응은, 결국 부부관계에서도 서로를 탓하는 반응으로까지 이어졌다. 아브라함과 롯도 갈등이 있었고, 야곱과 에서, 요셉과 형들, 사울과 다윗, 신약의 교회들은 모두 갈등이 있었다. 따라서 갈등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하여 쉬쉬하며 덮어두지 말아야 한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 다섯 가지 태도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관계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관점이 충돌하는 것은 당연함을 인정한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각자의 과거의 문제를 현재의 관계 속에 투영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눈앞의 사람과의 갈등이 아니라, 자신의 옛 기억과 싸우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라. -갈등은 승패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이기는 것이 갈등의 해결책이 아니다. -반대는 현안에만 국한시킨다. 상대의 과거 행적이나 태도를 보고 트집을 잡기 시작하면 갈등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는 행동이 된다. -사과하는 용기를 가진다. 상대가 옳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거나, 내가 옳더라도 양보할 때도 있다. -갈등을 회피하지 말고, 고통을 감내하며 성숙한 태도로 해결하라. 갈등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갈등 해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