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코미디언에게서 희망을 본다!

크리스천 코미디언에게서 희망을 본다!

[중남미 과테말라인들은 노련한 정치인 대신 코미디언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지난 25일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올해 46살인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 지미 모랄레스가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70% 가까이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미 모랄레스는 과테말라에서 20여 년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부패 정치 풍자로 국민을 웃겼다. 특히 2007년 풍자 영화 '솜브레로(전통 모자)를 쓴 대통령'에 출연해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헛된 공약으로 비난받아 도중하차한 카우보이를 연기했다. 선거 초반만 해도 그가 영화처럼 될 거란 의견이 팽배했다. 지난 4월 선거운동 초반만 해도 그의 지지율은 0.5% 정도로 당선이 희박했지만,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쌓은 인지도에 정권 고위층이 연루된 부패 사건이 크게 불거지면서 반사 이익을 얻었다. AFP 등 외신은 "모랄레스가 정치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나는 20년 동안 사람들을 웃겨왔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울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과테말라 국민들이 그에게서 희망을 보는 이유는 바로 복음주의적 크리스천이기 때문이다. 전 인구의 40%정도가 복음주의자들인 과테말라에서, 현 대통령과 부대통령이 부정과 비 자금 축적으로 탄핵되고 기소되는 등, 한마디로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과테말라 국민들이 지미 모랄레스를 선택한 것이다(Why Guatemala Elected an Evangelical Entertainer as Its New President: Voters hope Jimmy Morales will do better than the last two times they gave evangelicals the top job).]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가 있기 한 달 전, 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았고 부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부정으로 체포됐고, 여기에 입법부 국회의원들과 사법부 판사들까지도 연루되어 한마디로 과테말라는 총체적 정치 난국에 빠져있다. 모랄레스는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연예인이다. 그러나 그를 코미디언으로만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그는 배우이자, 제작자이고 사업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행정에 관한 MBA이며, 안보와 보안에 대한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재원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과테말라시티 침레교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교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여러 사업들을 하고 있다. 그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것은 4년 전 과테말라 수도에 인접한 메트로폴리탄을 이루는 중심 도시인 멕시코 시장선거 도전이었다. 아쉽게도 낙선한 그는, 작은 정당(the National Convergence Front, FCN)의 사무총장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 이번 선거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가 속한 FCN은 중도 성향으로, 과테말라 국민 통합과 아동 굶주림을 개선하기 위한 식량 안보, 교육 질 개선, 경제성장률 4% 달성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 부대통령과 다수의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걷어 들인 관세 중 수 백만 달러를 횡령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부대통령은 사임했고, 체포됐는데, 여기에는 과테말라 사회복지국에서 운영하는 병원들을 담당하는 관리들이 모두 연루됐다. 그런데 문제는 투석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오염된 약을 복용해 사망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됐다. 여기에 SNS을 사용하는 젊은 대학생들과 국민들이 연일 항의하면서 네트웍을 형성, 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주중 내내 열게 됐다. 동시에 수천 명의 크리스천들이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기도집회를 가져, 새벽 기도와 함께 시행하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 9월, 현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사임하고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 모든 부정과 부패의 뿌리가 밝혀진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는 아웃사이더인 모랄레스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높아지게 됐고, 드디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다. 결국 모랄레스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 아닌 현실적인 부패 척결을 외쳐서다. 또한 과테말라 국민들이 부패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선거에서 "나는 부패하지 않았고 도둑도 아니다"라며 부패한 정권을 강하게 질타했다.

노점상을 하는 아나 푸엔타스(36)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똑같은 얼굴에 지쳤다. 지미 모랄레스도 나에게 확신을 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모랄레스 뿐이다"라고 말했다. 과테말라 사람들 중 35-40%는 복음주의적 크리스천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치에 종교 즉 기독교가 주는 진정한 영향을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 나선 후보들 중, 모랄레스를 비롯한 크리스천들이 그래도 5위권에 2명이나 입성하는 지지도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모랄레스는 동성결혼과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적인 정책으로, 과테말라 크리스천들에게 선명한 인상을 주었다. 모랄레스의 당선을 신앙의 힘으로 풀이하는 크리스천 리더들이 많다. 특히 “기도” 즉 현재 정부대통령이 연루된 만성적인 총체적 부정과 폭력 그리고 헌법 체제가 붕괴될 것 같은 위기들을 극복해달라는 크리스천들의 염원이 이번 대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모랄레스는 2007년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대선에서 낙선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인지 선거운동 초기에는 주변에서 코미디 영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즉 영화에서처럼 낙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랄레스는 영화 '큰 모자를 쓴 대통령'에서 우연히 대통령이 될 뻔 한 카우보이 역할을 했다. 카우보이는 실현할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하는 인물이다. 마치 과테말라 정치인들을 연상시켰다. 그를 통해 과테말라 정치 현실을 봐서였을까? 모랄레스의 선거운동 기간 국민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모랄레스는 "저는 20년 동안 사람들을 웃겨왔습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울게 하지 않겠습니다"며 국민을 기만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과테말라 국민들은 모랄레스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해서 과테말라의 미래가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정치전문가 필립 치콜라는 "모랄레스가 정치계 아웃사이더라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했지만, 정치기반이 취약하고 상황에 따라 지지기반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 정권 초기 어떻게 민심을 잡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여기에 과테말라 크리스천들이 하나가 돼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