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학선교에 대한 진단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대학은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를 향한 잠재력이 가장 큰 못자리판이다. 그곳에는 젊고 기동성 있으며 많은 지식과 전문성을 갖춘 차세대 지도자들이 집단으로 있다. 저들 대학청년들의 복음화는 민족과 국가를 살리고 세계선교에 대한 희망이 됨을 알 수 있다. 선교역사에서 찬란했던 그 사례는 18세기 독일의 할레대학과 영국의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 그리고 19세기 초 미국 윌리엄스 대학을 통해 증명되었다. 이런 점에서 대학선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헌데 지금 우리 곁의 대학에 대한 선교 실태는 어떠한가? 대학촌에 활화산 같은 복음의 역사가 분출하고 있는가? 영적, 물적, 인적 자원이 열악한 몇몇 선교단체로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선교단체들은 저들을 수용할만한 인프라(Infra)가 없다. 이러한 때에 과연 교회들을 대학선교에 마음이 있는 것인가? 혹시 무관심, 무대책, 무능력이란 3무(無)속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 일 때문에 더 중요한 사역을 놓치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역사의식은 문제의식과 해결의식이다. 통절(痛切)한 심정으로 우리 교회들이 이 사역에 눈뜨기를 기도 한다.

 

1. 대학의 문화 환경

   

지금의 대학생들은 의식구조나 생활문화가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그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사색할 여유가 없다. 클래식한 음악을 들으며 고전을 읽을 시간도 없다. 그들은 대개 도시문화 속에서 자랐으며 부모세대의 고생을 모른다. 그들은 개인주의와 인본주의 그리고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적인 대중문화의 위협 아래 살고 있다. 특히 IT문화의 발달로 정보력이나 계산 등 지식능력(IQ)은 높으나 감성지수(EQ)가 뒤떨어진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혼을 타락하게 하는 영상문화에 깊이 젖어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치열한 사회 경쟁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쁘게 뛰어야만 한다. 

그들은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은 한다. 학과공부, 축제나 서클활동, 장래 취업준비, 아르바이트, 교회봉사, 이성교제 그리고 한국에서는 남자일 경우 군대도 가야 한다. 바쁜 경쟁구도 속에서 대학생들은 1인 다역을 하고 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가? 제한된 에너지를 분산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이러한 사회 환경 속에서 그들은 과연 하나님이 쓰실만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장할 수 있을까? 

 

2. 기독 대학인의 실태

    

오늘날 몇 개의 알려진 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회에서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중,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면 몇%가 남는가? 혹자는 말하기를 교포 2세들 경우에는 70%가 교회를 떠난다고 한다. 그들이 어려서는 부모를 따라 습관적으로 교회를 다녔으나 이제 장성하여서는 신앙을 떠나 세속의 물결에 휩싸이는 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천 대학생으로서 정체성(Identity)을 가진 자들도 갈등이 많다. 

여기에는 두 부류가 있다. 순전히 지역교회만 속하여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과 선교단체와 지역교회에 양방향으로 속하여 활동하는 부류가 있다. 전자에 해당되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성실하되 야성이 떨어진다. 이들은 신앙의 굴곡이 없이 꾸준히 교회에 출석하며 성가대나 주일학교 교사등 주로 봉사 위주 활동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배움이나 훈련의 기회가 적다. 

반면에 선교단체와 교회에 속한 자들은 열심이 있되 신앙적 굴곡이 크다. 이들은 많은 훈련 프로그램과 공동체적 활동으로 인하여 신앙적 뜨거움이 있다. 그러나 영성공동체의 중복으로 인하여 마음분산, 시간분산, 재정분산이 되어 갈등하는 예가 다 반사다. 

인간은 제한적이어서 동시에 여러 가지를 다 잘할 수는 없다. 장차 사회에 나가 실력 있는 기독지성인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촌음을 아껴 학습해야 할 시기에 여기 저기 모임과 외면적 활동 위주로 살다보면 자칫 학생으로서 자기 본분을 놓치기 쉽다. 그러므로 교회나 선교단체는 대학청년들을 근시안적으로 보아서는 아니 된다. 먼 내일을 바라보며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소명 따라 은사를 개발하며 충성되고 실력 있는 인물들로 자라갈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이다.  

대학은 세계선교를 위한 잠재력이 가장 큰 못자리판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복음화율이 3% 미만인 미전도종족에 해당된다.

 

 

3. 대학선교의  과제

 

첫째는 통전적인 선교신학이 필요하다. 회심을 통한 영혼구원과 교회개척에 집중된 전통적 선교방식은 개인주의적 신앙관과 제국주의적 선교로 귀착되기 쉽다. 그런 선교전략으로는 오늘날 대학을 지배하는 세속주의 문화와 계몽주의 세계관을 극복할 수 없다. 대학선교는 복음전도를 통한 개인의 회심이나 양육과 동시에 대학문화 및 사회구조의 변혁을 위한 통전적인 선교신학에 기초해야 한다. 

둘째는 사이버 시대 혹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을 위한 선교전략을 세워야 한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반도체 칩(chip), 카드(card), 케이블(cable), 코드(code) 속에서 사이버(cyber)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주도함으로써 기존질서와 세계로부터의 변화(change)를 추구하는 “사이보그(cyborg)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디지털 세대로서 그 존재양식이 이미지(image)이고 존재하는 시공간은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며 존재하는 방식은 네트워크(network)이다. 

셋째는 대학선교에 대한 열정과 많은 노하우를 지닌 대학생 선교단체들과 인적, 물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역교회를 묶는 협력선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학선교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교단체들은 독선적 태도를 버리고 지역교회를 섬기는 차원에서 서로 연합해야 한다. 

넷째는 세계 선교에 대한 비전을 줄 수 있도록 채플이나 다양한 신앙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비전 트립(vision trip)이나 단기선교훈련을 통해 선교지와 연결하며 그들 자신이 전공하는 학문을 통해 전문인 선교(Tent making)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맺는 말

   

하버드(Harvard) 대학 도서관에는 30가지 명언이 붙어 있다. 그 중 첫째는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Sleep now, you will be dreaming, Study now, you will be achieving your dream).”  대학청년들은 이 사회로 나오기 전 마지막 관문이 대학이다. 저들은 저마다 가슴 벅찬 꿈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년 수가 더할수록 그 꿈들은 작아지거나 사라지게 된다. 현실이란 절벽 앞에 서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대학생들은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벼랑 끝의 대학생들, 그들에겐 봄은 없다, 청년백수 탈출기, 상처 입은 세대”라는 통용되는 말들이 척박한 삶의 현실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어떠한가? 그래도 여유가 있으나 대부분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 맞추어 자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저들 가운데 “선교사로 헌신한 케임브리지 7인(Cambridge Seven)”이나 건초더미 기도회를 주도한 사우엘 밀즈(Samuel J. Mills, Jr) 같은 헌신자가 있는가? 절대자 하나님의 자리에 인간이 치고 올라가는 오늘의 대학문화를 방관하면서 우리 교회는 무슨 소망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의 피 묻은 복음이 대학가를 적시지 않는 한 세상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대학선교의 장벽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 이는 90년대를 지나면서 심화되기 시작했으며 21세기 코로나시대인 지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제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둠의 세력이 진지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기도로 대학캠퍼스를 녹여야 한다. 나아가 지역교회들과 선교단체들은 연합전선을 구축하되 교회성장이나 기관의 세 불리기 차원보다는 선교적 시각으로 대학 영혼들을 입양할 필요가 있다. 모이는 교회보다 열방으로 흩어지는 교회를 연상하면서!

jrsong007@hanmail.net

06.26.2021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