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때의 무슬림과 사순절 때의 크리스천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2021년 5월 현재 전 세계 인구는 약 78억 명이다. 그 중 넓은 의미에서 기독교(로마카톨릭, 동방정교, 개신교)는 32%인 24억9천만 명 정도이다. 무슬림(수니파, 시아파)은 24%인 18억7천만 명 정도이다. 이 두 종교인의 수를 합치면 43억6천만 명으로서 56%에 해당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계종교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난 1400년의 역사 동안 이 두 종교 세력은 치열하게 대립하여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십자군 전쟁이었다. 지금도 언제 어디서 부딪힐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왜 서로 반목하며 싸우는가? 신학사상과 그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상반된 것들을 하나하나 비교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슬람의 라마단과 기독교의 사순절이다. 금년에 라마단은 4월13일부터 5월 12일까지이다. 사순절은 지난 2월 17일부터 4월 14일까지였다. 이 절기의 유래와 내용은 무엇이며 신도들은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

 

1. 라마단의 유래

 

라마단(Ramadan)이란 아랍어로 “~을 이끌어내다, 유도하다”라는 의미로, “ramida, ar-ramad”에서 파생되었다. 이는 이슬람 달력으로 아홉 번째의 달을 가리키며 타는 듯한 더위와 건조함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라마단 기간은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Mahomet)가 천사 가브리엘(Gabriel)로부터 코란을 계시 받은 신성한 달로 여겨 금식을 강요한다. 라마단의 금식은 푸아사(PUASA)라고 하며 모든 무슬림이 따르는 5대 의무 중 하나이다. 이는 30일 동안 해가 뜬 후부터 질 때까지(대체로 오전 6시-오후 6시) 금식을 한다. 이때는 음식, 음료, 흡연, 성행위 등이 모두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폭력, 화, 시기, 탐욕, 중상, 음행 등 반종교적인 행위를 삼가 한다.  

라마단은 모두가 지키는 단식 의무이지만 노인, 환자, 임산부, 모유수유나 생리 중인 여성, 어린이 또한 전쟁 중이거나 여행 중인 경우에도 이 의무를 면제해준다. 이슬람력은 윤달이 없는 순태음력으로, 태양력과 오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라마단의 양력 날짜는 해마다 조금씩 앞당겨진다.

 

2. 라마단 때의 무슬림들의 실상

   

라마단은 교도들에게 금식의 계율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개인적인 과실과 악행을 속죄하고 신앙을 공고히 하며 인내와 자제력을 기르게 한다. 나아가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며 알라 신에 대한 복종을 나타내게 한다. 저들은 이렇게 금식을 하면 하늘의 상급이 증가하고 알라로부터 복의 복을 받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왜 금식을 강조하는가? 인간에게 욕망은 경건의 대척점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시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영적인 목마름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식욕은 극기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람들은 금식시간 이전 아침과 저녁에 폭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서 위장병 환자가 가장 많이 생기고 비만과 당뇨병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연히 내과가 성업을 이룬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아무튼 통계에 의하면 라마단 기간은 일년중 무슬림들에게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가 가장 높은 때라고 한다. 이때가 평상시보다 더 음식을 먹는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3. 기독교 사순절의 유래

   

사순절(四旬節, Lent)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부터 부활주일 전야(Easter Eve)까지이다. 1순은 10일이므로 4순은 40일이 된다. 사순절을 영어로 Lent라고 하는데 그 어원은 만물의 소생을 뜻한다. 사순절의 전통은 그리스도가 무덤 속에 있었다고 믿어지는 단 40시간에서 기인한다. 후에 이 40시간이 연장되어 6일이 되었고 6일은 다시 6주간으로 늘어났다. 사순절이 6주간으로 토의된 것은 AD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였다. 

이를 계산하면 6주×7일-6일은 36일이다. 36이란 숫자는 1년 365일의 1/10에 해당한다. 헌데 36일이었던 것이 731년 샤를마뉴(Charlemagne)대제 시대 다시 4일을 더 첨가하여 40일이 되었다. 따라서 사순절은 부활절로부터 46일 전에 시작되며 이 중에서 주일(6회)을 제외한다. 주일을 뺀 것은 이 날이 작은 부활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사순절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금식을 행하던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라마단 때의 무슬림들은 거의 대부분이 금식하며 절기를 지킨다.

사순절 때의 크리스천들은 너무 자유로운 것이 하나의 딜레마이다.

우리는 계율에 묶인 저들을 위해 탄원하되 한편으로는 도전을 받아야 한다. 

 

4. 사순절 때의 크리스천들의 실상

   

사순절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고난을 당하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제자의 도를 훈련하는 기간이다. 경건과 절제, 희생과 나눔, 성찰과 회복이 사순절의 진정한 의미다. 처음 사순절이 시작 되었을 때에는 사제들이 신자들의 이마 위에 재로 십자가를 그려주며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 갈 것을 기억하라"고 말해 주었다. 재"(ash)는 회개의 상징이다(렘6:26, 욘3:6, 마11:21). 초대교회는 이 기간에 금식을 강조했으며 자기절제와 회개로 하나님께 한 걸음 가까이 나아가기에 힘썼다. 그들은 특별히 쾌락을 추구하는 일은 삼가 했으며 화려한 옷을 입거나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등 호화생활을 자제하였다. 대신 성도들은 예배와 기도생활 등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자선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중세에는 이 기간 동안 교인들이 회개의 상징으로 자루 옷을 입고 머리에는 재를 뿌리고 다녔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은 8세기 이후로 가면서 많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14세기에는 금식 기도 대신에 절식 기도가 행해졌다. 15세기에 와서는 정오에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종교관습이 되었고, 저녁시간에도 간단한 식사인 콜레이션(collation)이 허용되었다. 

그럼 현대교회의 인식은 어떠한가? 초, 중세 교회처럼 욕망을 제어하며 신(神)께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지금의 크리스천들은 너무 세속문화에 물들어 있다. 

 

맺음 말

   

이슬람의 계율은 매우 엄하다. 그 신앙은 신도들에게 관념적이기보다 실제적인 행동을 요구한다. 코란의 내용을 국가차원에서 통치에 적용하며 하나의 문화로 귀착하게 한다. 따라서 현세적 사람은 물론이고 그 곳에서 태어난 후세들은 이 체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저들은 생내적으로 이슬람 문화에 체질화되어 있으며 객관적 판단자체를 터부시하고 맹종한다. 라마단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과연 그들 중 라마단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자는 얼마나 될까? 사회의 분위기나 혹 후한이 두려워 행세하는 자는 없을까? 아무튼 같은 하늘 아래 행복을 누리며 자유롭게 살아야할 인간이 종교라는 굴레에 묶이어 신음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다. 

이에 비해 기독교는 어떠한가? 사순절을 제대로 지키는 신도들이 얼마나 될까? 극히 소수이다. 특히 개신교인들은 천주교나 동방정교에 비해 절기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 심지어 고난주간에도 금식 한 번 하지 않는 사람이 태반이다. 라마단을 지키는 무슬림들에 비하면 우리네는 한심할 정도이다. 아무튼 크리스천들은 깨어나야 한다. 이대로 가면 기독교는 이슬람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 정신을 차리고 영적 싸움에서 우월성을 보여야 한다. 그것은 이 시대 가장 큰 부담이요 미전도 종족인 무슬림들을 불쌍히 여기며  주의 사랑으로 품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안이함과 세속화의 틀에서 벗어나도록 몸부림을 쳐야 한다. 

jrsong007@hanmail.net

05.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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