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Covid19는 인류 역사에서 상당히 깊은 생채기를 남길 것이다. 우리에게는 1997년 한국의 IMF 외환위기, 2001년 미국의 9·11테러, 2008년 글로벌(Global) 금융위기가 하나의 트라우마(trauma)로 남아 있다. 이에 비해 코로나 사태는 일련의 사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충격이 크다. 혹자는 기원전과 기원후를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로 나누듯 2020년을 기점으로 BC(Before COVID-19)와 AC(After COVID-19)의 시대로 구분해야 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아무튼 현재 지구촌의 77억 인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이는 비단 육체적 고통만이 아니다. 경제적, 사회적, 정서적, 영적 등 모든 면에서 전 방위적이다. 문제는 이 코로나19가 예측이 어렵고 통제가 쉽지 않으며 곧 끝날 것 같지 않다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답답하다. 21세기 첨단과학과 문명의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팬데믹(pandemic)으로 모두가 어려운 이 때에 생존 자체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선교를 멈출 수도 없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낙심은 금물이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동전은 양면이 있듯이 긍정적인 면도 살피며 창의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구속경륜은 인간역사 속에서 비록 더디고 굴곡은 있었을지언정 결코 멈춤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Covid 19로 인한 세상의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승자는 판이 바뀔 때 탄생한다.
하수는 파도에 휩쓸리나 고수는 파도를 타며 즐긴다.
1. 일반적 측면에서 사회적 변화
작가이자 전략가인 토니 몰간(Tony Morgan)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적 변화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아날로그(analogue)에서 디지털(digital)로, 가르침(teaching)에서 훈련(equipping)으로, 모임(gathering)에서 연결(connecting)로, 글로벌(global)에서 로칼(local)로, 다양한 사역에서 사역의 단순화”로의 전환 등이다. 그는 압축해서 잘 말해주었다. 이밖에 예견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미래학자들의 얘기를 참고하면 앞으로 세계경제는Covid19로 인해 불황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이는 살림살이에 부담을 주게 되며 출산율은 낮아지고 생산성 인구비율을 감소하게 만들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기피하게 되고 1인실 분리 공간 등 나홀로의 삶이 일상화될 것이다. 또한 비대면(Untact) 소통을 선호하게 되며 재택근무와 화상회의가 보편화 될 것이다. 비즈니스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무인화·자동화가 대중화되며 4차 산업혁명을 가속시키게 될 것이다. 국제사회도 세계화를 지양하고 국가주의로 돌아서게 될 것이다. 바이러스 덕분에 온실가스 배출이 감축되며 지구온난화 등 자연환경이 좀 더 보호되고 도시는 한결 여유가 있게 될 것이다.
2. 부정적 측면에서 선교환경의 변화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 선교환경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먼저 부정적 요소를 생각해볼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경계하는 마당이기에 당연히 출, 입국이 예전처럼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국가별 출입감시 강화로 각국이 비자발급 조건이 까다로워지며 외국인들의 여행은 예전처럼 환영받지 않게 될 것이다. 비자와 재정적 문제 등으로 선교사의 현지거주가 점점 어려워지고, 선교환경도 더욱 많은 제제를 받게 될 것이다. 그간 선교동원과 훈련 차원에서 시행해왔던 대형집회(Conference)나 모임들은 축소되거나 사라지게 될 것이다. 공동체 생활을 해야 하는 수양회나 합숙훈련 등도 재고될 수밖에 없다.
후방의 지원교회들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교회들은 구조조정을 할 것이며 선교비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것이다. 전반적으로 교회 안에 선교 열의도 낮게 되며 헌신자들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여름철이면 교회마다 유행처럼 추진해왔던 단기선교도 타격을 받게 되며 중·장기 선교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3. 긍정적 측면에서 선교환경의 변화
긍정적 요소로서 먼저는 선교지가 많이 정화될 것이다. 그동안 선교현장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외부에서 들락거렸다. 여러 단기선교 팀, 후원교회 목사와 교인들, 개별적으로 오는 지인들, 친인척들로 인하여 선교지들은 몸살을 앓았다. 어떤 선교사는 사역자인지 아니면 여행가이드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또한 물량주의적 선교가 지양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많은 회중을 모으고 교회를 건축하는 등 사업 같은 가시적인 사역들이 줄어들고 전도, 양육, 훈련, 파송 등 본질적인 사역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이벤트(Event)적 대형집회가 줄고 맞춤형으로 개인과 소그룹 중심 사역이 강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IT사역이 확장되며 비대면 사역이 활성화될 것이다. 이는 시,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편하면서도 넓게 사역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교회의 선교사 선발도 엄선하게 되며 질이 향상될 것이다.
4.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통해서 선교동력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선교전략을 수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첫째로 프로젝트 중심에서 사람중심 사역으로 바꿔야 한다. 뭇 심령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주의 일꾼으로 양육하지 않는 채, 건물 중심의 회집은 시간이 가면 썰물처럼 산화되기 쉽다. 이에 우리는 보여주기식 집회를 지양하고 개인별 맞춤형 양육과 소그룹 형태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
둘째로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 모든 영역에서 창의적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 비대면 복음 전파를 위해 정보통신(IT)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한다. 휴대폰에 내려 받아 언제든 펼칠 수 있는 디지털 성경, 온라인 제자양육 프로그램, 언어번역기 등 다양한 플랫폼(Platform)이 이미 활용되고 있다.
셋째로 자비량 전문인 선교사들을 주력부대로 세워 파송해야 한다. 목회자 선교사가 되어 파송 받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일과 준비과정이 복잡하다. 재정적 부담도 크다. 뿐만 아니라 저들은 선교지에서는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전문인 선교사들은 목회자 선교사들의 약점을 많이 보완하게 된다.
넷째로 시, 공간을 초월한 협력과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각개전투 형태의 사역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다. 선교는 당연히 나의 Kingdom이 아니라 하나님의 Kingdom이다. 그러함에도 그간 한인선교는 너무나 폐쇄적이고 분파적이었다. 한 예로 설사 좋은 매뉴얼이 있다 해도 그것을 나누는 데 인색했다. 옆의 선교사와 단체는 동역자라기보다 경쟁자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통탄할 일이다.
맺음 말
세상에 그 무엇이 인간의 행동반경을 이토록 제한할 수 있단 말인가? 인류 역사상 글로벌하게 관공서와 학교 나아가 교회와 사찰, 이슬람의 모스크까지 문을 닫게 한 것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번 코로나사태는 토네이도처럼 인간세상을 뒤집고 있다. 선교환경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럴 때에는 생존자체도 쉽지 않는데 나아가 사역을 해야 하니 머리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걸어야 한다. 방법은 선교의 명제인 “본질(Text)은 변하지 말아야 하되 상황(Context)에 따른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의 환경 변화를 염두에 두며 창의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 그 핵심은 사람중심 사역, IT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사역, 자비량 전문인 사역, 단체와 교단을 초월한 글로벌한 연합사역이 되어야 한다. 한인세계선교는 지금 큰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승자는 고금을 막론하고 판이 바뀔 때 탄생한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광풍에 휩쓸리기보다 파도를 타며 즐기는 고수처럼 역으로 이 기회를 잘 살려 나아가야 한다.
jrsong007@hanmail.net
07.11.2020